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존재감' 커진 김건희 여사…정치·문화·외교 전방위 '광폭 행보'
尹대통령 순방 '밀착 동행'…만수르 친분 쌓고 '문화 교류' 일임
(서울=뉴스1) 최동현 기자 = 윤석열 대통령의 부인 김건희 여사의 '존재감'이 부쩍 커졌다. 새해를 맞아 '보수 텃밭'인 대구를 찾고, 윤 대통령의 순방길에 밀착 동행하며 해외 정·관계 인사들과 친분을 쌓았다. 집권 초 외부 노출을 자제하던 '조용한 내조'에서 벗어나 '퍼스트레이디'(Frist lady) 역할에 본격적으로 나선 모습이다.
22일 대통령실에 따르면 김건희 여사는 지난 14~21일 윤 대통령의 아랍에미리트(UAE) 국빈 방문과 스위스 순방에서 총 6차례의 단독 일정을 소화했다. 한-UAE 정상회담과 세계경제포럼(WEF·다보스포럼) 특별연설 등 정상외교를 제외하면 윤 대통령의 동선 대부분에서 김 여사가 등장했다.
김 여사는 외교 무대 전면에 나섰다. 국내에 '만수르'로 널리 알려진 셰이크 만수르 빈 자이드 알 나흐얀 UAE 부총리 겸 대통령실 장관과 친분을 쌓고, 'UAE 국모'로 불리는 셰이카 파티마 빈트 무라바크 알 케이트 여사와도 각별한 인연을 맺었다. 윤 대통령이 '세일즈 외교'에 전념하는 동안 현지 유력 인사들과 교류하는 외교 내조에 집중했다.
김 여사는 15일 윤 대통령과 모하메드 빈 자이드 알 나흐얀 UAE 대통령과의 국빈 오찬에서 만수르 부총리 옆자리에 배석했다. 이때 만수르 부총리는 "조만간 한국을 방문할 예정"이라며 "한국 방문 때 들를 만한 좋은 장소를 추천해달라"고 부탁했는데, 김 여사는 "한국을 찾으면 관광지를 추천해주겠다"며 향후 별도로 연락을 주고받기로 했다고 한다.
김 여사는 같은 날 UAE 수도 아부다비의 '바다궁'에서 모하메드 대통령의 어머니인 파티마 여사의 초청 만찬에 참석했는데, 두 사람은 '엄마와 딸' 수준의 각별한 인연을 맺은 것으로 전해진다. 파티마 여사는 김 여사의 미모와 인문학적 소양에 큰 감명을 받고, 화기애애한 분위기 속에서 담화가 오갔다는 전언이다. 파티마 여사는 한국 방문에도 관심을 보인 것으로 전해진다.
김 여사는 본업인 '문화예술 교류' 행보에도 적극적으로 나섰다. 김 여사는 지난 15일 누라 알 카아비 UAE 문화청소년부 장관과 대통령궁인 '알 와탄 궁' 도서관을 찾은 자리에서 우리나라 책을 언급하며 "한국 문화콘텐츠가 책에서 영화나 드라마로도 확대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또 올해 6월 예정된 서울 국제도서전에 대한 관심을 당부하기도 했다.
17일 두바이 미래박물관에서 셰이카 라티파 빈트 모하메드 알 막툼 공주와 환담을 가진 자리에선 아트페어, 북페어, 두바이 디자인주간 등 프로젝트에 아직 한국이 주빈국으로 참여하지 못했던 것을 언급하며 "한국과 두바이가 다양한 문화교류를 통해 미래를 함께 열어가며 발전할 수 있는 기회가 마련되기를 바란다"고 당부하기도 했다.
김 여사는 18일 스위스 다보스포럼에서 영상작가 이미 흄즈, 싱어송라이터 아키노암 니니(노아), 기타리스트 길 도르 등 세계 각 분야 예술가들을 만나 한국 방문을 제안하기도 했다. 19일에는 스위스 취리히 알베르토 자코메티 재단도 찾았다. 김 여사는 지난 2017~2018년 서울에서 열린 스위스 출신 조각가 알베르토 자코메티 한국 특별전을 기획한 인연이 있다.
김 여사의 행보가 '정치 영역'으로 확장한 점도 주목할 대목이다. 그는 지난 12일 올해 첫 공개 행보로 대구 서문시장을 찾아 설맞이 장을 보고 지역 상인과 시민들을 만나 새해 덕담을 나눴다. 대구는 '보수의 심장'이자, 윤 대통령이 2021년 6월 정치 참여를 선언하고 처음 영남권을 방문했을 때 찾은 곳이다.
김 여사는 시장 곳곳을 돌며 카스텔라·납작만두·어묵·가래떡·치마 등을 구매했다. 분식집에서 떡볶이와 납작만두를 먹을 때는 상인이 "이런 데서는 처음 드시는 것 아니냐"고 묻자, 김 여사는 "아니에요. 제가 딱 좋아하는 스타일"이라고 대답했다. 김 여사는 시장으로 시민들이 몰리자 양팔로 '손 하트'를 그리며 적극 소통에 나섰다.
정치권은 윤석열 정부가 집권 2년차에 들면서 김 여사도 적극적인 '국정 내조'에 나섰다고 평가하고 있다. 지난해 김 여사는 필수적인 공식 일정 외에는 취약계층을 챙기거나 문화예술 등 비(非)정치 영역 행보에 집중했지만, 연말 연초를 기점으로 문화·정치·외교를 넘나들며 '광폭 행보'에 나섰다는 분석이다.
윤 대통령은 최근 김 여사에게 '낮은 자세로 많이 다녀라'라며 적극적인 대외 활동을 당부한 것으로 알려졌다. 윤 대통령은 지난 2일 공개된 신년 인터뷰에서 "취임해보니 배우자도 할 일이 적지 않더라"며 "어려운 이웃을 배려하는 일을 대통령이 다 못 한다"고 말하기도 했다.
김 여사의 향후 보폭은 더욱더 넓어질 것이라는 게 여권 안팎의 관측이다. 한 대통령실 관계자는 "대통령이 다 못 챙기는 영역, 자립준비청년이나 한부모 가정처럼 소외된 사람들을 챙기는 것이 영부인의 역할이다. 역대 (영부인들도) 그랬다"라며 "윤 대통령도 영부인에게 '낮은 자세로 많이 다녀라'라고 당부하신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dongchoi89@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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