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거구제 개편? 그게 뭐기에…의원들의 눈치 싸움[명절밥상 정치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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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치러지는 제 22대 총선이 다가오고 있습니다.
선거구제 개편은 국회의원의 기득권과도 밀접한 관련이 있어 여야간·지역간 동상이몽 속 합의를 이뤄낼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립니다.
다만 여야가 한 지역구에 각각 한명의 후보를 내며 '나눠먹기'라는 비판을 받자 88년 총선을 앞두고 정치개혁을 통해 소선거구제를 도입했습니다.
정치권에서 선거구제 개편 논의는 언제나 난항을 겪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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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자독식 소선거구제, 30년간 폐해 쌓여
중대선거구제가 해답? `파벌정치` 우려
수도권·호남선 효과, 영남서는 어렵단 시각도
[이데일리 이수빈 기자] 2024년 치러지는 제 22대 총선이 다가오고 있습니다. 국회는 벌써 총선 준비로 들썩입니다. 공직선거법에 따라 오는 4월 10일까지 선거구를 획정해야 하기 때문입니다. 윤석열 대통령이 신년 인터뷰에서 “중대선거구제를 통해 대표성이 더 강화되는 방안을 검토해볼 필요가 있다”며 화두를 던졌고 김진표 국회의장도 “올해 4월까지는 이뤄낼 생각”이라고 화답하며 선거구제 개편에 힘이 실렸습니다. 선거구제 개편은 국회의원의 기득권과도 밀접한 관련이 있어 여야간·지역간 동상이몽 속 합의를 이뤄낼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립니다.
소선거구제의 대안을 제시된 중대선거구제는 한 선거구에서 2인 이상을 선출하는 제도입니다. 2인에서 4인까지 선출하는 것을 중선거구제, 5인 이상 선출하는 것을 대선거구제로 분류합니다.
우리나라도 처음부터 소선거구제를 채택한 것은 아니었습니다. 현재와 같은 소선거구제는 1987년 민주화 이후 치러진 제 13대 총선에서 도입됐습니다. 그 전에는 한 선거구에서 2인을 선출하는 중선거구제를 시행하기도 했어요. 다만 여야가 한 지역구에 각각 한명의 후보를 내며 ‘나눠먹기’라는 비판을 받자 88년 총선을 앞두고 정치개혁을 통해 소선거구제를 도입했습니다. 그 당시만 하더라도 ‘적자생존’을 실현하는 방안이라고 생각했거든요. 다만 30년 넘게 시행되며 그 폐해가 누적돼 다시금 변화를 시도하는 상황에 온 것입니다.
정치권에서 선거구제 개편 논의는 언제나 난항을 겪었습니다. 기득권을 가진 정치인의 ‘밥그릇’ 싸움이라는 비판이 끊이질 않았습니다. 공천만 받으면, 경선만 승리하면 당선은 따놓은 당상인 환경이 이제는 바뀔 수도 있기 때문입니다.
한 지역구에서 2인 이상을 선출할 경우, 더불어민주당이 상대적으로 강세인 수도권에서는 국민의힘 혹은 제3당 후보가 당선될 수 있습니다. 호남지역 역시 마찬가지입니다.
다만 영남 지역은 국민의힘 당세가 여전히 강해 중대선거구제를 도입해도 야권이 당선되기는 어려울 것이란 관측이 나옵니다. 민주당의 한 영남 지역 의원은 “영남에선 당을 내세우기보다는 후보 중심으로 선거운동을 해야 한다. 당 이름을 앞세우면 승산이 없다”고 냉정하게 평가했습니다.
전문가들도 중대선거구제가 현행 정치의 문제점을 해소할 대안이라는 점에는 회의적입니다. 대표적으로 일본의 경우, 중대선거구제를 실시했을 때 같은 정당 소속 후보자끼리 내부 경쟁이 심화해 일본 정치의 고질적인 문제인 파벌정치가 더욱 강화됐다는 비판을 받았습니다. 결국 1994년 정치개혁을 통해 중대선거구제를 폐지하고 혼합형 병립제를 도입했어요.
국회 정개특위는 △비례성 △대표성 △다당제 △지역균형 네 개의 목표를 가지고 선거구제 개편을 논의하고 있습니다. 공직선거법에 따르면 선거 실시 1년 전인 오는 4월 10일까지 선거구를 획정해야 합니다. 그러나 지난 20대, 21대 총선 모두 선거일 한 달 전 벼락치기로 선거구를 획정했어요. 김 의장은 “법정 시한을 지키지 않음으로써 현역의원들이 총선 경쟁에서 엄청난 이득을 누리고 있는 현실을 생각하면 ‘도덕적 해이’라는 질타를 받아도 할 말이 없다”며 “국회부터 법을 지켜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그 강한 의지에 의원님들도 답을 해줄까요? 이제 79일 남았습니다.
이수빈 (suvin@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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