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경제포럼 "글로벌 AI 기술 소외 현상 심화"

김미정 기자 2023. 1. 22. 09: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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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프라·인력·데이터 품질 극복해야

(지디넷코리아=김미정 기자)인공지능(AI) 기술이 세계 경제에 기여하는 비중이 커졌지만, 남반구 국가들은 'AI 기술 소외 현상'을 겪고 있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남반구 국가는 남아메리카, 중앙아시아 일부를 비롯한 남아시아, 아프리카 일부 지역을 말한다.

세계경제포럼(WEF)은 지난 16일부터 20일까지 개최한 '2023 다보스 연간 포럼'에서 '북반구와 남반구 간 AI 격차 문제'를 주요 의제로 내놓고 이에 대한 대책을 토론한 내용을 보고서로 냈다.

WEF "AI 연구개발(R&D)에 드는 인프라·인력 부족"

'책임있는 AI' 정책 구조도 (사진=WEF)

WEF는 미국, 유럽 등 북반구와 남반구 사이에서 벌어지는 AI 개발 R&D 인프라와 인력 수준이 AI 격차를 더 키웠다고 주장한다. 

AI 솔루션을 국가 내에 성공적으로 구현하려면 건전한 기술 인프라가 필요하다. 일반적으로 대규모 작업량을 처리하는 대용량 컴퓨팅 리소스, 대용량 데이터 스토리지, 네트워크 통신을 지원하는 고대역폭·저지연 네트워크 인프라, 사이버 보안 시스템 등이 필요하다.

WEF는 "AI를 본격 도입하려면 국가 내에 관련 기술 인프라, 데이터셋, 모델·도구 등 까다로운 시스템이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남반구 국가들은 이러한 자원이 상대적으로 부족한 것으로 드러났다. AI 등 첨단 기술을 구하는 데 제약이 크다는 의미다. 결과적으로 남반구는 AI 알고리즘을 지속적으로 훈련하거나 관련 인프라를 구축하는 데 드는 비용을 북반구 국가보다 감당하기 힘든 상태다.

보고서는 미국, 유럽, 일부 아시아 지역은 AI 모델 R&D에 드는 비용을 충분히 감당할 수 있어 글로벌 빅테크 기업도 줄줄이 탄생시킬 수 있었다고도 언급했다. WEF는 이에 대해 "장기적으로 볼 때 무기와 칼이 아닌 AI 기술로 북반구 국가가 남반구 국가를 내정간섭할수 있는 가능성도 있다"고 설명했다.

남반구 국가가 AI 솔루션을 만든다 해도 문제다. 제품에 들어가는 데이터셋이나 알고리즘 품질이 낮아서다. WEF는 "AI가 내놓는 결과가 신뢰할 수 있는 만큼 투명하고, 훈련을 많이 하고 양과 질이 높은 데이터셋을 남반구 국가가 가질 수 있는 경우는 드물다"며 "데이터 가용성과 호환성은 AI 자원이 제한된 지역에서 큰 문제다"고 말했다.

WEF는 AI 개발 인력에 문제가 있다고도 강조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남반구 국가 시민을 비롯한 개발자는 데이터 개인정보 보호나 알고리즘 편향에 대한 교육도 덜 받은 상태다. WEF는 "현재 AI 개발자 90% 이상은 북반구 국가 출신이다"며 "AI 시스템 구현을 위해 해당 정책 마련이 시급하다"고 지적했다.

WEF가 제시한 해결책은

WEF이 글로벌 AI 주제로 토론하고 있다. (사진=WEF)

WEF은 AI 기술 격차를 줄이기 위해 세 가지 해결책을 제안했다. 

첫째는 남반구 국가가 고급 AI 개발 인력을 구축토록 돕는 것이다. 현재 해당 국가들은 저숙련 노동자를 끌어들여 데이터 라벨링과 수정을 수행하는 기술 산업이 다수다. 

WEF는 "이러한 개발 노동 관습을 타파해 AI 인재 풀을 넓히고 기술 개발에 집중해 지속 가능한 력을 구축하는 것이 필수다"고 말했다. 남반구 국가들이 이러한 패턴을 잡도록 국제단체들과 정부는 지속적인 투자를 전략적으로 계획할 필요가 있다고도 덧붙였다.

두 번째는 미래 AI 생태계를 위한 로드맵을 만들어 각국 정책 입안자와 기술 제공자, 개발 커뮤니티가 협업하자는 제안이다. 북반구·남반구가 가진 AI 기술·인프라 격차와 장벽을 식별하고, 해결점 우선순위를 함께 정하자는 의미다. 이를 통해 중요한 문제부터 해결해 국가 사이에 있는 기술 장벽을 제거하자는 계획이다. 

WEF 측은 "국가가 함께 행동하지 않는 한 AI 격차는 선진국과 자원 제약국 사이에서 계속 확대돼 기술뿐 아니라 경제, 사회, 교육 등 많은 분야에서도 격차가 생겨날 것이다"고 전했다.

마지막으로는 기본 AI 인프라를 개선하기 위해 지방 정부와 국제구호단체들이 지역 역량을 평가한 뒤 전략적인 투자를 하는 방안이다. 인프라를 구축할 시 발전 가능성이 높은 지역을 선별한 뒤 먼저 투자해 격차를 하루빨리 줄이자는 방침이다.

뵈르게 브렌드 WEF 대표는 "우리가 직접 나서 구조적 도전을 해결하지 않으면 AI 격차는 글로벌 남·북 국가간 사이에서 더 벌어질 것이다"며 "이는 미래에 전 세계 경제, 사회적 문제에 악영향을 미칠 것이다"고 밝혔다.

김미정 기자(notyetkim@zd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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