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선 앞당긴 튀르키예, 에르도안 20년 철권 통치 운명은
조용히 힘 키운 야당의 전략은 "에르도안 정책 뒤집기"
(서울=뉴스1) 강민경 기자 =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튀르키예(터키) 대통령이 20년간 이어 온 철권 통치를 더 연장할 수 있을까. 올해 6월에서 5월로 당겨진 튀르키예 대선에 국제사회의 이목이 쏠린다.
튀르키예는 에르도안 대통령의 집권 연장을 결정할 대선과 총선을 예정보다 약 1개월 이른 5월에 실시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에르도안 대통령이 의회에 출석해 "튀르키예인들이 1950년에 치러진 선거와 같은 날 선거에서 야당을 해임할 것"이라고 발언했기 때문이다. 1950년에는 선거가 5월14일에 치러졌다. 당초 대선 날짜는 6월18일로 예정돼 있었다.
로이터통신은 이번 선거에서 터키의 지도자가 누가 될지뿐 아니라 △터키의 통치 방식이 어떤 방식으로 변할지 △어려운 경제 상황이 어떻게 될지 △우크라이나와 중동의 갈등 완화를 위해 터키가 어떤 역할을 할 수 있을지를 결정한다고 분석했다.
반(反) 에르도안 전선으로 집결한 야권은 공화인민당(CHP)를 중심으로 6개 당이 똘똘 뭉쳤다. 이들은 급진적인 변화를 약속했다.
◇에르도안, 똘똘 뭉친 야권으로부터 집중포화
에르도안 대통령은 100년 전 무스타파 케말 아타튀르크가 터키 공화국을 수립한 이래 가장 강한 권력을 행사하는 지도자로 꼽힌다. 그가 이끄는 집권당 정의개발당(AKP)는 이슬람주의 색채가 강하며 터키를 아타튀르크 시절의 세속적인 분위기에서 멀어지게 했다.
야권에서는 에르도안 정부의 권위주의적인 성향을 강하게 비난한다. 야권의 이견을 입막음하고, 권력을 독식하며, 사법 시스템에까지 손을 뻗치고 있다는 게 골자다.
경제 문제도 그의 발목을 잡는 요소다. 튀르키예는 지난해 말 24년 만에 85%가 넘는 초인플레이션에 몸살을 앓았다. 리라화는 지난 10년간 달러대비 가치가 10분의 1 수준으로 폭락했다.
전문가들은 에르도안 대통령이 끈질기게 고수한 금리인하 정책이 튀르키예의 물가 상승을 부채질했다고 지적한다.
에르도안 대통령은 경제 문제가 자신의 재선 가능성에 위협이 된다는 걸 충분히 알고 있다. 그는 높아진 물가에 대응해 최저임금을 두 배 인상하겠다고 예고했다. 또 200명 이상의 근로자들이 조기 퇴직할 수 있도록 허용하겠다고 밝혔다.
◇조용히 힘 키운 야당의 전략은
이런 가운데 야권은 에르도안 대통령의 입김에 따라 움직이는 중앙은행의 독립성을 회복하고, 의회 중심의 정권 운영을 부활시키며, 법치주의를 담은 새 헌법을 도입하겠다며 유권자들을 끌어모으고 있다.
세속주의 성향의 공화인민당과 중도우파 민족주의 정당 좋은당(IYI)은 에르도안 대통령의 정책 대부분을 뒤집는다는 기치 아래 4개 소수 정당과 동맹을 맺었다.
이들은 에르도안 정부의 비정통적인 경제 정책부터 뒤집겠다고 공언했다. 또 에르도안 대통령이 과거 받아들인 360만여명의 시리아 난민을 본국으로 돌려보내야 한다고 주장했다. 시리아 난민들은 터키 경제가 점점 어려워지는 상황에서 환영받지 못하는 사람들이 되고 있다.
집권당인 정의개발당의 세력은 여전히 강하고 총선에서도 많은 의석을 차지할 것이란 전망이 지배적이지만, 일부 여론조사에서 에르도안 대통령은 일부 야권 지도자들에게 뒤쳐지고 있다.
하지만 야권의 6자 연합은 통일된 강령을 차근차근 만들어 나가면서도 에르도안 대통령에게 도전할 단일 후보가 누가 될지는 아직 합의하지 못했다.
에르도안 대통령의 최대 맞수로 꼽혀 온 에크렘 이마모을루 이스탄불 시장은 선거 공무원 모욕죄로 기소돼 2년 7개월의 징역형과 정치활동 금지 명령을 받았다. 공화인민당 대표인 케말 클르츠다오을루는 무기력한 이미지로 비쳐지고 있다.
한편 터키 대법원은 제3당인 친쿠르드 성향의 인민민주당(HDP)에 대한 해산 명령을 심리 중이며 이 정당의 계좌 일부를 동결한 상태다.
◇중재자 자처했던 에르도안 외교정책, 야권 지도자가 승계할 수 있을까
에르도안 대통령은 사안별로 국익에 따라 다른 입장을 취하는 외교 전략을 펼치고 있다.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회원국이기도 한 터키는 우크라이나와 중동 등지에서는 중재자도 자처한다.
에르도안 정권 하에서 터키는 시리아를 4차례나 침공하고, 이라크 내 쿠르드족 무장세력을 공격하고, 리비아와 아제르바이잔에 군사를 지원하는 등 중동과 서아시아에서 군사적 영향력을 강화했다.
또한 중동 강대국인 사우디아라비아와 아랍에미리트(UAE). 이스라엘과 외교적인 충돌을 빚은 이력이 있고 지중해 너머 그리스 및 키프로스와도 대치하다가 2년 전쯤부터 전략을 바꿔 화친 모드로 전환했다.
러시아제 방공시스템 S-400을 구매하면서는 미국과 갈등을 빚으면서 제재를 받았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는 친밀한 관계다. 이 때문에 나토 동맹에 대한 터키의 진정성에 의문을 제기하는 목소리가 많았다. 스웨덴과 핀란드의 나토 가입에 반대하고 나선 것도 동맹 내 긴장을 고조시켰다.
그러나 에르도안 대통령은 지난해 11월 흑해를 통한 우크라이나의 곡물 수출 재개 협정을 중재하고, 지난해 3월에는 우크라이나와 러시아의 평화 협상을 중재하는 등 갈등 봉합에도 적극적으로 나섰다.
로이터통신은 야권 지도자가 뒤이어 집권하게 되면 에르도안 대통령이 세계 무대에서 만들어 온 것과 동일한 노선을 취할 지는 불투명하다서도 "에르도안 대통령은 선거 운동 과정서 (본인의 외교 성과와 능력을) 강조할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pasta@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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