'0.25%P'로 기운 연준, 빛바랜 증시 낙관론···美GDP·테슬라 실적 주목[월가위클리]

뉴욕=김흥록 특파원 2023. 1. 23. 06: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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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준, 인플레 둔화에도 연내 인하 '일축'···다우 주간 2.7% 하락
'거짓 새벽' 경고하는 거물들···"유가 다시 100달러 갈 것" 전망도
MS·테슬라 등 4분기 실적 발표 "이번 주는 연준보다 실적"
美 4분기 GDP 2.7% 성장 전망·12월 PCE 월간 '0.0%' 둔화
래이얼 브레이너드 연준 부의장. 지난주는 브레이너드 부의장을 비롯한 연준 관계자들의 발언에 낙관적인 통화정책 전환 기대감이 누그러졌습니다. AP연합뉴스
[서울경제]

이번 주 월가에서는 인텔과 테슬라, 마이크로소프트 등 주요 기업들의 실적이 발표됩니다. 경제지표로는 4분기 미국 국내총생산(GDP) 속보치와 함께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인플레이션 기준으로 삼는 12월 개인소비지출(PCE)이 나오고요.

연준은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를 약 열흘 앞두고 외부 발언을 하지 않는 ‘블랙 아웃’ 기간에 돌입했는데요,.연준 인사들은 이미 지난주에 ‘연내 기준금리 인하는 없다’고 선을 그어 뒀습니다. 이에 이번 주 증시는 연준이나 거시 지표보다 개별 기업의 실적에 따라 움직이게 될 것이란 전망이 나옵니다. BNY멜론의 레오 그로프스키 최고투자책임자(CIO)는 “그동안 기업실적은 시장에 더 광범위한 영향을 미치는 연준이라는 첫번째 이야기에 밀려있었다”며 “이번주는 연준이 블랙아웃에 접어들면서 개별 기업들의 뉴스가 중요해지고, 이들의 경영상태에 집중하기를 권한다”고 말했습니다.

연준, 25bp로 기울지만 연내 인하는 요원···다우 주간 2.7% 하락

지난 주 S&P500은 주간 기준 0.55% 하락했습니다. 올 들어 첫 하락 주간이 됐습니다. 다우존스 지수는 -2.7%로 주간 하락폭이 더욱 컸습니다. 나스닥은 달랐습니다.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은 0.55% 올랐습니다. 3주 연속 올랐네요.

나스닥이 선방했지만 뉴욕 증시 전반에서 △인플레이션 둔화→△연착륙→△연준의 긴축강도 감소로 이어지는 금리 낙관론은 다소 꺾였습니다. 물가 상승이 완화됐지만 연준의 통화정책 기조 변화로 이어지기 까지는 갈 길이 멀다는 점을 연준 관계자들이 강조했기 때문입니다.

반면 미국 경제의 하락세는 이어졌지요. 12월 소매판매는 -1.0%이던 시장 전망치보다 더 떨어진 -1.1%를 기록했고요, 산업생산도 마이너스, 신규실업수당은 21만4000건을 예상했지만 19만건이었습니다. 고용시장 완화 신호는 아직 나타나지 않고 있네요.

찰스슈왑, 서울경제

무엇보다 지난주는 연준 인사들의 발언이 바쁘게 이어졌지요. 이들이 시장에 남긴 메시지는 크게 네 가지 입니다. △인플레이션 둔화 추세 인정 △2월 FOMC 0.25%포인트 금리 인상 가능성 증대 △연착륙 기대 증가 △연내 기준금리 인하 일축 입니다.

우선 인플레이션이 둔화한다는 점 자체는 대다수의 지역 연은 총재들이 긍정적으로 평가한 부분입니다. 이에 자연스럽게 2월 FOMC 분위기도 추가 속도조절, 즉 25bp(1bp=0.01%포인트)로 기울고 있지요. 패트릭 하커 필라델피아 연은 총재는 “정책이 작동하기 시작했고 있어야 할 곳에 왔다”며 “지금 정말 빨리 달릴 필요는 없다”고 말했습니다. 로리 로건 댈러스 연은 총재도 0.25% 포인트를 지지했고요. 월스트리트저널(WSJ)는 22일(현지 시간) 연준이 금리 인상 속도를 늦출 준비를 하고 있다고 보도하기도 했습니다.

