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33평 거주 전셋집 사려면 ‘7억’ 더 있어야…“갭투자 사실상 불가능”

조성신 매경닷컴 기자(robgud@mk.co.kr) 2023. 1. 22. 10: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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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아파트 매매-전셋값 격차 역대 최대
작년 말 기준 3.3㎡당 2159만원
최근 주택 시장 거래 절벽 현상이 심화되는 가운데 서울 송파구의 한 부동산중개업소에 월세 매물 안내문이 붙여있다. [이충우 기자]
서울 아파트 매매와 전세가격 격차가 역대 최대 수준으로 벌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22일 부동산R114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서울 아파트 매매가격과 전세가격 격차는 3.3㎡당 2159만원(매매가격 4235만원·전세가격 2076만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2000년 관련 통계가 시작된 이래 가장 큰 차이다.

2015년 매매-전세가격 격차가 3.3㎡당 496만원에 불과했다. 이명박 정부에서부터 이어진 집값 하락세로 집을 사지 않고 전세 연장을 하는 사람들이 늘면서 전세가격이 매매가에 비해 상대적으로 상승했다. 이에 최경환 당시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빚 내서 집을 사라”며 각종 대출규제를 완화하기도 했다.

이후 집값이 크게 오른 2018년 1310만원으로 벌어진 뒤 2019년 1561만원, 2020년 1832만원, 2021년 2127만원으로 매년 격차가 확대됐다.

서울 아파트 전세시장은 지난해 2월부터 꾸준한 약세를 보였다. 갱신청구권 사용, 대출이자 부담 확대에 따른 월세 전환 증가로 신규 전세수요가 줄어들었기 때문이다. 여기에 하락기에 집을 급매로 처분하기 보다는 전세로 돌리려는 집주인들이 늘어나면서 수급 불균형이 발생하면서 전세가격 하락폭이 커졌다.

특히 작년에는 잇단 금리 인상으로 매매와 전세가격이 동반 하락 중인 가운데 매매보다 전셋값 하락폭이 더 커지면서 격차가 더욱 벌어졌다. 부동산R114 조사 기준으로 지난해 서울 아파트 매매가격은 1.45%, 전세는 3.19% 각각 하락했다.

매매-전세가 격차가 벌어지면서 전세를 끼고 집을 사는 ‘갭투자’는 어려운 상황이 됐다. 전용 84㎡ 기준 서울 아파트 매매-전셋값 격차는 약 7억원에 달한다.

통상 매매와 전세의 가격 격차가 큰 폭으로 벌어지면 부동산 거래가 감소한다. 전세 세입자가 매수전환할 때 상당한 자금력이 요구돼서다. 전세자금을 디딤돌 자금으로 삼아 저축액을 더하거나 대출을 받아 내 집 마련을 하게 되는데 이때 전세자금 규모가 작을 경우 나머지 주택구입자금 마련에 더 큰 부담이 들 수밖에 없다.

업계에서는 지난해 서울 아파트 매매 거래량이 1만1646건으로 역대 최저를 기록한 것에는 금리 인상, 경기 침체와 함께 전셋값 하락도 영향을 미쳤을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3.3㎡당 매매-전셋값 차가 496만원으로 낮았던 2015년 서울 아파트 매매 거래량은 12만225건으로 2006년(12만812건) 이후 최대 수준을 기록하기도 했다.

부동산R114 여경희 수석연구원은 “집값 하락이 지속되고 있는 데다 매매-전셋값 격차도 크게 벌어진 상태여서 전세를 끼거나 금융 레버리지를 통한 내집마련은 어려운 상황”이라며 “정부의 전방위 규제완화에도 불구하고 매수심리가 회복되는 데에는 상당한 시간이 소요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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