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중진단] 강원도 아프리카돼지열병 4년…확산 지속에 양돈농가 “포기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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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원도에서 처음으로 아프리카돼지열병(ASF)이 발생한 시점은 2019년 10월 11일이다.
가장 최근에는 지난 11일 철원군 동송읍 소재 양돈농가에서 올해 첫 농가 내 ASF 확진이 발생했다.
해당 양돈농가는 지난 5일 ASF 발생농가인 경기도 포천시 양돈농가의 가족 농장으로 포천 농장 확진 이후 정밀검사를 진행하는 과정에서 지난 11일 확진 판정을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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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원도에서 처음으로 아프리카돼지열병(ASF)이 발생한 시점은 2019년 10월 11일이다. 철원군 원남면에서 ASF에 감염된 야생멧돼지가 발견된 이후 강원도는 햇수로 4년째 ASF와의 전쟁을 치르고 있다. 치사율 100%인 ASF는 예방만이 유일한 방법이지만 4년이 다 되도록 농장 내 확산은 계속되고 있다.
특히 최근 들어서는 연달아 확진이 되거나 대규모 양돈단지에서 확진이 발생하기도 하면서 문제는 더욱 심각해지고 있다. 장기화 된 ASF는 이제 어디서 어떻게 확진되는지도 알 수 없고 엄격한 방역조치는 양돈농가를 지치게 하고 있다.
■강원도내 양돈농가 확진 13건
도내 농장 내 ASF 첫 확진은 도내 야생멧돼지 ASF 확진이 발생한 지 1년이 지난 2020년 10월 8일 화천군 상서면 소재 양돈농가에서 발생했다. 다음 해인 2021년 5월 영월군 주천면 소재 흑돼지 농가에서도 확진이 발생했고 이후 연달아 5건의 농장 내 ASF 확진이 잇따랐다. 2022년에는 홍천 굴운리 소재 양돈농가에서 ASF 바이러스가 확인된 것을 시작으로 양구, 춘천, 철원 등 기존에 농장 내 발생이 없었던 곳에서도 확진이 속출했다.
가장 최근에는 지난 11일 철원군 동송읍 소재 양돈농가에서 올해 첫 농가 내 ASF 확진이 발생했다. 해당 양돈농가는 지난 5일 ASF 발생농가인 경기도 포천시 양돈농가의 가족 농장으로 포천 농장 확진 이후 정밀검사를 진행하는 과정에서 지난 11일 확진 판정을 받았다. 강원도 방역당국은 농장에서 사육 중인 돼지 2369여 마리에 대해 살처분을 실시했다.
이로써 도내 양돈농가 ASF 발생건수는 총 13건(화천 2건, 인제 2건, 홍천 2건, 영월 1건, 고성 1건, 양구 1건, 춘천 2건, 철원 2건)으로 늘어났다. 살처분 된 돼지만 3만8527마리다.
■“도대체 언제까지”…지치는 농민들
벌써 햇수로 4년째 최전선에서 ASF와 사투를 벌이고 있는 도내 양돈농가들은 이제 자포자기한 상태다. 정부의 방역지침대로 8대방역시설을 갖추고 방역에 나섰지만 이어지는 농장내 ASF 발생은 그치지 않고 있고 방역조치 탓에 경제적 피해를 입는 경우도 허다한 상황이다. 가장 큰 문제는 이동제한 조치다.
현재 원칙적으로 ASF 농가 내 확진이 발생하면 소독, 살처분, 정밀검사 등 방역조치를 실시한 뒤 30일간 방역대 10㎞ 내 농가에 대해 이동제한 조치가 내려진다. 이동제한 조치가 내려지면 방역대 외부로 분뇨를 반출하지 못하고 돼지 입·출하도 불가하다. 이 과정에서 양돈농가들은 분뇨를 농가 내에 보관해야 하고 돼지도 적정 무게로 출하하지 못하면서 경제적 피해를 입을 수밖에 없는 실정이다.
정부는 지난해 11월 아프리카돼지열병 방역실시요령 고시 제정안을 행정예고 했는데 바뀐 제정안에서는 사육돼지에서 ASF가 발생하면 발생농장과 반경 500m 내 사육돼지를 살처분하도록 하고, 반경 10㎞ 내 이동제한·정밀검사·소독 등 방역조치를 30일 실시하도록 했다.
이는 기존 방역실시요령과 큰 차이가 없으며 농민들이 요구하는 발생농가만 살처분, 이동제한 범위·기간 축소와는 거리가 멀다. 일부 농가에서는 매일 수십t씩 쏟아지는 분뇨를 감당하지 못하고 하천으로 유출시켜 가축분뇨법 위반으로 벌금을 선고받기도 했다.
이에 양돈농가들은 이제는 농가를 생각하는 방역책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배상건 대한한돈협회 강원도협의회장은 “양돈농가들은 이게 전부고 생업인 상황에서 정부의 방역정책은 아쉬운 부분이 너무 많다”며 “정부와 농가 모두 장기화된 ASF에 지쳐가는 것은 맞지만 그래도 양돈농가를 생각하는 방역대책을 수립하려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김정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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