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돌 만들기만 하면 성공? 소속사 방치로 외국인 멤버 벌금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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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돌 시장의 경쟁 심화로 아이돌을 키우던 중소형 연예기획사들의 영업이 어려워지고 멤버들은 방치되는 사례가 계속 나타나고 있다.
최근 7인조 다국적 걸그룹 '공원소녀'가 소속사와의 전속계약 해지 소송 1심에서 무변론으로 승소했다.
22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법 민사28부(재판장 윤도근)는 지난 12일 공원소녀 멤버 7명이 소속사인 더웨이브뮤직을 상대로 낸 전속계약 효력 부존재 확인 청구 소송에서 원고 승소로 판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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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속적 투자·지원 가능 한 곳인지 잘 살펴야”
아이돌 시장의 경쟁 심화로 아이돌을 키우던 중소형 연예기획사들의 영업이 어려워지고 멤버들은 방치되는 사례가 계속 나타나고 있다. 최근 7인조 다국적 걸그룹 ‘공원소녀’가 소속사와의 전속계약 해지 소송 1심에서 무변론으로 승소했다. 판결이 확정되면 전속계약은 해지돼 멤버들은 자유롭게 이적할 수 있다.
22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법 민사28부(재판장 윤도근)는 지난 12일 공원소녀 멤버 7명이 소속사인 더웨이브뮤직을 상대로 낸 전속계약 효력 부존재 확인 청구 소송에서 원고 승소로 판결했다.
2018년 9월 데뷔한 공원소녀는 당시 소속사 키위미디어그룹이 회생절차를 밟게 되면서 합의하에 2020년 7월 현 소속사인 더웨이브뮤직으로 소속을 옮겼다. 하지만 2021년 하반기부터 활동이 뜸해지고 최근에는 거의 활동을 않자 팬들 사이에는 멤버들이 방치당하고 있다는 이야기가 나오기도 했다.
이번 소송에서 드러난 공원소녀의 상황을 살펴보면, 2022년 2월부터 소속사가 임대료를 내지 않아 멤버들이 모두 숙소에서 퇴거 조치된 것으로 나타났다. 그해 7월에는 아이돌 활동의 필수 설비라 할 수 있는 댄스 연습실이 정리됐고, 공원소녀 활동 업무를 담당했던 소속사 직원들과 매니저들도 모두 퇴사했다.
특히 소속사가 일본인·대만인 멤버 2명에 대한 비자 업무마저 방치하면서 둘은 관련해 벌금을 납부하고 전과까지 생긴 것으로 나타났다. 식대나 개인지도, 그리고 가수의 ‘임금’이라고 할 수 있는 정산금이 적절히 지급됐는지 따져보기 위한 정산자료도 제공되지 않았다.
공원소녀 쪽은 “2021년 6월 마지막 앨범 활동 이후 도저히 연예 활동을 할 수 없는 수준으로 원고들을 방치하고 있다”면서 “전속계약 상 주요한 의무인 매니지먼트 및 정산자료 제공 의무 위반으로 인한 신뢰괸계 파탄만으로도 전속계약이 효력을 완전히 상실했다”고 주장했다.
판례는 정산자료를 제공하지 않는 등 신뢰 관계가 파탄이 된 경우에는 전속계약을 해지할 수 있다고 본다. 다만 이번 소송에서 회사는 소장을 받고도 30일 넘게 답변하지 않아 소송은 변론절차 없이 끝났다. 회사가 판결문을 받은 때로부터 14일 안에 항소하지 않으면 판결은 확정된다.
공원소녀의 사례처럼 가수나 연습생들이 소속사의 지원을 받지 못하고 방치되는 일을 흔하다고 업계 전문가들은 입을 모았다. 2000년대 후반부터 소녀시대·원더걸스 등의 걸그룹이 성공하면서 중소 기획사가 우후죽순 생겼고 한 해에 데뷔하는 아이돌만 수십 팀이 됐다.
아이돌 시장의 확대에도 불구하고 대중적인 인기를 얻는 그룹은 일부에 불과했고, 데뷔 후 단기간에 성과를 내지 못하면 추가 투자를 받지 못해 소형 연예기획사의 경우 영업이 어렵게 된다. 투자금이 부족해 프로젝트가 좌초되면 직원들의 퇴사가 줄을 잇게 되고 결국 전속계약 중인 가수들만 붕 뜨게 되는 상황으로 이어진다.
정덕현 대중문화평론가는 “과거에는 (아이돌을) 만들기만 하면 성공한다는 분위기가 있어서 중소 업체에서 걸그룹을 양산했는데 이후로 (멤버들이) 방치되다가 계약 때문에 움직이지도 못하게 되는 상황들이 자주 생겼다”면서 “계약을 준비하고 있다면 상대 회사가 지속적으로 투자 및 지원을 해줄 수 있는 곳인지 잘 살펴야 한다”고 조언했다.
정혜민 기자 jhm@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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