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수영의 건강한 피부] 기미, 어떻게 치료할까?
[김수영 순천향대 서울병원 피부과 교수] 기미는 여성들의 흔한 고민이다. 기미는 후천적으로 발생하는 과색소 질환으로 주로 얼굴에 불규칙한 모양의 갈색 반으로 나타난다. 조직학적으로 표피의 멜라닌 색소 증가가 기미의 특징이다. 연구에 따르면 기미 병변의 표피 멜라닌 색소가 61~83%까지 증가해 있다.
324명의 여성을 포함한 다국적 설문조사 연구 결과에 의하면 기미는 임신, 경구 피임약사용, 기미의 가족력, 햇빛 노출, 나이 등과 관련이 있었다. 기미가 항상 임신과 관련되는 것은 아니지만, 임신한 여성의 10 ~15% 에서 기미가 발생하고, 경구피임약을 복용하는 여성의 10 ~25% 에서 기미가 발생하는 것으로 보고된 바 있다. 임신 중에 처음 나타나는 기미의 경우 치료 없이 자연히 호전되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여성호르몬인 에스트로겐과 프로게스테론의 증가와 기미의 연관성은 잘 알려져 있다. 실험적으로 에스트라디올이 증가하면 멜라닌 세포의 멜라닌 생성이 증가하였고, 기미 부위의 멜라닌 세포에는 에스트로겐 수용체도 증가해 있었다. 특히 기미 환자의 멜라닌 세포는 유전적으로 더 에스트로겐 농도 증가에 더 민감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자외선 노출은 기미 발생과 악화의 중요한 인자이다. 최근에 햇빛에 포함된 자외선 뿐만 아니라 가시광선도 기미를 악화한다는 가설이 제기되었다. 자외선 노출 시 진피층의 섬유모세포가 활성화되고 진피층 염증을 유발하며, 이는 멜라닌 세포의 멜라닌 형성을 자극한다. 따라서 자외선 차단제를 바르는 것은 기미의 치료 및 예방에 있어 가장 기본이다.
기미의 치료는 여전히 까다롭다. 기미에 다양한 치료법이 있는데, 바르는 연고, 먹는 약, 박피, 레이저 치료 등이 있다. 기미 치료 연고로 대표적인 것은 3가지 성분이 섞여있는 크림 (triple combination cream)으로, 하이드로퀴논, 트레티노인, 스테로이드가 일정 비율로 배합되어 있다. 보통 8주 동안 기미에 도포하는 방법이 권고되는데, 피부 자극이 흔하고, 접촉피부염이나 염증 후 과색소를 유발할 수 있어 장기간 도포는 추천되지 않는다.
1064nm Q-switched Nd:YAG 레이저는 소위 “레이저 토닝” 으로 기미에 근간이 되는 치료법이다. 레이저 토닝은 장파장 레이저로 피부 깊은 층까지 도달해 진피층의 멜라닌 색소를 파괴시키는 것을 목표로 하지만, 대부분의 파장이 표피의 멜라닌 색소에 흡수되어 기미 치료 효과를 나타낸다. 레이저 토닝은 저출력 에너지를 조사하기 때문에 딱지나 심한 홍반을 유발하지 않고, 바로 일상생활이 가능한 것 또한 장점이다. 하지만 여러 번의 레이저 시술이 필요하고, 환자 상태나 시술 방법에 따라 저색소 반점이 나타나거나 반대로 기미가 더 짙어지는 경우가 있어 주의를 요한다. 또한 pulsed dye laser (PDL)라는 소위 “혈관 레이저”를 병합하여 기미 부위에 증가해 있는 혈관 생성을 줄임으로써 기미 치료의 효과를 높이기도 한다.
경구 기미치료제인 트라넥사민산은 원래 지혈제로 사용된 약물로 우연히 기미가 호전되는 것이 발견되었다. 최근 중등도 이상의 기미환자를 대상으로 한 임상 연구에서 3개월 복용 시 기미 중증도가 49% 개선되는 효과를 확인했다. 다만, 과거에 심부정맥 혈전증, 폐색전증, 뇌졸증, 심근경색 등 혈전질환이 있었거나 흡연자, 경구 피임약을 복용하는 경우에는 사용할 수 없다.
여러 가지 효과적인 치료법이 사용되고 있지만 부작용에 주의해야 하고, 치료 중단 후에 재발이 흔해서 기미는 조심스럽게 달래서 치료하는, 장기적으로 관리해야 하는 색소 질환이라고 설명하곤 한다. 피부과 전문의의 진단 하에 자신에게 맞는 적절한 치료를 받으시기를 추천한다.
이순용 (sylee@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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