연준 내 연착륙 기대는 커졌습니다. 에스더 조지 캔자스시티 연은총재와 제임스 불러드 세인트루이스 연은 총재, 레이얼 브레이너드 연준 부의장 등 여러 인사들이 ‘소프트랜딩의 가능성이 커졌다’는 취지로 발언했습니다. 주의할 점은 과연 연준의 소프트랜딩이란 뭐냐는 겁니다. 시장이 말하는 연착륙은 아마도 기업의 실적이 크게 하락하지 않으면서 물가와의 전쟁이 끝나는 것일 텐데요, 연준의 기준은 노동시장을 크게 망가뜨리지 않는다는 쪽에 초점이 있습니다. 브레이너드 부의장은 “인플레이션의 원인에 있어 인금 인상은 하나의 경로지만 에너지, 공급망 같은 원인일 수 있다”고 진단했는데요, 이 말은 노동시장을 해치지 않고도, 물가가 상당 수준까지 내려갈 가능성이 있다는 기대감의 표현입니다.

이에 연착륙 가능성이 커진다고 해서 반드시 그 효과가 반드시 증시로 이어질 것 인지에 대한 의문이 필요한 때입니다. 시장이 연착륙을 통해 근본적으로 기대했던 것은 최종 금리 전망 하향, 또는 연내 금리 인하 였을 텐데요, 현재로서는 기대하기 어려운 분위기입니다. 매파로 꼽히는 로레타 메스터 클리블랜드 연은 총재가 “12월 소비자물가지수(CPI) 보고서는 대부분 예상대로 였으며 이에 인플레이션이 올해 하락할 것이라고 어느정도 확신할 수 있다”고 한 데서 잘 나타났는데요, 이 발언을 돌려 말하면 12월 CPI가 하락할 것이라는 점은 이미 지난해 말 FOMC 당시에도 예견했던 상황이기 때문에 특별히 정책 기조를 바꿀만한 요인은 되지 않는 다는 뜻일 겁니다. 현재 인플레이션 완화는 “통화정책이 수요에 영향을 미치기 시작한 것”이기 때문에 시작과 함께 긴축 정책을 접을 생각을 할 필요도 이유도 없다는 것입니다.

<패트릭 하커 필라델피아 연은 총재>

"75bp씩 인상하던 시대 끝났다. 25bp 지지" / "올해 몇 번 더 금리를 올린 후 한동안 유지"

<에스더 조지 캔자스시티 연은 총재>

"소프트랜딩에 약간의 가능성이 있지만, 인플레이션을 참을성 있게 지켜봐야 한다."

<크리스토퍼 월러 연준 이사>

"노동시장 크게 둔화하지 않으면서 연착륙 할 수 있는 길이 있다." / "2월 FOMC 25bp인상 지지"

<레이얼 브레이너드 연준 부의장>

"인플레이션 2%로 되돌리려면 시간이 걸릴 것"

"서비스 물가 임금 외에 공급망·유가도 원인일 수 있어"

<제임스 불러드 세인트루이스 연은 총재>

"2월 FOMC에서 50bp 인상해야." / "연착륙 가능성 커졌다."

<로리 로런 댈러스 연은 총재>

"이번 FOMC에서 추가 속도 조절 제안한다"

<로레타 메스터 클리블랜드 연은 총재>

“12월 소비자물가지수(CPI) 보고서는 대부분 예상대로 였다.”

