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 에너지원 '수소'도 색깔이 있다?
생산방식에 따라 그린·블루·그레이 수소로 분류
수소에너지 시장, 2050년 2500조까지 성장 전망
고갈 우려도 없고 지역 편중이 없어 미래 에너지원으로 주목받는 원소가 있습니다. 바로 수소인데요. 수소는 전체 우주 질량의 75%를 차지하며 지구 표면의 70%를 차지하는 물에도 포함돼 있죠.
수소를 얻기 위해서는 화합물에서 수소를 분리하는 과정이 필요합니다. 지구상에 존재하는 수소 대부분이 나머지는 산소와 결합해 물로 존재하거나 탄화수소 등 화합물 형태로 존재하고 있어서죠. 그래서 수소는 여러 생산방식이 존재합니다. 그리고 생산 방식의 성격에 따라 색깔로 명칭을 구분하죠. 수소를 색깔로 표현한다니, 특이하죠? 오늘은 여러 가지 수소 종류에 대해 한번 알아볼게요.
수소의 세 가지 색깔
수소는 생산 방식에 따라 크게 그린·블루·그레이 수소로 나뉩니다. 색깔만으로 어떤 수소가 친환경적인 방법으로 생산되는지 유추할 수 있습니다.
우선 그레이수소부터 살펴볼까요. 그레이수소는 세 가지 생산방식 중 가장 친환경과 거리가 먼 방식입니다. 천연가스나 석유 같은 화석연료를 사용하기 때문이죠. 보통 그레이수소 1톤을 만드는 데 이산화탄소 10톤을 배출한다고 합니다.
그레이수소는 '개질수소'와 '부생수소'로 나뉩니다. 현재 수소 생산 방식은 수소와 탄소로 구성된 천연가스에서 수소를 추출하는 개질 방식이 주로 사용됩니다. 이렇게 만들어진 수소가 개질수소입니다.
부생수소는 석유화학 공장에서 발생하는 나프타를 분해하는 과정에서 나오는 수소를 말합니다. 말 그대로 부산물로 발생하는 수소라는 의미입니다. 부생수소는 생산량은 적지만 수소 생산을 위해 추가 설비를 투자할 필요가 없어 다른 수소에 비해 경제성이 높습니다.
이를 개선한 수소가 블루 수소입니다. 블루수소는 그레이 수소를 만드는 과정에서 CCS(이산화탄소 포집·저장 기술)를 활용해 이산화탄소 배출량을 줄인 수소를 말합니다. 화석연료를 사용한다는 점에선 그레이수소와 똑같지만 생산 과정에서 이산화탄소를 제거하기 때문에 보다 친환경적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죠.
그린수소는 가장 청정한 수소입니다. 물에 전기에너지를 가하면 수소와 산소로 분해됩니다. 이를 수전해(水電解)기술 이라고 부릅니다. 이때 태양광, 풍력 같은 친환경 발전을 통해 얻은 전기를 사용하는 게 그린 수소의 핵심입니다. 수소 생산 과정에서 이산화탄소가 전혀 발생하지 않아 최근 친환경 에너지원으로 주목받고 있죠. 결국 그린 수소를 생산하는 게 친환경 수소사업의 궁극적인 목표인 셈입니다.
하지만 그린수소를 상용화하는 데까지는 아직 갈 길이 멉니다. 그린수소는 아직 태양광과 풍력 등 친환경 발전의 효율이 낮은 탓에 가격이 비싸기 때문이죠. 보통 그린수소 1㎏을 만드는 데 약 6달러 정도가 필요합니다. 반면 천연가스를 원료로 하는 그레이 수소는 1㎏ 생산에 2달러 정도가 듭니다. 그린 수소가 3배 정도 비싼 셈이죠.
'무주공산' 수소 사업, 기업 몰린다
최근 전 세계적으로 탄소중립 정책과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경영이 확산되면서 친환경적인 수소에너지에 대한 기업들의 관심도 높아졌습니다.
수소에너지 기술은 아직 걸음마 단계에 불과하지만 시장 전망은 밝습니다. 국제에너지기구(IEA)는 2050년 전 세계 수소에너지 시장이 2조달러(약 2472조원) 규모에 이를 것이라고 내다봤습니다.
여러 기업 중에서도 특히 SK는 그룹 차원에서 수소에너지에 주목하고 있는데요. SK그룹은 2025년까지 약 18조원을 투자해 수소 생산·유통·소비에 이르는 전 과정에 걸쳐 가치사슬을 구축한다는 계획입니다.
수소에너지 사업은 SK의 여러 계열사 중 SK E&S를 중심으로 이뤄지고 있는데요. 미국 그린수소 생산 업체인 플러그파워와 협력을 강화하고 있는데요. SK E&S와 플러그파워는 합작회사(JV)인 'SK플러그하이버스'를 설립하고 수소 사업을 확장하고 있습니다.
SK E&S는 2025년까지 액화수소 연 3만톤과 블루수소 연 25만t(톤) 등 수소 공급 능력을 연 28만t까지 끌어올리겠다는 구상입니다. 이를 바탕으로 앞으로 지난해 7조원이었던 기업 가치를 2025년 35조원까지 끌어올리는 게 목표죠.
롯데케미칼도 수소 사업을 미래 성장동력으로 삼은 기업입니다. 2030년까지 총 6조원을 투자해 120만t 규모의 청정수소를 생산하고, 연 매출 5조원을 달성하겠다는 계획을 세웠습니다. 지난해 일본 스미토모 상사와 청정 수소·암모니아 생산에 공동 투자하고 관련 기술 상용화에 협력을 약속했습니다.
한화솔루션 역시 올해 수전해 기술 개발을 마치고 내년부터 상용화에 나설 계획입니다. 최근 '알짜사업'으로 떠오른 태양광 사업과 연계해 그린수소 생산 분야에서 시너지 효과를 내겠다는 것이죠.
이렇게 여러 기업이 친환경 수소 생산을 위해 기술 개발에 나섰는데요. 과연 어떤 기업이 여러 난관을 이겨내고 수소사업 주도권을 거머쥘 수 있을지 지켜볼 필요가 있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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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민성 (mnsung@bizwatch.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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