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찬선의 신항공여지도]'가시거리 400m 미만' 저시정에도 항공기는 뜨고 내린다

홍찬선 기자 2023. 1. 22. 07: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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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내용 요약
지난 13일 김포·인천공항 일대에 짙은안개
'저시정 경보' 가시거리 400m 미만시 발령
저시정 경보에 김포·인천공항 항공기 운항
항공기의 HUD와 공항에 계기착륙장치 활용
인천국제공항과 김포공항 'CATⅢ' 최고등급
인천공항, 저시정 75m에서도 자동착륙 가능

[인천공항=뉴시스]홍찬선 기자 = 사진은 인천국제공항에 낀 짙은안개 사이로 항공기가 이륙을 하고 있다. 2023.01.22. mania@newsis.com

[서울=뉴시스] 홍찬선 기자 = 지난 13일 오전 7시 인천공항고속도로에는 짙은 안개가 끼기 시작했습니다. 이 안개는 김포공항을 지나 더 거세게 밀려옵니다. 곧 운전자의 시야까지 방해합니다.

이날 목적지는 인천공항. 인천공항요금소를 지나 영종대교를 진입할 때쯤 이 안개는 절정에 달합니다. 구간단속 시작점 부터 속도를 감속하라는 안내방송이 나오고 시속 100㎞/h였던 이 구간은 80㎞/h로 감속해야 했습니다.

영종대교를 3분의 1쯤 지났을때 눈앞의 가시거리가 10m도 채 안될 만큼 뿌연 안개가 운전자의 시야까지 가로 막습니다. 설마하는 마음에 차량의 속도를 절반가량 줄이고 전조등과 안개등, 비상등까지 켜가며 주의운전을 해야 했습니다.

설령 후미등 등을 켜지 않은 스텔스(stealth) 차량이 있더라면 분명 대형사고는 불보듯 뻔 했습니다.

[인천공항=뉴시스] 홍찬선 기자 = 지난 13일 인천공항 제1여객터미널 진입로에 짙은 안개가 껴 있다. 2023.1.22. mania@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10살이 넘은 기자의 차량은 자동으로 켜지고 꺼지는 옵션은 하나도 없습니다. 물론 운전자를 보조해주는 역할의 옵션도 당연히 없습니다. 오롯이 운전자가 앞차와의 간격을 유지하고 주변을 지나는 차량에 주행 중인 차가 있음을 알려야하는 상황이 된 것입니다. 의지 할 것이라고는 휴대폰 네비게이션 티맵(Tmap)이 전부였습니다.

항공기상청도 이날 새벽부터 오전까지 김포공항과 인천공항에 저시정경보를 발령했습니다. 저시정 경보는 가시거리가 400m 미만일 때 발령됩니다.

그런데 저 멀리 인천국제공항에서 짙은 안개를 뚫고 항공기가 이륙하는 모습이 눈에 보였습니다. 마치 큰 새 한마리가 비상하는 모습이었습니다.

이런 날씨에도 비행기가 어떻게 뜨고 내리는 것일까 궁금했습니다. 적어도 이런 날씨에는 승객의 안전을 위해서라도 항공기의 운행을 지연해야한다는 생각이 먼저 들었습니다.

이런 제 생각은 오산이었습니다. 이날 인천공항에서는 기상으로 인한 여객기은 지연 및 결항은 단 한편도 없었습니다.

저시정경보에도 항공기가 이착륙할 수 있는지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 등에 알아봤습니다.

대한항공 관계자는 "항공기가 이착륙을 할 경우에는 바람(풍향, 풍속), 시정, 기온, 기압 등의 영향을 받게 되는데 특히 앞이 보이지 않는 저시정 조건에서는 항공기와 공항에 설치된 최첨단 장비가 활용된다"고 답했습니다.

[인천공항=뉴시스] 사진은 대한항공 조종사들이 인천공항 이륙 전 점검을 하고 있다. (사진=대한항공 제공)2023.01.22.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이 경우 항공기에 장착된 HUD(Head-Up Display)를 활용하게 됩니다. HUD는 항공기 앞 유리에 각종 정보를 제공해주는 장치입니다.

자동차에도 장착되는 이 장비는 항공기 조종석 유리에 활주로의 남은 거리와 시속, 목표 고도 등의 정보가 제공되고 조종사는 HUD의 정보에 따라 안전하게 공항 활주로를 이착륙을 할 수 있게 되는 것입니다.

지난 2017년에는 중국 산둥성 지난시 야오창 국제공항에서 HUD가 장책된 산둥항공의 비행기 15대가 가시거리 150m의 짙은 안개 속에서도 모두 이륙에 성공한 사례도 있습니다.

또한 항공기가 착륙할 경우에는 공항에 설치된 계기착륙장치(ILS)를 활용하게 됩니다.

계기착륙시스템은 공항 활주로 중심에 정대(Localizer), 강하 각도(Glide Slope), 활주로까지의 거리(Marker Beacon)에 대한 정보가 전파를 통해 제공되며, 항공기의 정밀 접근이 가능하도록 도와주게 됩니다.

ILS는 Category(CAT) Ⅰ, Ⅱ, Ⅲ로 등급이 세분화 되는데, 숫자 등급이 높을수록 악조건에서도 착륙이 가능합니다. 물론 기상악화 속에서도 계기착륙시스템을 사용하기 위해서는 공항과 항공기, 운항 승무원의 자격도 필요합니다.

국내에서는 인천공항과 김포공항이 CAT Ⅲ의 최고등급으로 운영되고 있습니다.


인천공항을 예로 들면 항공기에 관련 장비가 장착돼 있고, 조종사가 훈련을 받았다면 저시정 75m에서도 자동 착륙을 통해 안전한 운항이 가능하게 되는 것입니다.

국내 항공사 관계자는 "지역공항을 제외한 김포와 인천공항의 경우에는 저시정 경보가 발령되더라도 항공기가 정상적으로 운항할 수 있도록 최고등급의 시스템을 갖추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공감언론 뉴시스 mania@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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