“통화정책이 이제 수요에 영향을 미치기 시작했다는 사실은 고무적”

거짓 새벽' 경고하는 거물들···"유가 100달러 갈수도"
제이미 다이먼(사진) JP모건 CEO를 비롯한 주요 인사들은 연준이 5% 정도로 금리를 올린 후 중단하는 사이 인플레이션이 더 높이 오를 수 있다고 경고합니다.로이터연합뉴스

오히려 반대의 경고는 많습니다. 래리 서머스 전 미 재무부 장관은 지난 주 다보스포럼 현장에서 진행한 한 언론인터뷰에서 현재 글로벌 경제와 미국의 인플레이션 둔화를 긍정적으로 평가하면서도 “만약 중앙은행이 초점을 이탈해 중심을 잡지 못하고 흔들리면 우리는 인플레이션과의 전쟁을 두번 해야 한다”며 “이는 최악의 비극”이라고 진단했습니다. 인플레이션 사이클 초반이 유가와 공급망 등이 영향을 미쳤다가 현재 사그라든 만큼 사이클의 중후반엔 임금 등 다른 요인 등으로 지속될 수 있다는 겁니다.

이런 우려를 전망의 베이스라인으로 삼는 거물들도 많이 있습니다. 애덤 포즌 피터슨국제경제연구소 소장은 이달 서울경제와의 인터뷰에서 “연준은 기준금리 5% 정도에서 인상을 중단하겠지만 인플레이션이 떨어지지 않아 다시 5.64%, 또는 6% 까지 금리를 올려야 할 수 있다”며 “파월 의장은 5% 정도로 충분하다고 생각하지만 나는 그렇지 않다고 본다”고 말했습니다. 월가의 황제 제이미 다이먼 JP모건체이스 회장 역시 “연준이 5%까지 금리를 올린 뒤 추이를 지켜보겠지만 물가는 기대 만큼 잘 내려가지 않을 것”이라며 “4분기에 연준이 금리 인상을 재개해 최종금리는 6.0%가 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습니다.

연준 입장에서는 이런 상황은 반드시 피해야 할 것입니다. 고용과 물가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을 수 있다는 기대감보다 70년대 식 실패를 재현하지 않는 것이 연준의 입장에서 우선 순위입니다. 이에 연준이 이른 시일 내 기준금리를 인하할 것이라는 선물 시장의 전망에 대해 연준 인사들은 고개를 젓고 있지요. 크리스토퍼 월러 연준 이사는 지난 금요일 “시장은 인플레이션이 그냥 사라질 것이라고 매우 낙관적으로 보고 있지만 우리 생각은 다르다”며 “인플레이션 완화는 느리고 힘든 과정이 될 것이며 연말까지 금리를 인하하면 안된다”고 선을 그었습니다.

올 들어 중국 경제 재개방 기대감으로 원유가격이 오르고 있습니다. 연말 100달러 전망도 나옵니다.구글캡처

특히 최근에는 중국의 경제 재개방이 세계 인플레이션의 주요 변수로 떠오랐습니다. 현재 중국인이 팬데믹 기간 동안 활동이 어려워진 사이 저축이 쌓이면서 현재 그 규모가 2조2000억 달러에 이른다고 하는데요, 중국인들이 재개방과 맞물려 본격적인 소비에 나선다면 원자재나 상품에 대한 중국발 수요 증가가 글로벌 상품 가격 상승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것입니다. 물론 중국 경제가 재개방하면 공급망 문제도 추가로 해소되는 측면이 있기 때문에 꼭 글로벌 물가에 부정적이라고 단정하기는 어렵지요. 다만 에너지 가격은 중국 재개방 이슈로 꿈틀대고 있습니다. 서부텍사스산중질유(WTI)는 연초 배럴당 73.1달러까지 떨어졌지만 현재 81.7달러로 80달러 선을 다시 넘어섰고요, 세계 원유의 벤치마크인 브렌트유도 같은 기간 77.8달러에서 87.6달러로 상승했습니다. 소시에테 제네랄의 이코노미스트들은 중국 경제 재개 모멘텀이 이어진다면 브렌트유 가격이 연말 다시 100달러가 될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이는 최근 휘발유가 하락의 덕택을 톡톡히 보는 미국 인플레이션 둔화 현상이 연말 께 사라질 수 있고, 이에 2% 목표 달성으로 가는 길이 험난하다는 의미입니다.

물론 미국과 유럽의 경제가 둔화하면 중국의 수요 증가를 상쇄하는 부분이 있을 겁니다. 그런데 국제에너지기구(IEA)는 지난주 올해 세계 원유 수요 전망을 코로나19 이전보다 더 높은 일 1억170만 배럴로 상향 조정했습니다. HSBC의 프레드 노이만은 “중국은 작년에 연준의 일을 더 쉽게 만들었지만 올해는 더 어렵게 만들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유가, 지켜봐야 할 대목입니다.

