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택근무=연봉 1000만원 가치"…회사 복귀령에 곳곳서 마찰
"재택 중에도 실적 좋았는데 왜 사무실 출근해야 하나요?"
"재택할 이유(코로나19)가 끝났는데 왜 출근을 안 해요?"
코로나19 대유행 당시 선도적으로 재택근무를 도입했던 ICT(정보통신기술)업계가 올해부턴 '회사 복귀령'을 내렸다. 지난 2년간 뉴노멀이 된 재택근무가 종료하자 곳곳에서 노사간 마찰이 불거진다.
6개월 만에 전면 재택근무를 종료하기로 한 카카오가 대표적이다. 지난해 6월 카카오 본사 직원 수가 3603명인데, 노동조합 가입자가 1900명에 달하면서 '과반 노조' 달성을 눈앞에 뒀다. 노조는 1년에 4차례나 바뀐 '오락가락 근무정책'을 지적한다. 하지만 사무실 복귀 정책이 기폭제가 된 측면도 크다. 이미 3N(넥슨·엔씨소프트·넷마블) 등 지난해 6월부터 전원 사무실 출근 중인 게임사에서도 불만의 목소리가 높다.
직원들 사이에서 재택근무는 '복지'라는데 이견이 없어 보인다. 출퇴근 시간을 절약해 개인시간을 더 많이 가질 수 있는 데다, 불필요한 회식과 감정노동도 사라져서다. 비대면 문화에 익숙한 MZ세대 사이에선 '전면 재택은 연봉 1000만원의 가치'라는 얘기까지 나온다. 지난해 하반기부터 사무실 출근을 시작한 30대 직장인은 "저녁이 있는 삶이 사라졌다"라며 '엔데믹 블루'를 토로했다.
해외에선 대놓고 재택근무를 저격한다. "재택근무엔 그 어떤 장점도 없다"는 리드 헤이스팅스 넷플릭스 창업자가 대표적이다. "주 40시간을 사무실에서 일하지 않으면 테슬라를 떠나라"던 일론 머스크도 트위터를 인수하자마자 재택근무를 폐지했다. 밥 아이거 월트디즈니 CEO(최고경영자)도 "창조성이 핵심인 콘텐츠 산업에서 동료와의 협업은 대체 불가능하다"며 3월부터 주 4회 이상 출근토록 했다.
자칫 역풍을 맞을 가능성도 있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구글에서 스카우트한 머신러닝 전문가 이언 굿펠로는 지난해 애플이 주3회 출근을 강제하자 회사를 떠났다. 또 올 초 글래스도어가 발표하는 '2023년 일하기 좋은 100대 기업'에서 100위권 밖으로 처음 밀려났다. 재택근무 축소가 부정적인 영향을 미쳤다는 평가다. 실제 한 설문조사에서 애플 직원 56%는 출근 강요로 '회사를 떠나고 싶다'고 응답했다.
이에 사무실로 출근하더라도 근무시간과 근무일을 자유롭게 조정하는 등 근무환경을 유연화해야 한다는 제언도 있다. 거점 오피스를 확대하거나 '완전 선택적 근로시간제' 등을 도입하는 방안이 대안으로 거론된다. IT기업 관계자는 "출근하더라도 상사와 떨어져 일하길 원하는 등 지난 2년간 조직문화가 180도 달라진 만큼 그에 걸맞은 환경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윤지혜 기자 yoonjie@mt.co.kr
<저작권자 ⓒ '돈이 보이는 리얼타임 뉴스' 머니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Copyright © 머니투데이 & mt.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 "유명 연예인, 고양이 발톱 다 뽑아놔"…수의사 '경악'한 이유 - 머니투데이
- '빈센조' 출연 배우 나철, 37세 사망…갑작스런 건강 악화 - 머니투데이
- "앗, 실수"…780만원→2.3억원 뛴 무인도, 또 경매 나온 사연 - 머니투데이
- 신동엽 "날 괴롭힌 개그맨 선배, '그것밖에 안 되는구나' 연민 느껴" - 머니투데이
- '방송 퇴출' 조형기, 아들 둘 모두 연예계 두각…"父 꼬리표 싫다" - 머니투데이
- 하노이에 한국처럼 집 지었더니 "완판"…이번엔 '베트남의 송도' 만든다 - 머니투데이
- 롤스로이스 박살났는데 "괜찮다"한 차주…알고보니 짜고 친 고스톱? - 머니투데이
- "9.3억 아파트, 한달도 안돼 이렇게나"…대출 옥죄기에 집값 주춤 - 머니투데이
- 머스크 SNS엔 돈 보인다?…땅콩 이모티콘 하나에 밈코인 150% '폭등' - 머니투데이
- '아이 셋·아빠 셋' 고딩엄마…이혼+동거소식에 큰아들 "미쳤나 싶었다" - 머니투데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