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뒷걸음' 韓 수출 원인도 해결도 '반도체'…中 성장세에 달렸다

문창석 기자 2023. 1. 22. 07:30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中 스마트폰·IT 부진에 韓 반도체 타격…수출액 급감
韓 경제성장률 1%대 전망…하반기 반도체 회복 기대
중국 상하이에서 중국기가 바람에 휘날리고 있다. 22.10.14 ⓒ 로이터=뉴스1 ⓒ News1 권진영 기자

(서울=뉴스1) 문창석 기자 = 지난해 경기 침체로 중국의 경제 성장률이 크게 낮아지면서 대중(對中) 수출 비중이 높은 한국 경제에도 빨간불이 켜졌다. 특히 그동안 수출을 이끌어 온 국내 반도체 산업이 중국 내 전자산업의 부진으로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낮은 성적표를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이르면 2분기 코로나19 확산세가 안정화되면서 중국 내 IT기기 수요가 증가세로 회복할 것이라는 기대감도 나온다. 중국 정부가 경기 부양 의지를 밝히고 있는 것도 긍정 요인으로 꼽힌다.

21일 중국 국가통계국에 따르면 지난해 중국의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은 3%인 것으로 나타났다. 목표치(5.5%)를 크게 밑돈 것은 물론이고 코로나19 초기였던 2020년(2.2%)를 제외하면 문화대혁명으로 혼란스러웠던 1976년(-1.6%) 이후 50년 만에 가장 낮다.

지난해 '제로 코로나' 정책의 영향이 가장 컸다는 분석이다. 상하이·베이징 등 주요 대도시가 전면 봉쇄되면서 생산과 소비가 모두 위축된 탓이다. 중국 내 소비심리를 반영하는 소비자신뢰지수는 코로나19 확산으로 지난해 4월 100 이하로 떨어진 이후 가장 최근 통계인 11월까지 반등하지 못하고 있다.

중국 소비자신뢰지수 변화(코트라 제공).

특히 중국 내 전자산업의 부진이 두드러졌다. 시장조사업체 카운터포인트에 따르면 지난해 코로나19로 중국 내 아이폰 생산시설인 폭스콘 정저우 공장이 가동 차질을 빚으면서 중국 시장 스마트폰 출하량(전년 대비)은 △9월 -5% △10월 -27% △11월 -36% 등 대폭 감소했다. IT기기 소비도 부진하다. 금융정보업체 데이터스트림에 따르면 지난해 11월 중국 IT 수요는 전년 대비 15.1% 줄어 4개월 연속 감소세를 이어갔다.

중국 내에서 전방산업이 부진하자 이들 제품의 필수 부품인 반도체 산업이 큰 타격을 입었다. 한국의 반도체는 전체 대중 수출액의 약 40%를 차지하는 최대 수출 품목이다. 관세청에 따르면 지난해 반도체 수출액은 전년 동기와 비교해 △9월 -4.9% △10월 -16.4% △11월 -28.5% △12월 -38% 등 감소 폭이 갈수록 커지고 있다.

이에 따라 한국의 전체 수출액도 급감하는 추세다. 중국은 한국 전체 수출의 22.8%(2022년 기준)를 차지할 정도로 비중이 높은 국가다.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지난해 대중 수출액은 1558억달러로 전년보다 4.4% 감소했다. 특히 반도체 업황이 꺾인 하반기로 갈수록 심해졌다. 전년 대비 대중 수출액은 지난해 4월부터 12월까지 7개월 연속 감소했다. 11월(-25.5%)과 12월(-27%)에는 전년과 비교해 무려 20%대로 대폭 줄었다. 이 여파로 한국의 무역수지는 9개월 연속 적자를 기록 중이다.

중국 베이징 시민들이 텅 빈 거리를 오토바이와 자전거를 타고 이동하고 있다. ⓒ 로이터=뉴스1 ⓒ News1 최종일 기자

문제는 올해도 중국 경제의 반등이 불투명하다는 점이다. '제로 코로나' 정책은 포기했지만 최근 중국 내 확진자가 급증하면서 당분간 스마트폰·PC 등 IT기기 산업은 물론 내수 시장 전반에서 회복이 더딜 것으로 예상된다.

이는 한국의 올해 경제성장률에도 부정적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이달초 정부는 올해 경제성장률을 1.6%로 제시했다. 2000년 이후 연간 경제성장률이 2% 밑으로 떨어진 건 글로벌 금융위기 직후인 2009년과 코로나19 확산이 시작된 2020년 뿐이다. 한국은행(1.7%)·한국개발연구원(1.8%)·하나금융경영연구소(1.8%) 등 주요 기관들 역시 경제성장률을 1%대로 예측했다.

재계에선 그동안 높은 대중 수출액으로 한국 경제를 이끌어 온 반도체 산업이 살아나야 위기를 빠르게 탈출할 것이란 의견이 많다. 대중 수출이 살아나지 않을 경우 현재 거론되는 1% 중후반대의 경제성장률이 위태로울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열린 제24회 반도체대전(SEDEX 2022)에 반도체 웨이퍼가 전시돼 있다. 2022.10.5/뉴스1 ⓒ News1 구윤성 기자

반도체 업계는 이르면 2분기에서 하반기쯤 코로나19 확산이 안정되며 중국 내 IT기기 수요가 증가세로 회복할 것으로 기대한다. 여기에 중국 가계의 유동성이 증가하고 있다는 점도 주목하고 있다. 당장은 소비를 미루고 있지만 경제 불안이 해소되면 소비 욕구가 거세지는 모멘텀이 될 수 있다는 것이다. 중국 정부가 경기 부양 의지를 밝히고 있는 것도 긍정적이다.

송명섭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중국 정부의 강력한 경기 부양은 한국 반도체에도 매우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며 "최근 중국 지방 정부의 특수채 발행액이 대폭 증가했고 인프라 투자액 증감률도 상승하고 있다"고 말했다.

themoon@news1.kr

Copyright ©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