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권 제주도의원 "30년간 이어 온 4·3특위 힘있게 이어갈 것"
"4·3의 정명문제, 4·3 보존, 43 세대간의 전승 등의 계획 세워"
"4·3 보상금 절차 업무 과중…행안부 제주도에서 인력충원 해"
"4·3 보상금 차등지급 문제 있어…의회에서 문제제기할 것"
"올 8월까지 중앙위원 14명 임기종료…극우인사 선발 우려"
"4·3 뒤에 붙는 이름 찾아야 해…올해 도민인식 조사 실시"
"4·3을 생각하고 소통하는 정담회 매달 열도록 노력할 것"
■ 방송 : CBS 라디오 <시사매거진 제주> FM 제주시 93.3MHz, 서귀포 90.9MHz (17:00~17:30)
■ 방송일시 : 2023년 1월 20일(금) 오후 5시
■ 진행자 : 박혜진 아나운서
■ 대담자 : 제주도의회 한권 4.3특별위원장
◇박혜진> 12대 제주도의회가 시작하면서 3개 특별위원회가 가동이 됐습니다. 그중에 가장 활발하게 활동을 하고 있는 위원회가 4.3특별위원회인데요. 오늘은 4.3특별위원회 한권위원장 스튜디오에 모셨습니다. 위원장님 안녕하세요.
◆한권> 네. 안녕하세요.
◇박혜진> 도민들에게 새해 인사 말씀도 전해주시죠
◆한권> 반갑습니다. 제주도의회 4.3특별위원회 위원장 한권입니다. 내일부터 설 연휴가 시작되는데요. 그동안 코로나19로 인해 제대로 가족들을 만나지도 못했는데 이번 설에는 가족들과 함께 좋은 시간을 보내기를 바라고요. 새해 복 많이 받으시고 올 한 해 하시는 일 모두 성취하는 한 해가 되기를 기원드립니다.
◇박혜진> 제주도의회 4.3특별위원장으로 활동하신 지가 6개월 넘어가고 있는데 활동해 본 소감은 어떠세요.
◆한권> 4.3특별위원회는 1993년부터 활동을 시작했는데요. 4.3 문제를 본격적으로 다룬 첫 번째 공공기관이자 공식 기관으로 기록되고 있습니다. 그간의 활동을 봤을 때 피해 실태조사를 직접 실시하는 등 4.3특별법을 제정해낸 주역으로 평가받습니다. 이러한 4.3특별위원회 위원장을 맡게 돼서 책임이 막중하고요.
또 올해가 4.3특별위원회가 30주년이 되는 해입니다. 발을 뗀 지 30주년이 됐는데 제가 거기에 더해 또 4.3특별위원회 위원장으로는 최연소가 됩니다. 그래서 조금 더 새로운 시각으로, 또 새로운 접근으로 4.3의 정의로운 해결을 위해 특위 위원님들과 함께 힘을 모아나가고 있습니다.
◇박혜진> 한권 위원장님의 임기는 언제까지인가요.
◆한권> 특위 활동 기간이 작년 7월 21일부터 2024년 6월 30일까지입니다. 지금 6개월이 지났으니까 앞으로 1년 6개월 남아 있습니다.
◇박혜진> 12대 4.3특별위원회는 어떤 활동들 펼치고 계신지도 말씀해 주시죠.
◆한권> 4.3특위는 4.3의 정의로운 해결을 위해서 과거와 현재, 미래로 구분해 활동 계획을 세웠습니다. 우선 과거와 관련해서는 4.3의 정명 문제에 관한 것으로 4.3 보상급 지급 관련 보완 입법 대응, 수형인 명예회복, 미국의 책임 규명 등이 포함되고요.
현재와 관련해서는 현재 남아있는 4.3을 보존하는 것과 관련되는데 4.3 유적지 정비, 유네스코 기록물 등재 지원 등의 업무를 계획했습니다. 미래와 관련해서는 4.3의 평화적 교훈이 어떤 세대 간 전승과 국제사회 내에서 평가돼야 한다는 데 주안점을 둬서 4.3 교육체계 정비와 전국화 세계화를 위한 교류 기반을 구축할 계획입니다.
제가 새해에 기억의 기록을 통해 4.3의 미래를 준비할 수 있도록 직권 재심의 기록화, 4.3 유적지 정비, 4.3 소재의 문화 콘텐츠 양성, 유네스코 기록유산 등재에 보다 초점을 두고 활동하려고 하고 있습니다.
◇박혜진> 4.3과 관련해서 지난해부터 참 많은 일들이 있었죠. 먼저 4.3 보상금 문제, 위원장님 어떻게 바라보고 계세요.
◆한권> 4.3 보상금 관련된 절차와 업무가 정말 과중합니다. 제가 실제 4.3지원과 보상 실무팀하고 간담회도 가져봤는데요. 우선 4.3 보상금이 지급되기 위해서는 신청 독려부터 접수, 사실관계 확인 행정에서 처리할 업무가 정말 많고 그 과정에서 보상금 지급이 지연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있었던 것은 사실입니다.