MS·테슬라 등 실적발표, 美 4분기 GDP 2.7% 성장 전망

시장이 기대할 수 있는 바는 연준의 조기 금리 인하가 아니라 실적 둔화폭을 줄이는 것일 수 있습니다. 분석기관이나 외신에서 보는 시각은 분위기가 좋지 만은 않네요. S&P글로벌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4분기 S&P500지수 상장 기업들의 순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2.9% 줄어들었을 것으로 예상됩니다. 분기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6% 늘었을 것으로 추정됩니다.

아직 실적 발표 초반이긴 합니다만, 레피니티브는 S&P500 기업 중 11%가 실적을 발표했고, 이중 63.6%가 예상치를 웃돈다고 분석했는데요, 많이 나온것 같지만 지난 4개 분기 평균인 76%였다는 점을 고려하면 평소 수준을 밑도는 것입니다.

주가가 여전히 비싸다는 평가도 나옵니다.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나스닥100 종목은 지난해 평균 33% 하락했는데요, 이렇게 떨어져도 평균 주가수익비율(PER)은 21로 지난 10년간 평균인 20.5를 여전히 웃돌고 있다는 겁니다. 2020년 팬데믹 당시 17.7, 2011년 11.3보다 높습니다.

화요일에는 마이크로소프트가 발표하고, IBM과 인텔도 각각 수요일과 목요일에 실적을 발표합니다. 수요일에는 테슬라의 실적 발표도 예정돼 있습니다. 테슬라의 경우 일론 머스크 CEO가 지난달 12~14일 사흘간 2200만주의 주식을 매도한 것이 실적 둔화를 미리 알고 내부정보를 활용한 매매를 했다는 의혹이 제기됐는데요, 이에 따른 증권거래위원회(SEC)의 조사 가능성도 대두됐습니다.

블룸버그, 서울경제.

이번 주 주요 경제지표는 4분기 GDP와 12월 PCE가 있습니다. 월가의 이코노미스트들은 GDP가 3분기 3.2%에 이어 4분기 2.6% 성장할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블룸버그 이코노믹스는 가장 많이 둔화하는 분야로 주거 관련 투자를 꼽고 있습니다. 금리 인상의 여파로 모기지 금리가 6%대로 올라서면서 주택 구입과 이사가 줄고, 이에 따라 관련 산업이 활기를 잃고 있습니다. 블룸버그는 약 20% 정도의 둔화가 4분기에 이뤄졌을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현재 침체를 전망하는 월가 기관들은 시기를 하반기로 보고 있습니다. 이에 4분기까지 강건한 GDP 성장이 이뤄지는 것은 시장의 심리에 큰 영향을 주지는 못한다는 분석이 많습니다. BMO의 미국 전략 책임자인 이안 린겐은 “아무도 지난해 4분기에 경기 침체가 시작될 것으로 보고 있지 않다”며 “상승이나 하락 모두 거시적 이야기의 맥락을 바꾸지는 못할 것”이라고 평가했습니다.

PCE의 경우 전월대비 둔화는 물론 상승을 멈출 것이란 전망입니다. 0.0% 인데요, 다만 근원 PCE의 경우 전월 0.2%보다 상승폭이 커진 0.3%가 된다는 예상이 중위값입니다.

다행인 점은 만약 전망치 대로 나온다면 연준의 2022년 연말 예상치 보다 인플레이션이 더 하락한다는 것입니다. 전년 대비 기준 헤드라인과 근원 PCE의 연준 전망치는 5.6%, 4.8% 인데요, 현재 전망치는 5.0, 4.4% 입니다. 연준이 2월 0.25%포인트로 인상 속도를 줄일 만한 여지를 추가로 제공하는 대목입니다.

※월가위클리는 서울경제신문의 특파원 유튜브 채널인 ‘서경 마켓시그널’에서 매주 월요일 오전 7시55분에 방송됩니다.

뉴욕=김흥록 특파원 rok@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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