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스타게임 진기록의 사나이’ 이관희가 전한 뒷이야기
이관희는 창원에서 열렸던 2018~2019시즌 올스타게임에 처음 출전한 이후 계속 올스타로 선발되고 있다.
이관희는 지난 시즌 올스타게임에서는 15분 10초 출전해 11점 11리바운드 7어시스트를 기록했다.
역대 올스타게임 기준 최소 출전시간 더블더블의 주인공이다.
이관희보다 적은 시간을 뛰고도 두 자리 리바운드를 잡은 선수는 있다. 2003~2004시즌 올스타게임에서 R.F. 바셋은 14분 39초 출전해 10개 리바운드를 기록했음에도 9점에 그쳐 더블더블에는 실패했다.
이관희는 올해 올스타게임에서는 2쿼터에만 17점을 몰아치는 등 13분 2초만 뛰고도 19점 5리바운드 4어시스트 2스틸을 기록해 또 한 번 더 최고의 효율을 보여줬다.
이관희보다 적은 시간을 뛰고도 더 많은 득점을 올린 건 2016~2017시즌 오데리언 바셋이 9분 18초 출전에도 22득점한 사례뿐이다.
참고로 이 기록은 최종 출전시간 기준이다. 올스타게임에서 한 쿼터에만 19점 이상 올린 선수가 2명(리 벤슨 21점, 마커스 랜드리 20점) 있다.
지난 20일 대구 한국가스공사와 경기를 앞두고 이관희를 만나 올스타게임과 관련한 이야기를 나눴다.
이관희는 먼저 3점슛 콘테스트를 언급하자 “핑계를 대고 싶지 않지만, 앞에 문성곤 선수가 쐈는데 공에 땀을 다 묻혀놨더라. 이호현 선수도 에어볼이 나오기도 했다. KBL에서 3점슛 콘테스트에 사용하는 공을 모두 새 공으로 준비한다. 새 공인데다 땀까지 묻어 있어서 쉽지 않았다. 핑계이지만, 아쉽다”며 “충분히 우승할 수 있는 상황이었는데 말이 안 된다”고 했다.
지난 시즌 우승 선수로 그런 걸 이겨내야 하는 거 아니냐고 하자 이관희는 “KBL에서 완전 새 공을 줬는데 KT가 사용하던 공을 줬으면 어땠을까?”라며 “허웅 선수가 우승했지만, 예선 탈락한 내 자존심이 허락하지 않는다”고 했다.
이관희는 2쿼터에만 17점을 몰아쳐 후반에도 그 기세를 이어나간다면 충분히 MVP까지 노려볼 수 있었다. 그렇지만, 후반 출전시간이 적어 오히려 이색 기록의 주인공이 되었다.
이관희는 “우리 팀 주장인 이대성 선수가 이기기 위해서 최선을 다할 선수들을 뽑았다고 했다. 2쿼터에 들어가는 선수들도 워낙 좋았다. 슛 감각도 좋았는데 패스를 잘 준 캐롯의 이정현 선수나 변준형 선수 덕이 아닌가 생각한다”고 17점을 올린 2쿼터를 되새겼다.
2쿼터 종료 기준 가장 유력한 MVP였던 이관희는 “MVP를 생각하고 뛰지 않았다. 아셈 마레이 선수를 제외하고 이재도 선수와 내가 창원 팬들에게 조금 더 좋은 플레이를 보여줄 수 있었는데 내가 몸이 좋지 않아서 조상현 감독님께서 너무 오래 뛰지 말라고 특명을 내리셨다. 10분 안에 최선을 다해서 뛰고 왔다”며 “몸 상태 때문에 많은 시간을 뛸 수 없었지만, 나는 창원 LG를 대표해서 (올스타게임에) 나간 선수니까 이재도 선수처럼 재미없게 뛸 수는 없다(웃음). 뛰는 한 내가 할 수 있는 역량을 최선을 다하고 나왔다”고 했다.
이제는 올스타게임 출전이 상수가 되어버린 이관희는 “올스타게임과 3점슛 콘테스트에 나가는 건 당연한 거라고 생각한다”며 “내년에는 진짜 우승을 목표로 할 거다. 2번 우승한 선수가 4명 밖에 없다고 하더라. 그 타이틀을 노리고 있었는데 이번에 아쉽게 떨어져서 자존심이 상한다”고 했다.
지금까지 3점슛 콘테스트에서 2번 우승한 선수는 우지원(1997, 1999~2000), 문경은(2001~2002, 2007~2008), 전준범(2016~2017, 2017~2018), 조성민(2015~2016, 2018~2019) 등이다.
이관희는 “지난 시즌에도 올스타게임 이후 슛 감각이 좋았다. 그 감각을 4라운드에서 이어나가고 싶고, 이제는 어느 정도 윤곽이 나왔기에 삼성처럼 이길 팀은 확실하게 이기고 나가겠다”고 다짐했다.
#사진_ 점프볼 DB(유용우, 윤희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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