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래?픽!]영화값 10만원 훌쩍…관객과 '헤어질 결심' 영화관들?
'탄력요금제', '좌석차등요금제'…어차피 결론은 가격인상
18년간 4천원↑, '코로나 버프'로 3년간 4천원↑
"코로나19, 인상 불가피"라지만…韓, 상승률 전 세계 2번째
# 설 연휴를 맞아 부모님과 함께 친가를 방문한 A(30세)씨. 오랜만에 3대가 모였으니 다 같이 영화 보러 가고 싶다는 할머니 말씀에 예매 창을 켰다가 깜짝 놀랐습니다. 관람료 1인당 1만 5천원, 팝콘과 콜라까지 더하면 5인 기준 약 10만원. 가볍게 나들이하기엔 확실히 망설여지는 지출입니다.
'탄력요금제', '좌석차등요금제'…어차피 결론은 OOOO
심지어, 이 가격이 되기까지도 꽤 긴 시간이 걸렸는데요, 2001년부터 2008년까지 '주말 영화 8천원'(주중은 7천원)이 8년째 동결 상태였기 때문입니다. 관람객의 심리적 저항선을 뚫고 약 5년에 걸쳐 두 차례 가격이 인상되었고, 2013년에 이르러서야 힘겹게(?) '영화 1만원 시대(주중은 9천원)'가 시작되었습니다.
2009년, 8년 만에 관람료가 1천원 인상됐던 이유는 영화 제작비·물가·인건비 등의 상승 때문이었습니다. 그리고 4년 뒤 CGV를 필두로 멀티플렉스 3사는 지점·요일·시간별로 관람료를 인상 또는 인하하는 '탄력요금제'를 도입하는데, 결과적으론 전반적인 관람료가 1천원씩 인상되는 결과를 가져왔습니다.
2016년에는 '좌석차등요금제'를 도입했습니다. 상영관 좌석 위치에 따라 일부는 내리고 일부는 올리면서 다른 가격을 적용하겠다는 의도였는데, 가격이 인하된 좌석은 20%에 불과했죠. 결국 40%에 달하는 인기 좌석 가격을 올림으로써 사실상 요금 인상을 위한 꼼수를 쓴 게 아니냐는 지적이 나왔습니다.
이후 좌석차등요금제는 폐지되지만, 한번 올라간 가격은 내려가지 않았습니다. 조조·제휴 할인 등을 적용해 5천원까지 낮출 수 있던 영화값은 어느새 1만원을 뛰어넘었습니다. 그래도 상승 속도는 완만했는데, 2020년 코로나19 사태를 맞이하면서 가속도가 붙습니다.
18년간 4천원↑…코로나 버프'로 3년간 4천원↑
코로나19 사태 전과 비교하면 최대 4천원이 오른 셈인데, 이는 2001년부터 2019년까지 18년에 걸친 가격 상승 폭과 동일합니다.
3년간 4천원 인상. 화폐 가치 하락, 물가 상승률 등을 고려하더라도 관람료 상승 폭이 지나치다는 지적이 나옵니다. 영화진흥위원회에 따르면 2020년에 비해 2021년 관람료는 12.3% 상승했는데, 같은 기간 소비자물가지수는 3.6% 증가한 것과 비교하면 상승 폭이 3배 이상이기 때문이죠.
"코로나19, 인상 불가피"…韓, GDP 상위 20개국 중 상승률 2번째
극장 운영 안정화를 위한 관람료 인상. '포커스 2022:세계 영화 산업 트렌드 보고서(이하 '포커스')'에 따르면, 이로 인한 2019년 대비 2021년 한국의 평균 관람료 상승률은 18.1%를 기록합니다. 그렇다면 같은 어려움을 겪었을 다른 나라는 어떨까요.
# 코로나19 사태는 잦아들고 있습니다. 설 연휴가 끝나고 실내 마스크 착용 의무까지 해제되고 나면, 완전한 일상 회복에 거의 다다르게 됩니다. 다만, 예전처럼 "다 같이 영화 보러 갈까?"가 '가벼운 결심'이 되는 것은 어려워 보입니다. A씨는 학창 시절, 조조할인으로 친구와 둘이 합쳐 1만원에 영화 한 편을 봤던 때가 떠올랐습니다. '라떼는 말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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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BS노컷뉴스 김성기 기자 zizibar@c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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