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세의 영웅’ 김지한 등장…우리카드 3위로 ‘점프’
남자 프로배구 OK금융그룹과 우리카드의 2022~2023 V리그 4라운드 맞대결이 펼쳐진 22일 서울 장충체육관. 남자부 3위 자리를 다투는 두 팀의 맞대결이라 이번 설 연휴 최대 빅매치로 꼽혔던 이날 경기를 앞두고 두 사령탑들은 모두 ‘서브’를 키포인트로 꼽았다.
두 사령탑의 예상대로 서브와 리시브에서 희비가 갈렸다. 두 팀은 1,2세트에는 일진일퇴가 거듭되는 공방전을 펼쳤다. 1~2세트에서 양팀 모두 팀 블로킹이 10개에 달할 정도로 상대 공격의 예봉을 차단했다. 쏟아지는 블로킹에 1~2세트 공격 성공률이 OK금융그룹이 37.93%, 우리카드가 39.34%로 40%에도 미치지 못했다. 양팀 모두 강한 서브로 상대 리시브를 흔들어 공격루트를 단순화시킨 뒤 상대 공격을 블로킹 셧아웃을 시키거나 유효 블록으로 처리해 다시 반격하는 패턴이 계속 됐다.
1,2세트를 두 팀이 나눠가진 상황에서 이날 승부의 분수령이 될 것으로 보였던 3세트를 잡아낸 것은 OK금융그룹이었다. OK금융그룹의 계속된 강서브 세례를 2세트까진 리시브 효율 54.55%로 잘 버텨내던 우리카드 리시브는 3세트 들어 18.18%로 급락했다. 이날 경기 내내 우리카드보다 훨씬 더 리시브가 흔들렸던 OK금융그룹으로선 상대의 리시브도 흔들어 진흙탕 싸움으로 끌어들인 게 주효했다. 1,2세트에서 리시브 효율이 20%대에 머물던 OK금융그룹의 3세트 리시브 효율은 6.25%에 불과했다. 두 팀 모두 리시브가 흔들리는 상황에선 블로킹에서 앞선 팀이 유리하기 마련. 3세트 블로킹 득점에서 OK금융그룹이 4-1로 앞서며 3세트를 따냈다.
3세트를 가져오며 분위기를 올린 OK금융그룹은 4세트 초반부터 맹렬한 기세를 뿜어내며 승점 3을 향한 열망을 숨기지 않았다. 어느덧 10-4까지 점수차가 벌어지며 OK금융그룹의 낙승이 예상됐다.
위기에서 난세의 영웅이 나타난다고 했던가. 코로나19에서 회복해 이날 복귀전을 치른 김지한이 우리카드 코트의 영웅으로 등장했다. 3세트까진 교체로만 출장하며 감을 조율하던 김지한은 4세트 들어 선발로 나섰다. 신영철 감독은 4세트에 아웃사이드 히터 한 자리를 송희채에서 김지한으로 바꿨다. 아가메즈-나경복-김지한의 삼각편대의 강한 공격력을 기대하는 라인업이었다.
김지한은 10-4로 뒤진 상황에서 서브에이스를 연속으로 3개나 성공시키며 장충체육관의 분위기를 후끈 달아오르게 만들었다. 계속된 강서브로 OK금융그룹의 리시브를 흔들며 공격범실을 유도해 순식간에 스코어는 10-9로 확 좁혀졌다. 김지한의 맹활약으로 분위기가 오른 우리카드는 기어코 4세트를 따내며 승부를 5세트로 끌고 갔다.
김지한의 ‘신스틸러’급 활약은 5세트에도 계속 됐다. 1-1로 맞선 상황에서 이단 공격을 성공시킨 김지한은 이어진 상대 토종 주포 송명근의 공격까지 셧아웃시켰다. 우리카드는 박준혁의 서브까지 상대 코트에 떨어지고, 아가메즈가 이어진 공격에서 상대의 3인 블로킹을 농락하는 페인트 공격으로 점수를 벌렸다.
우리카드는 기세를 몰아 길었던 설날 빅매치를 일찌감치 끝냈다. 아가메즈의 강서브에 이은 김지한의 다이렉트 킬 2개와 아가메즈의 서브에이스 2개가 교대로 터져 나오며 10-2로 점수 차를 크게 벌리며 승기를 굳혔다.
결국 5세트를 15-8로 잡아낸 우리카드는 세트스코어 3-2(24-26 25-22 20-25 25-21 15-8)로 OK금융그룹을 누르고 3연승을 달렸다. 3연승으로 잡아낸 팀이 순위표 위에 있는 대한항공과 현대캐피탈, OK금융그룹이어서 더욱 순도 높은 연승이다.
승점 2를 추가한 우리카드는 승점 37(14승9패)로 승점 1을 추가한 OK금융그룹(승점 37, 12승11패)과 동률을 이뤘으나 승률에서 앞서 3위로 한 단계 올라섰다.
장충체육관=남정훈 기자 che@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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