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년 내공 묵직한 정성화의 안중근…뮤지컬 '영웅'[강진아의 이 공연Pic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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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토 히로부미를 사살한 후 일본 법정에 선 안중근은 당당한 목소리로 '누가 죄인인가'를 외친다.
빼앗긴 조국을 향한 애끓은 마음으로 오직 독립을 위해 꼿꼿이 걸어가는 안중근의 진정성을 담은 노래가 이 작품의 가장 큰 매력이다.
힘차게 휘날리는 태극기 앞에 피로 맹세하는 '단지동맹'으로 시작하는 이 작품은 안중근의 뜨거운 조국애로 묵직한 울림을 안긴다.
정성화와 함께 '영웅'의 대표 얼굴로 꼽히는 양준모와 이번 시즌에 새로 합류한 민우혁이 안중근을 번갈아 연기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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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 강진아 기자 = '대한의 국모 명성황후를 시해한 죄, 대한의 황제를 폭력으로 폐위시킨 죄, 무고한 대한의 사람들을 대량 학살한 죄…'
이토 히로부미를 사살한 후 일본 법정에 선 안중근은 당당한 목소리로 '누가 죄인인가'를 외친다. 이토의 죄목 열다섯 가지를 낱낱이 나열하며 호통치듯 카리스마로 압도하는 모습은 가히 이 작품의 명장면이다.
오래도록 사랑받는 건 이유가 있다. 14년간 장수해온 뮤지컬 '영웅'이 그렇다. 그 중심엔 음악이 있다. 빼앗긴 조국을 향한 애끓은 마음으로 오직 독립을 위해 꼿꼿이 걸어가는 안중근의 진정성을 담은 노래가 이 작품의 가장 큰 매력이다.
황량한 자작나무 숲에서 결의에 찬 안중근과 동지들이 네 번째 손가락을 잘라 조국 독립에 바친다. 힘차게 휘날리는 태극기 앞에 피로 맹세하는 '단지동맹'으로 시작하는 이 작품은 안중근의 뜨거운 조국애로 묵직한 울림을 안긴다.
하얼빈 역 거사를 앞두고 굳은 의지를 보이면서도 한 인간으로서의 고뇌를 고백하는 '십자가 앞에서', 형장의 이슬로 사라지면서도 기개를 잃지 않는 마지막 순간의 '장부가' 등 여운을 남기는 노래들이 가득하다.
거사를 결정하기 전까지 주변 인물들의 이야기로 쌓아가는 1막은 서사가 더디게 느껴진다. 가상 인물로 이토에게 접근하는 궁녀 설희의 캐릭터 서사가 동떨어진 느낌도 있다. 분위기를 환기하는 건 구조물과 음악을 이용해 독립군들이 일본 경찰들에게 쫓기며 긴박감을 주는 추격신이다. 극적인 순간들로 안중근에게 집중되는 2막이 본격적인 하이라이트다. 애국적 사명과 내적 고뇌, 어머니에 대한 그리움과 그가 궁극적으로 추구한 동양평화 사상까지 다뤄진다.
믿고 보는 정성화의 안중근도 오랫동안 사랑받아온 이유 중 하나다. 2009년 초연부터 함께하며 무게감 있는 안중근의 드라마를 완성해왔다.
단단한 심지를 가진 올곧은 안중근의 모습을 인간적으로 그려낸다. 뛰어난 가창력과 안정적인 연기로 세월을 거듭할수록 더 깊은 맛을 낸다. 정성화와 함께 '영웅'의 대표 얼굴로 꼽히는 양준모와 이번 시즌에 새로 합류한 민우혁이 안중근을 번갈아 연기한다.
콘텐츠의 힘은 영화로 이어졌다. 현재 극장에선 영화 '영웅'이 상영 중이다. 국내 창작 뮤지컬이 영화화된 건 이번이 처음이다.
원작을 충실히 따라 큰 줄기는 같지만, 다른 면을 찾아보는 재미도 있다. 뮤지컬엔 31곡이 담겼고, 영화는 이중 16곡에 신곡 하나를 더해 17곡이 쓰였다. 영상으로 다양한 장면을 구현하고 이야기를 채워 넣은 영화는 서사 몰입도가 낫고, 노래는 무대에서 풍성한 곡들을 생생하게 뻗어나가는 뮤지컬의 맛이 좋다. 안중근을 돕는 남매를 중국인에서 한국인으로 바꾸는 등 일부 설정도 영화가 바꿨다.
오는 2월28일까지 LG아트센터 서울에서 공연한다. 이후 3월부터 5월까지 블루스퀘어 신한카드홀에서 만날 수 있다.
☞공감언론 뉴시스 akang@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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