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현이 왜 거기서 나와?”…최애부터 노래 가사까지 증권사 리포트에

온라인 기자간담회에 참석한 그룹 엑소 메인보컬 및 솔로 가수 백현. [사진 제공 = SM엔터테인먼트]

‘백현이 돌아온다.’ 아이돌 그룹 엑소 멤버 백현을 기다리는 팬의 글이 아니다. 백현의 소속사 에스엠을 다룬 종목 리포트다. 최근 증권사들이 연초부터 재밌고 참신한 제목의 리포트를 발간하며 투자자들의 눈길을 모으고 있다.

20일 증권가에 따르면 지난 9일 교보증권은 ‘에스엠-백현이 돌아온다’는 제목의 종목 리포트를 발간했다. 백현은 입대 전까지 아티스트와 팬이 메시지를 나눌 수 있는 플랫폼 ‘디어유 버블’ 내 최대 구독자 수를 보유한 에스엠의 주요 아티스트다. 오는 2월 백현의 전역을 앞두고 에스엠의 실적 개선에 대한 기대감을 재치 있게 표현한 것이다.

최근 하이투자증권은 자동차 종목 분석 리포트 제목을 ‘리스, 그기 돈이 되는기가?’라고 짓기도 했다. 인기리에 종영한 드라마 ‘재벌집 막내아들’의 주인공 진양철 회장의 명대사를 인용한 것이다. 드라마의 인기에 힘입어 미래에셋증권은 삼성바이오로직스의 종목 리포트 제목을 ‘재벌집 막내사업’으로 발간하기도 했다.

NH투자증권, 신한투자증권 등은 2022 카타르 월드컵의 ‘중요한 것은 꺾이지 않는 마음’ 유행어를 활용한 리포트 제목을 선보이기도 했다. 소프트웨어 업종을 담당하는 강경근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이글루-중요한 건 꺾이지 않는 성장’이라는 제목의 리포트를 발간했다.

키움증권은 ‘오리온-중요한 것은 꺾이지 않는 중국’이라는 리포트를 내놓기도 했다. ‘중요한 것은 꺾이지 않는 마음’은 리그 오브 레전드 2022 월드 챔피언십을 보도한 기사의 제목에서 유래된 유행어다. 2022 카타르 월드컵 대한민국과 우루과이 경기에서 손흥민 선수의 부상 투혼을 소개할 때 인용되면서 화제를 모았다. 이후 광고나 기업들의 캐치프레이즈로 쓰이며 유명세를 이어가고 있다.

이외에도 최근 증권사들은 눈길을 모으는 새로운 제목의 리포트를 속속 발간하고 있다. 메리츠증권은 ‘환율의 지평선 너머로’라는 제목의 삼성바이오로직스에 대한 종목 리포트를 발간했다. 환율이 작년 3분기 대비 11.9% 하락해 매출액 추정치를 소폭 하향 조정한 점을 ‘사건의 지평선 너머로’라는 노래 가사를 인용해 함축적으로 표현한 것이다.

이달 초 하나증권도 ‘주저하는 증시를 위해’라는 리포트를 선보였다. 경기 침체를 반영한 최근의 약세장을 잔나비의 ‘주저하는 연인들을 위해’라는 노래 제목에 빗대 참신하게 표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