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항, 철강 1번지에서 해양관광·역사문화 도시로 변모
철강산업 1번지로 불리는 경북 포항시가 해양관광에 이어 역사문화도시로 진화하고 있다.
포항은 일제강점기 이전까지만 해도 보잘것 없는 작은 어촌이었다. 오징어·꽁치·고등어 같은 수산물이 이 고장의 주요 소득이었다. 이후 해병대가 들어서면서 군사도시로 확장되다가 1960년대 후반 포스코(옛 포항제철)가 건설되면서 한국의 산업화를 이끄는 철강생산 거점으로 바뀌었다.
시민들의 소득이 늘어나고 관광산업이 활성화하면서 포항시는 영·호남 상생의 손으로 유명한 호미곶 해맞이공원 조성을 비롯해 국내 유일의 해상누각(영일대) 및 스페이스 워크·해상 스카이워크 등 다양한 관광인프라를 구축하면서 해양관광도시 이미지를 굳혀 나가고 있다. 또 2000만 그루 나무심기를 통한 철길숲·해도 도시숲 등 이른바 ‘그린웨이 프로젝트’를 시행하면서 포항은 기존 ‘회색도시’에서 ‘녹색도시’로도 변신했다.
포항시는 이제 역사예술도시로 눈길을 돌리고 있다. 포항시는 올해초 역사·예술이 융합된 ‘글로벌 문화관광도시’로 도약할 것을 선언했다.
먼저 포항이 낳은 역사적 인물인 석곡 이규준 선생(1855~1923)을 기리는 ‘석곡 기념관’을 올해 상반기 중 완공할 예정이다. 기념관은 포항시 남구 동해면 도구리 일원에 53억5000여만원을 들여 지상 2층으로 지어진다.
석곡 기념관은 석곡의 생애와 사상, 역사적 가치를 기리기 위해 경북도문화재(제548호)로 지정된 ‘석곡선생 저술 목판’을 보관하기 위한 수장고와 기획·상설전시실, 상영관 등을 갖춘다. 석곡 선생은 동해면 출신으로 근대 한의학·문학·철학·천문학 등을 폭넓게 연구한 ‘융합형 학자’인 동시에 백성을 치유한 ‘선비의사’로서의 삶을 살았다.
한의학계는 석곡 선생을 사상체질을 주창한 동무 이제마(1837~1899)와 함께 근대 한의학의 양대 산맥으로 높게 평가하고 있다. 그의 발자취는 ‘연구중심 의학대학’ 설립을 추진중인 현 포항의 시대상황에서 더욱 빛을 발한다. 포항시는 석곡 기념관이 시민들의 문화적 자긍심을 높이는 공간이자 지역경제 활성화에 기여할 문화·관광 자원이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신대섭 포항시문화예술과장은 “석곡 기념관은 앞서 조성된 남구 오천읍 일월공원과 동해면 연오랑세오녀 테마공원, 장기면 유배체험관 등과 연계된 영일만의 대표적인 역사문화 인프라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옛 수산물 냉동창고로 사용되다 운영이 중단된 채 방치된 포항 동빈내항 수협창고는 포항의 ‘복합문화 거점 공간’으로 올해 하반기에 거듭난다. 이 창고는 1969년 건립돼 수산물저장과 얼음창고로 활용되다가 2018년 폐쇄됐다.
복합문화 거점 공간은 포항의 문화적 도시재생의 핵심이기도 하다. 영일만 어민들의 삶이 녹아있는 산업유산인 수협창고가 시민들의 예술교류의 장으로 탈바꿈한다. 포항시는 이곳에 다목적 전시장과 아트숍, 문화책방, 루프탑 카페, 예술 창작스튜디오 등을 갖춘다.
포항시는 역사문화도시로 나아가는 또다른 기반시설로 영일만의 정체성이 담긴 역사박물관과 시립미술관 제2관 건립도 계획하고 있다. 이강덕 포항시장은 “영일만의 역사와 예술, 과학기술, 문화를 모두 아우르는 도시 포항을 만들겠다”고 말했다.
백승목 기자 smbaek@kyunghyang.com
Copyright © 경향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단독] 강혜경 “명태균, 허경영 지지율 올려 이재명 공격 계획”
- “아들이 이제 비자 받아 잘 살아보려 했는데 하루아침에 죽었다”
- 최현욱, 키덜트 소품 자랑하다 ‘전라노출’···빛삭했으나 확산
- 수능문제 속 링크 들어가니 “김건희·윤석열 국정농단 규탄” 메시지가?
- 윤 대통령 ‘외교용 골프’ 해명에 김병주 “8월 이후 7번 갔다”···경호처 “언론 보고 알아
- 이준석 “대통령이 특정 시장 공천해달라, 서울 어떤 구청장 경쟁력 없다 말해”
- “집주인인데 문 좀···” 원룸 침입해 성폭행 시도한 20대 구속
- 뉴진스 “민희진 미복귀 시 전속계약 해지”…어도어 “내용증명 수령, 지혜롭게 해결 최선”
- 이재명 “희생제물 된 아내···미안하다, 사랑한다”
- ‘거제 교제폭력 사망’ 가해자 징역 12년…유족 “감옥 갔다 와도 30대, 우리 딸은 세상에 없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