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절 지나면 늘어나는 쓸쓸한 죽음…현장 전문가들이 본 고독사

김태훈 기자 2023. 1. 22. 12: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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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러스트 김상민 기자

가족과 친척이 모여 북적이는 명절이 지나고 난 뒤 더 큰 사회의 그늘이 발견되곤 한다. 명절 연휴가 지나면 홀로 살다 쓸쓸히 세상을 떠난 이들의 죽음이 뒤늦게 알려지는 일이 갈수록 늘어난다.

고독사는 ‘가족, 친척 등 주변 사람들과 단절된 채 홀로 사는 사람이 자살·병사 등으로 혼자 임종을 맞고, 시신이 일정한 시간이 흐른 뒤에 발견되는 죽음’을 말한다. 지난달 14일 처음으로 정부 차원의 고독사 현황을 집계해 발표한 ‘2022년 고독사 실태조사’를 보면 2017년 이후 5년간 고독사 사망자 수는 지속해서 늘어나는 추세다. 2021년에만 3378명이 홀로 쓸쓸히 세상을 떠난 뒤 뒤늦게 발견됐다. 특히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하는 연령대는 50~60대로 매년 전체 고독사 중 50% 이상을 차지했다. 또 남성 고독사가 여성보다 4배 이상 많았는데 최근 5년간의 연평균 증가율도 여성 고독사는 5.6%인데 비해 남성은 10.0%다.

고독사나 자살이 일어난 현장에서 일하는 특수청소업체 종사자은 이런 가슴 아픈 소식을 가장 먼저 접하곤 한다.. 김완 하드웍스 대표는 “50~60대 남성 사망자가 가장 많이 나오는 현상은 수년 전부터 바뀌지 않고 있다”며 “이들의 방에서 흔히 발견되는 것은 술병이 많다는 점”이라고 말했다. 김 대표는 과거 명절 연휴 직후 찾았던 한 고독사 현장에서 고인이 방 한 쪽에 명절 음식을 조촐하게 차려놓은 채 숨져 있었던 모습을 떠올리며 “청소 의뢰인이나 고인의 주변 사람들은 고인이 혼자 살아온 이력을 자세히 말해주지 않는 경우가 많지만 현장에 가보면 고인이 얼마나 오래 혼자 살았고 어떤 상황에 놓였는지 짐작할 수 있는 흔적을 자주 본다”고 말했다.

죽음은 누구에게나 예고 없이 찾아오지만 고독사가 특히 명절 이후에 더 많이 발견되는 데는 복합적인 이유가 있다는 것이 전문가의 시각이다. 송인주 서울시복지재단 선임연구위원은 “긴 연휴 기간을 혼자 보내면서 심리적 스트레스가 작용해 심장병 등의 지병이 악화해 고독사를 맞는 비율이 늘어난다고 분석한 연구결과도 있다”며 “고독사가 사망 후 일정 시간이 지나 발견된 죽음이라는 점에서 연휴 동안 주변 사람과의 왕래가 중단된 상태에서 사망하면 고독사의 요건에 부합한다”고 말했다.

1인 가구가 늘어나는 흐름 역시 한국 사회에서 고독사가 늘어날 수밖에 없는 조건이 되기도 한다. 특히 청년층 1인 가구가 급증하는 상황에서 20~30대는 고독사 중에서도 자살로 생을 마감하는 비중이 높은 양상도 드러났다. 최근 5년간 전체 고독사 중 자살 사망 비율은 16.5~19.2% 수준으로 나타났는데, 20대에선 54.7~59.6%, 30대는 38.4~47.0%로 다른 연령대와 큰 차이를 보였다.

정부는 명절 연휴 동안의 고독사 발생을 예방하기 위해 혼자 사는 가구를 대상으로 연휴 기간에도 정신·신체 건강 상태와 위기상황 여부를 파악하는 대책을 중단 없이 시행한다고 밝혔다. 오진희 보건복지부 지역복지과장은 “단순히 안부만 파악하는 것이 아니라 개인 특성별로 어떤 위기상황에 처해 있는지를 묻는 ‘케어콜’ 전화 등 정부와 지자체 차원에서 고독사 방지대책을 계속하고 있다”며 “주변 이웃집에 우편물이 쌓여 있는 등 고립된 상황이 의심될 때는 보건복지상담센터 129번으로 알리면 예방에 도움이 될 수 있다”고 당부했다.

김태훈 기자 anarq@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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