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다현의 다짐 "새해 목표는 첫 우승, 잠들 때마다 상상하면 벅차" [인터뷰]
2001년생 한국 여자배구의 미래로 꼽혀
(용인=뉴스1) 이재상 기자 = 여자 프로배구 현대건설의 미들블로커 이다현(22)은 누구보다 바쁜 2022년을 보냈다. 팀의 정규리그 1위에 핵심 전력으로 활약했고 V리그 올스타전에서는 화려한 춤사위로 팬들의 이목을 사로 잡았다. 태극마크를 달고 '세자르호'에도 승선한 이다현은 2022 발리볼네이션스리그(VNL) 등을 통해 한층 성장했다.
다만 가장 중요한 V리그 우승 트로피는 아직 들지 못했다.
최근 경기도 용인의 현대건설 체육관에서 '뉴스1'을 만난 이다현은 2023년 계묘년(癸卯年) 새해 소망을 묻자 주저 없이 "첫 우승"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 아직 봄 배구 경험 못한 이다현 "계묘년 소망은 무조건 우승"
2019-20시즌 1라운드 2순위로 현대건설 유니폼을 입은 이다현은 아직 우승과 연을 맺지 못했다. 데뷔 첫 해 팀이 정규리그 1위를 달리던 중 V리그가 신종 코로나바이라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조기 종료되면서 챔피언 트로피를 들지 못했다.
지난 2021-22시즌에도 28승3패라는 엄청난 성과를 냈음에도 코로나 사태로 다시 정규리그 1위에 만족해야 했다.
이다현은 "올해 가장 큰 소망은 (리그)우승"이라고 강조한 뒤 "정규리그 우승과 함께 챔프전 승리를 통해 '별'을 꼭 달고 싶다"고 말했다.
그는 "코로나 때문에 2번이나 무산됐다. 그래서 더 우승이 간절하다"고 전했다.
프로 4번째 시즌을 맞이한 이다현은 아직 '봄 배구'도 경험하지 못했다. 2019-20시즌과 2021-22시즌에는 모두 1위를 달리다 시즌이 조기 종료됐고, 2020-21시즌에는 팀이 6위에 머물렀던 탓이다.
이다현은 "아직까지 봄 배구를 하지 못해서 자기 전에 항상 그 생각을 한다"고 강조한 뒤 "만원 관중 앞에서 펼치는 박진감 넘치는 경기를 상상한다. 힘들거나 잘 안 풀릴 때면 침대에서 항상 우승 축포가 터지는 것을 생각한다. 그러면서 스스로 '힘내자'고 각오를 다진다"고 설명했다.
◇ 애늙은이? 벌써 은퇴 후까지 생각하는 완벽주의자
이다현은 나이는 어리지만 자기 관리가 철저하다. 20대 초반이지만 동료나 언니들이 '애늙은이' 같다는 이야기를 할 정도다.
예를 들어 배구를 더 잘하기 위해 모두가 좋아하는 치킨과 같은 기름진 음식을 자제하고 샐러드 등 식단을 관리한다.
이다현은 "다들 애늙은이 같다는 말을 많이 한다. 표현도 22세 같지 않다는 이야기를 자주 듣는다"고 환하게 웃었다.
그는 코트 안에서 완벽주의자를 꿈꾼다. 경기가 잘 풀리지 않거나 패하면 분해서 잠을 설칠 정도다. 그는 스스로의 플레이에 대해 은퇴하는 그 순간까지 만족하지 못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다현은 "예전에 (김)연경 언니도 '잘 됐다고 만족하는 순간 주춤하게 된다'며 비슷한 이야기를 해준 적 있다. 그래서 언니도 연습이나 경기에서 절대 '잘 됐다'는 생각을 안 한다고 하더라. 나 또한 마찬가지다. 앞으로도 은퇴할 때까지 그럴 것"이라고 전했다.
'계획형 인간'인 이다현은 올 봄에 뒤늦게 대학교에 입학할 예정이다. 비록 V리그 일정 때문에 사이버 대학교를 택했지만 이다현은 기대감을 나타냈다.
그는 "배구를 평생하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은퇴 후까지도 생각하고 있다"고 제법 진지한 표정을 지은 뒤 "이번에 (정)지윤 언니랑 함께 사이버대학교에 가기로 했는데 재미있을 것 같다"고 눈을 번뜩였다.
이다현은 이례적으로 전공으로 '심리학과'를 선택했다. 그는 "선수들은 보통 체육학과나 스포츠 관련한 수업을 많이 듣는데 개인적으로 스포츠심리학을 공부해 보고 싶었다. 나중에 기회가 되면 대학원도 가보려고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심리학과)대학교 졸업장이 필요해 준비하려 한다"고 말했다.
◇ "2023년에도 배구를 더 잘하고 싶어요"
지난해 프로 데뷔 후 처음으로 '베스트 7 미들블로커'상을 받은 이다현은 이번 시즌에도 순항하고 있다. 3라운드 초반에 어깨 통증 등으로 인해 2경기 정도 결장한 것을 제외하고는 코트 위에서 꾸준한 퍼포먼스를 발휘하고 있다.
주전 아포짓 스파이커 야스민 베다르트가 허리 부상으로 없었음에도 현대건설이 선두를 질주할 수 있었던 것은 이다현, 양효진, 황연주, 정지윤, 황민경 등 국내 선수들이 고른 활약을 펼쳤기 때문이다.
2022-23시즌 들어 속공, 이동공격, 블로킹, 서브 등이 모두 상위권에 자리하고 있음에도 이다현은 만족보다 아쉬움이 더 크다. 그는 "유일하게 만족스러운 것은 팀 성적"이라면서 "완전체가 아니었음에도 잘 버텨서 팀 적으로는 뿌듯하다"고 말했다.
이어 "코트 안에서 노련함을 갖추고 싶다. 경기에 자주 나가다 보니 상대 공격이 조금씩 눈에는 보이는데, 신경써야할 게 많더라. 유효 블로킹도 신경 써야 하고 상대 공격 코스도 읽어야한다. 더 완벽해지려고 계속 노력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최고의 2022년을 보냈던 이다현은 여전히 배구에 배고프다. 소속팀의 우승과 함께 올해 여자 배구대표팀에 뽑혀 국제 대회에 나가 더 많은 경험을 통해 부족한 부분을 채우겠다고 다짐했다.
그는 "올해 VNL과 (항저우)아시안게임, 파리 올림픽 예선 등 중요한 대회가 모여 있다"면서 "작년에 대표팀 영상을 보면 모든 플레이가 아쉬웠다. 만약 이번에 또 소집된다면 더 나아진 모습을 보여주겠다. 대표팀 동료들과도 시너지 효과가 날 수 있도록 잘 준비 하겠다"고 약속했다.
alexei@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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