좌파가 꿈꾼 임대주택 천국의 집값 대폭락... 글로벌 버블붕괴의 서막?

차학봉 부동산전문기자 2023. 1. 23. 05: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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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학봉기자의 부동산 봉다방>
스웨덴 17% 폭락, 글로벌 폭락 1위 등극
임대료 강력 통제, 문정부도 벤치마킹
주택공급부족, 저금리로 집값 폭등
변동금리, 높은 가계부채비율 등 한국과 닮은 꼴

블룸버그,CNBC 등 세계 주요 언론이 스웨덴을 집값 버블 붕괴 주도 국가로 꼽고 있다. 스웨덴은 HOX 밸류가드 주택지수에 따르면 고점 대비 15% 가량 하락했다. 스웨덴은행 SBAB는 작년 말 봄에 비해 17% 하락했다고 밝혔다. 글로벌 부동산 업체인 나이트프랭크의 조사에서는 스웨덴의 주요지역 주택가격이 14% 하락, 하락율 1위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이 조사에서 하락율 2위가 뉴질랜드, 3위가 한국이었다.

스웨덴은 2005년과 2022년 사이 집값이 세 배로 올랐다. 스웨덴은 리먼쇼크이후에도 별다른 조정을 거치지 않았다. 2021년 블룸버그의 글로벌 주택 버블평가에서 스웨덴이 3위, 한국이 19위를 차지했다.

스웨덴 함마르비시의 주택단지. 집값이 급등했던 스웨덴은 고점대비 17% 폭락하면서 세계 주요국가중 가격하락 1위를 기록했다.

◇좌파가 동경한 임대주택 천국의 집값 폭등

스웨덴은 한국의 좌파들이 꿈꾸는 임대주택 천국으로 유명하다. 노무현 정부와 문재인 정부의 임대주택 정책도 스웨덴의 정책을 상당부분 벤치마킹했다. 스웨덴의 공공임대주택 비율은 20%로, 한국(7.45%)의 3배 수준이다. 더군다나 민간임대주택도 공공임대 수준으로 임대료를 통제한다. 2020년 문재인 정부가 임대차 3법 도입을 하면서 참조한 국가이다.

임대료가 통제돼 서민 주택 천국이라고 생각하면 오산이다. 임대료 통제로 임대 주택이 공급이 부족, 만성적인 임대주택 부족에 시달리고 있다. 인구 100만명의 스톡홀름은 50만 명이 임대주택 입주 대기를 하고 있는데, 입주 대기기간은 평균 11년이다. 도심 인기지역은 20년 이상이다. 2021년 당시 뢰벤 총리가 신축 아파트 임대료 규제 완화를 추진하다 불신임을 당해 사퇴하는 소동을 빚기도 했다. 뢰벤 총리는 부족한 민간 임대주택의 공급 확대를 위해서는 신축 주택에 한해서 임대료 규제 완화가 필요하다는 논리로 법 개정을 추진했으나 좌파의 반대로 좌절됐다.

◇금리가 집값 폭등과 폭락 좌우

스웨덴 집값 폭등의 방아쇠는 금리였다. 스웨덴은 경기침체를 극복하기 위해 지난 2015년부터 마이너스 금리를 5년간 유지했다. 특히 팬데믹으로 경기가 악화되자 스웨덴 중앙은행은 시중은행이 주택담보대출을 늘리도록 하는 정책을 폈다. 선거에서 주택소유자가 대출 원금을 갚아야 하는 요건을 완화하는 정책도 도입됐다. 그 결과 주택담보 대출이 급격히 증가하면서 집값이 치솟았다. GDP대비 가계부채비율도 작년 6월 기준으로 91.1%로 글로벌 상위권 수준이다. 처분가능소득 대비 가계부채 비율이 203%로 글로벌 상위권 국가이다. 스테판 잉그스 전 스웨덴 중앙은행장은 가계부채에 대해 “화산 위에 앉아 있는 것과 같다”고 우려할 정도였다.

치솟던 집값이 폭락세로 돌아선 것은 금리 급등이었다. 스웨덴의 제로금리는 2022년 2월까지 유지됐으나. 미국 등 주요국 금리인상 기조에 발맞추며 4월 0.25% 인상 후 6월 0.75%, 9월 1.75%를 거쳐 11월 2.50%로 급격히 상승했다. 4월부터 11월까지 7개월만에 2.50% 포인트 오른 것이다. 이에 따라 주택담보대출금리는 3배 정도 치솟았다. 특히 스웨덴은 모기지의 69.1%가 변동금리 대출이다.

◇한국, 스웨덴, 뉴질랜드,캐나다 등 집값 폭락 국가의 공통점

한국은 스웨덴과 같은 집값 폭락국가들과 공통점이 많다. 지나치게 높은 가계부채와 주택담보대출의 변동금리 비중이 높다는 점이다. GDP대비 가계부채비율(2022년2분기)이 한국은 106%로 집값 폭락 국가로 꼽히는 캐나다(104%), 호주(117%), 뉴질랜드(98.2%), 스웨덴(91.1%)과 비슷하다. 이들의 국가의 특징은 주택담보대출이 대부분 변동금리여서 금리상승의 직격탄을 맞을 수 밖에 없는 구조이다. 반면 주택담보대출에서 고정금리 대출 비중이 높은 미국, 영국, 프랑스 등은 가계부채 비율도 상대적으로 낮다. 2020년 팬데믹을 계기로 경기부양책을 쓰면서 금리가 낮아졌지만, 고정금리 비중이 높은 나라들은 변동금리 비중이 높은 나라만큼 대출이 급증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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