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롤렉스'부터 '다이슨'까지 빌려쓴다…이색 '렌탈' 제품 주목
국내 렌탈시장 2025년 100조 원 전망
업계, '소유'보다 '경험'중시…MZ세대 타깃
[더팩트|이중삼 기자] 모든 것을 빌려 쓰는 시대가 왔다. 명품시계부터 타이어까지 안 되는 것이 없다. 그동안 가정에서 정수기나 공기청정기 등 생활가전 위주였던 렌탈 제품 품목이 이제는 구매를 할 수 있는 제품의 대부분을 빌려 사용할 수 있게 됐다.
23일 업계에 따르면 렌탈 대상 품목은 생활가전과 자동차 등 특정 유형 제품에서 점차 다각화되고 있다. 실제 롤렉스 시계를 비롯해 다이슨 헤어 드라이기, 에어팟 프로, 골프채 등 고가의 제품들도 저렴한 가격에 빌리는 것이 가능해졌다. 이에 따라 렌탈 시장 규모도 탄력을 받으며 고공행진하고 있다.
KT경제경영연구소에 따르면 국내 렌탈시장의 규모는 급성장하고 있다. 2006년 3조 원이었던 렌탈시장은 2016년 25조9000억 원으로 뛰어올랐고 2020년에는 40조 원, 2025년에는 100조 원에 달할 것으로 전망했다. 렌탈시장에 많은 기업들이 출사표를 던지면서 '레드오션화' 됐다는 비관적인 분석도 있었지만 소유가 아닌 경험을 중시하는 MZ세대(1980년대 초~2000년대 초 출생)가 주 소비층으로 떠오르면서 제품도 다양해지고 시장 역시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업계 관계자는 "비데, 정수기 등 기존의 렌탈 품목에서 신규 품목이 늘어나고 있다"며 "특히 소비 트렌드가 바뀌면서 실제 사용해보고 구매하는 경향이 높아짐에 따라 렌탈이 이제는 보다 합리적인 소비로 인식되고 있는 분위기다"고 말했다.
실제 지난해 10월 대학내일20대연구소(연구소)가 발간한 저서 'Z세대 트렌드 2023'에서도 "경험을 중시하는 Z세대는 공간과 제품을 공유해 소비하는 공유경제 시스템을 활발히 이용하고 있다"며 "Z세대는 제품을 구매하기 전 실용성을 직접 테스트하기 위해 공유경제 시스템을 활용하는데 주로 가격이 비싼 제품을 구입할 때 이런 경향이 나타났다"고 설명했다.
시대 변화에 따라 렌탈 품목이 다양해지면서 이제는 명품까지 등장했다. 업계에 따르면 최근 LF가 운영하는 명품시계 편집숍 라움워치에서는 '프리미엄 렌탈 서비스'를 출시했다. 하이엔드급 브랜드 시계를 다양하게 경험해볼 수 있는 서비스로 라움워치가 갖고 있는 중고 명품시계를 제품마다 책정된 보증금과 렌탈료, 계약 기간을 정해 받아볼 수 있다. LF에 따르면 가장 문의가 많았던 제품은 '롤렉스 서브마리너'였으며 △롤렉스 GMT △파텍필립 노틸러스 △롤렉스 데이토나 △오데마피게로얄오크 등이 뒤를 이었다.
LF 관계자는 "구하기 어렵고 소장가치가 높은 프리미엄 명품시계를 합리적인 가격으로 경험할 수 있으며 고가의 제품을 구매 전에 미리 사용해 보고 결정할 수 있다는 점이 큰 장점이다"며 "생활스크래치 등 제품 손상 시 복원 가능한 손상에 대해서는 추가 비용 부담이 없다"고 설명했다.
◆ 에어팟 프로·타이어까지 편의점 렌탈 서비스
편의점업계도 렌탈 서비스에 나섰다. 먼저 CU는 렌탈 서비스 스타트업 어라운더블과 손잡고 '픽앤픽 대여 서비스'를 론칭했다. CU에 따르면 주요 소비층으로 급부상한 MZ세대를 타깃으로 제품을 바로 구매하기보다 미리 제품을 체험하고 똑똑한 소비를 하고 싶어 하는 니즈가 있다는 것을 반영해 대여 서비스를 도입했다.
실제 해당 서비스는 MZ세대가 전체 이용 건수의 80%를 차지했다. 이용 방법은 픽앤픽 앱을 활용하면 된다. 다이슨 헤어 드라이기, 에어팟 프로, 갤럭시 워치, 골프채 등 총 300여 종의 제품을 렌탈할 수 있다. 최소 렌탈 기간은 3일이다. 해당 서비스는 점포에서 상품을 바로 가져갈 수 있는 '즉시 대여'와 앱을 통해 지정된 날짜에 상품을 받는 '예약 대여' 2가지로 나뉜다. 가격도 저렴하다. 에어팟 프로의 경우 800원만 내면 빌릴 수 있다.
CU 관계자는 "집 앞 편의점에서 원하는 상품들을 합리적인 렌탈료로 즉시 경험해 볼 수 있다는 장점에 좋은 반응이 나오고 있다"며 "앞으로도 CU는 전국 최대 점포 네트워크를 활용해 고객 편의를 높일 수 있는 차별화된 서비스 도입을 위해 노력할 것이다"고 말했다.
이마트24도 금호타이어와 손잡고 타이어를 렌탈해주는 '또로로로 렌탈 서비스'를 운영하고 있다. 이마트24에 따르면 편의점의 주 고객층인 MZ세대들에게 차별화된 경험을 제공해 자연스럽게 해당 고객이 브랜드를 떠올릴 수 있도록 하기 위한 전략이다. 타이어 렌탈 서비스는 전국 이마트24 판매시점정보관리(POS)기를 통해 고객이 직접 남긴 연락처로 렌탈 서비스 업체가 상품 관련 상담과 결제 등을 해피콜(전화 상담)로 하는 방식으로 이뤄진다. 상담을 통해 타이어 장착일과 장착점을 선택할 수 있다.
이마트24 관계자는 "근거리 쇼핑 채널인 편의점이 타이어 렌탈 서비스와 같은 이색적인 서비스 확대에 박차를 가하는 것은 고객과의 다양한 접점 확대는 물론 고객의 니즈에 따라 차별화된 가치 경험을 꾸준히 제공하려는 전략이다"며 "고객들 사이에서도 희소성 있고 트렌디한 서비스에 대한 니즈가 꾸준한 것으로 분석하고 차별화된 신규 서비스를 지속적으로 확장할 예정이다"고 말했다.
js@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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