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항공·아시아나 EU 심사 앞두고, 유럽 넘보는 LC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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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연합(EU) 경쟁 당국이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 합병심사를 2월 17일 마무리하겠다고 발표한 가운데, 저비용항공사(LCC)들은 유럽행 등 중장거리 노선을 확장하며 운수권 및 슬롯 재배분에 대비하는 모습이다.
EU 경쟁당국은 소비자 피해를 막기 위해 대한항공이 아시아나항공을 대체할 항공사를 데려오는 것을 합병 승인의 조건으로 두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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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연합(EU) 경쟁 당국이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 합병심사를 2월 17일 마무리하겠다고 발표한 가운데, 저비용항공사(LCC)들은 유럽행 등 중장거리 노선을 확장하며 운수권 및 슬롯 재배분에 대비하는 모습이다. 슬롯은 항공기가 공항에서 이·착륙을 하거나 이동하기 위해 배분된 시간이다.
EU 경쟁당국은 소비자 피해를 막기 위해 대한항공이 아시아나항공을 대체할 항공사를 데려오는 것을 합병 승인의 조건으로 두고 있다. 두 회사가 합병을 위해 보유한 유럽행 노선을 반납하면 중복 운수권 및 슬롯이 다른 LCC에 재배분된다. EU 경쟁당국은 지난해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의 기업결합심사를 진행하며 국내 LCC로부터 양사의 합병에 대한 입장을 듣기도 했다.
앞서 중국은 지난달 26일 양 사의 합병을 승인했다. 이에 따라 대한항공과 아시아나가 갖고 있던 9개 중국 노선은 LCC에 재배분되게 됐다.
EU 경쟁 당국이 다음달 17일 승인 여부를 결론짓겠다고 하자 LCC들은 파리, 호주 등 중장거리를 감당할 수 있는 여객기를 잇달아 도입하는 등 대한항공과 협의하고 있다.
에어프레미아의 경우 인천∼파리 노선에 취항할 수 있는 대형 항공기 ‘B787-9′를 보유하고 있으며, 상반기 내 같은 기종으로 4호기와 5호기를 도입할 예정이다. B787-9는 300명 이상 탑승이 가능하고 1만5000㎞ 이상 운항할 수 있는 중대형 항공기다. 앞서 에어프레미아는 인천~프랑크푸르트 노선 운수권도 확보한 바 있다.
에어프레미아는 유럽 경쟁 당국에 취항 의사가 있다는 신청서를 제출했다. 한 항공업계 관계자는 “인천~파리 노선을 두고 대한항공이 많은 LCC와 논의 중인 것은 맞지만, 에어프레미아가 가장 유력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티웨이항공은 유럽노선까지는 확보하지 못했으나, 지난해 중장거리 항공기 에어버스 A330-300을 도입하고 호주와 동유럽 국가들로 영토를 확장한 상태다. 티웨이항공은 중대형기 A330-300 1호기를 시작으로 올해 상반기에 순차적으로 총 3대를 도입하고 영국 런던, 프랑스 파리, 미국 로스앤젤레스와 뉴욕 등을 운항할 수 있는 중대형기를 추가로 들여올 방침이다.
앞서 정홍근 티웨이 회장은 지난해 초 기자간담회에서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의 합병으로 26개의 운수권이 재분배 대상이 됐는데 장거리 노선에 관심이 많다”며 “파리, 런던, 바르셀로나 등 알짜 노선 운수권이 배분될 것으로 보인다”고 노선 확장에 대한 의지를 드러내기도 했다.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이 EU 경쟁당국의 승인을 받는다고 해도 필수 신고국가인 미국, 일본 및 임의 신고국가인 영국의 기업 결합 승인이 남았다. 영국 경쟁 당국은 대한항공이 제출한 시정안을 수용했고 조만간 이를 확정할 것으로 알려졌다. 자국 운수권에 대해 까다롭기로 소문난 유럽의 승인을 받으면 미국과 일본 승인 절차도 순조롭게 진행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으나, 두 회사는 긴장의 끈을 놓지 못하고 있다.
한 항공업계 관계자는 “기본적으로 모든 국가가 지역 이기주의 기조를 깔고 가기 때문에 어느 국가든 쉽지 않다. 중국 승인 과정 역시 시장 경쟁 제한 요소로 오랜 기간 협상한 것으로 알고 있다. 유럽이 만약 승인하더라도 미국, 일본과의 절차가 순항하리라는 보장은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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