제가 19일에 환영 논평을 내기도 했는데 업무 인력 부족 문제를 해소하기 위해서 송재호 국회의원님이 행안부와 인력 파견을 적극적으로 협의해서 행안부 4.3사건처리과 인력이 보강됐고요. 저희 특위에서 4.3 지원과 증원을 요구했는데 제주도정에서 정원 동결 기조를 세웠잖아요. 그런데 2명을 증원하는 성과를 거둬서 전반적으로 4.3 업무 인력이 적극적으로 보강되고 보상금이 차질 없이 지급될 수 있도록 하는 여건을 만들었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작년 11월에 제가 제주도와 함께 일본을 방문했는데요. 보상금 지급 신청 홍보를 위해서 제2 제주인, 4.3 유족분들을 만났습니다. 의회와 제주 도정의 힘을 모아서 보상금 지급이 지연되는 일이 없도록 더욱 노력하겠습니다.
◇박혜진> 4.3 보상금 1차 지급이 되었습니다마는 보상금 지급이 차등 지급되었잖아요. 이에 따른 논란이 있었는데 이 부분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세요.
◆한권> 우선은 4.3 보상금은 별도의 소송 없이 법률을 통해 국가가 지급하도록 함으로써 국내 최초 사례라는 평가를 받고 있습니다. 4.3의 정의로운 해결을 봤을 때는 정말 진일보한 조치라고 생각을 합니다. 근데 일반 희생자에 대한 보상금은 1인당 9000만원으로 균등 지급이 되고 있는데 후유장애 희생자는 장애 등급에 따라 차등 지급되고 있습니다.
그렇다 보니까 의회뿐만이 아니라 4.3 유족 단체 등에서도 문제를 제기하고 있습니다. 저도 4.3 유족인데 어떤 심각한 장애를 입고 살아온 삶의 무게를 생각한다면 이거는 돈으로 값을 매길 수도 없고요. 그 무게의 경중도 따질 수 없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더더욱이나 보상 금액을 정하는 과정에서 또 재심의 등의 과정은 생존 희생자에게는 추가적인 고통을 주는 행위라고 저는 생각을 하고요.
개선이 필요한데 이게 국가 결정이기 때문에 쉽지만은 않은 것도 사실입니다. 특위 차원에서든 의회 차원에서는 부당성을 꾸준히 제기하고 또 실제 개선될 여지는 없는지 제주 도정과 4.3 관련 단체들과 머리를 맞대보겠습니다.
◇박혜진> 지난해 4.3을 폄훼한 인물이 과거사위원장으로 임명이 되고 올 상반기에는 4.3 중앙위원들이 대거 교체가 되는 상황인 것으로 알고 있는데요. 극우 인사가 중앙위원으로 오지않을지 우려가 커지고 있지 않습니까.
◆한권> 우선 간략하게 설명을 먼저 드리면요. 4.3중앙위원회는 4.3 특별법상 제주 4.3 사건 진상 규명 및 희생자 명예회복위원회를 말하고 있는데요. 이러한 중앙위원회는 특별법상 희생자 유족의 심사 결정, 진상조사 보고서 작성 발간, 희생자에 대한 보상금 지급 결정 등을 담당하기 때문에 그 기능이 매우 중요합니다.
지금 4.3중앙위원회 현재 25명 중에 위촉직이 17명입니다. 이 중 올해 6월~8월에 임기가 종료되는 분이 14명이나 됩니다. 사실상 올해 안에 거의 대부분 위촉직 위원이 바뀌게 되는데 지난해 11월에 변경된 분이 4.3에 대해서 부정적 인식을 갖고 꾸준히 폄훼하고 왜곡하는 활동을 한 분이라 중앙위원회가 극우화되는 것은 아닌지 그런 걱정이 드는 것도 사실인데요.
이와 관련해 제가 지난 17일 4.3 유족회등과 같이 4.3 역사의 퇴행에 대한 우려를 표하는 기자회견을 국회에서 했습니다. 도민사회 내의 우려가 잘 전달돼서 실제로 이러한 일들이 일어나지 않기를 바라는데 만약에 우려가 현실이 된다면 의회가 할 수 있는 모든 역량을 동원해서 막아내도록 노력하겠습니다.
◇박혜진> 최근 교육부가 교육과정 개정을 추진하면서 4.3의 기술 근거를 제외했잖아요. 역사교과서에 4.3이 삭제되는 건 아닌지 굉장히 우려감을 가지고 있는데 여기에 대해서는 위원장님은 어떻게 보고 계세요.
◆한권> 앞서 중앙위원회 위원 교체에 따른 극우화 우려와 4.3 교과서 문제도 맥을 같이 한다고 저는 봅니다. 4.3특위에서 초등 교과서에 제주 4.3이 실리게 돼서 환영한다는 성명을 낸 게 지난해 9월입니다. 그런데 2024년부터 적용될 교육과정에 학습 요소와 성취 기준이 삭제된 것이 작년 12월입니다. 지금 몇 개월 사이에 정치적 상황에 따라 소위 냉탕과 온탕을 오고가고 있는데요. 그렇기 때문에 저는 4.3의 정의로운 해결과 역사적 교훈의 세대 정신을 강조할 수밖에 없다고 생각을 합니다.
그런 의미에서 봤을 때 세대 전승의 단초가 되는 게 우리 역사 교과서의 4.3 기술 그렇기에 꼭 지켜내야 할 일이고요. 역사교과서의 편찬 증거에 남아 있긴 하지만 지금은 출판사 재량이 돼버렸습니다. 다시 교육과정에 포함될 수 있도록 지속적으로 대응해야 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박혜진> 최근 국회에서 제주 4.3특별법 개정 1주년 기념 정책토론회가 열렸었잖아요. 위원장님도 함께 하신 것으로 알고 있는데 의미 있는 얘기들 나왔는지도 궁금해요.
◆한권> 이번 토론회는 4.3특별법 전부개정 1주년을 기념해서 개최한 건데요. 보상금 지급은 시작되었지만 가족관계 정정 등 보안 입법이 필요하고 특히 4.3 정명과 관련하여 미국의 책임 규명 등이 필요하다. 그런 노력이 필요하다는 발표와 토론 등이 있었습니다. 저 또한 의회 차원에서 해야 할 일과 할 수 있는 일에 대해서 말씀드렸습니다.
토론회의 전제가 '4.3의 정의로운 해결을 위한' 이었는데 특위 위원장으로서 정의로운 해결의 정의가 무엇인가를 생각해 봤는데 아무래도 4.3의 제 이름 찾기라는 답을 갖게 됐습니다. 지금 4.3 뒤에 붙어 있는 사건이라는 단어 대신에 들어갈 단어가 과연 무엇인지에 대해서 도민사회가 먼저 고민해봐야 한다고 생각을 하고 있고요. 이와 관련해서 4.3특위 차원에서 4.3의 제 이름이 무엇인지에 대한 도민 인식 조사 등을 좀 해 볼 필요가 있다고 생각해서 그 계획을 마련하고 있다는 말씀을 드리겠습니다.
◇박혜진> 이번에 4.3특별위원회에서 하신 활동 중 눈에 띄는 것이 정담회라는 행사를 처음으로 여셨는데 어떤 행사인가요.
◆한권> 4.3특위가 하는 토론회, 강연회 등을 4.3 정담회라는 이름 하에 추진할 계획인데요. 숫자 4는 한자로 생각할 思를 그리고 숫자 3은 한글로 삼 이렇게 따로 붙여서 말 그대로 정답게 이야기를 나눈다 이런 의미로 명칭을 따로 붙였습니다. 그 안에 담긴 의미는 정말 4.3을 생각하고 4.3의 정명, 4.3의 정의로운 해결에 있어서 4.3 희생자와 유족들의 삶, 미래 세대의 삶을 생각하는 세대 전승을 고민해보자는 뜻을 담았습니다.
이번 1회 정담회에는 4.3을 진짜 온몸으로 겪어낸 <인동초 아이> 작가 강영자 할머니의 북 콘서트와 입법 사법 행정에서 지난해 보상금 지급, 직권 재심의 원활한 추진 등의 업무를 수행해 온 분들,과 청년세대, 문화예술계와 함께 그간의 성과를 공유하는 자리로 그 시간을 채웠습니다. 앞으로도 지속적으로 이런 4.3의 진실을 채우고 또 정의로운 해결 과정을 함께 해나갈 분들과 소통의 시간을 통해서 정담회를 2회 3회 4회 이렇게 이어나갈 계획입니다.
◇박혜진> 정담회를 매달 여실 생각이세요.
◆한권> 의회 일정이 없으면 매달 이렇게 열고 싶은 욕심이 있습니다.
◇박혜진> 어느덧 인터뷰를 마무리 지어야 할 시간이 됐는데요. 도민들에게 마지막으로 한 말씀 전해주시죠
◆한권> 지난해 많은 성과가 있었습니다만 4.3 교과서, 4.3중앙위원회 문제 등 새해 출발이 밝지만은 않은 것이 사실인데요. 올해가 4.3특별위원회 출범 30주년입니다. 돌이켜보면 그간 30년의 시간 동안 어려움이 없었던 것은 아닐 겁니다. 어려움이 더 많았다고 생각을 하고 있습니다.
4.3 생존 희생자, 유족분들은 물론이고 도민들 모두가 한마음 한 뜻으로 30년의 길을 걸어왔기에 지금의 성취가 있다고 생각을 하고 있습니다. 그 힘을 지속시켜 나가고 또 어렵다고 해서 책임을 회피하지 않겠습니다. 오늘 인터뷰를 통해서 드린 말씀들을 꼭 실현하고 결과물로 평가받는 진정성 있는 4.3특별위원회가 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박혜진> 올 한 해도 4.3을 위해서 힘써주시길 기대하고요. 오늘 나와주셔서 고맙습니다.
◆한권> 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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