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쉿' 도발 세리머니...원정 경기서 홈 팬들에게 한방 먹인 정지석, '대한항공 진짜 에이스' [유진형의 현장 1mm]
[마이데일리 = 수원 유진형 기자] 세트스코어 2-2. 마지막 5세트도 시소게임을 하며 듀스가 됐다. 대항항공은 한국전력 서재덕의 공격 범실로 17-16 리드를 잡았고 정지석의 서브 차례가 되었다.
정지석은 올 시즌 서브 득점 4위(세트당 0.48개)를 기록 중인 강서버로 한국전력 리시브를 흔들 수 있는 찬스였다. 대한항공 선수들은 그의 등을 두드리며 '토종 에이스'에 대한 믿음을 보였다.
크게 심호흡을 한 정지석은 공을 높이 올린 뒤 서비스에어리어 뒤쪽에서부터 달려오며 점프해서 스파이크하듯이 강력하게 서브를 보냈고 공은 한국전력 코트 구석에 꽂혔다. 서브에이스로 길었던 승부에 마침표를 찍은 그는 주먹을 불끈 쥐며 포효했다. 그리고 한국전력 응원석을 보며 손가락을 입에 가져가며 '쉿' 세리머니를 펼쳤다. 그 순간 한국전력 응원석은 침묵했고 대한항공 원정 응원석에서는 환호성이 터져 나왔다.
이렇게 정지석의 서브에이스로 20일 경기도 수원체육관에서 열린 2022-23시즌 도드람 V리그 한국전력과 대한항공의 경기는 2시간 15분의 혈투 끝에 세트스코어 3-2(25-22 22-25 25-18 15-25 18-16)로 대한항공이 승리했다.
이날 경기에서 대한항공은 링컨이 30점을 올리며 공격을 이끌었지만 실질적인 에이스는 18점을 기록한 정지석이었다. 정지석은 '전천후 아웃사이드 히터'로 공격뿐만 아니라 수비까지 되는 멀티 능력을 가지고 있다. 올 시즌 기록만 봐도 그가 얼마나 팀에 중요한 선수인지 알 수 있다.
정지석은 외국인 선수들이 즐비한 공격에서 밀리지 않는 모습을 보이며 현재 득점 8위(333점), 공격종합 3위(53.74%), 서브 4위(세트당 0.48개), 블로킹 4위(세트당 0.61)를 기록하고 있다. 그리고 수비 4위(세트당 4.14), 리시브 효율 4위(40.45%)로 공수 모두 리그 최고 수준에 올라있다.
올 시즌 대한항공이 독주체제를 유지할 수 있는 건 정지석이 있기 때문이었다. 대한항공은 리시브와 수비가 되는 정지석의 존재로 개막 이후 한 번도 연패를 당하지 않았고 라운드별 순위에서도 항상 가장 높은 곳에 올라있다. 아포짓 스파이커 링컨도 정지석이 뒤를 받쳐주기 때문에 공격에 전념할 수 있다.
한편 대한항공은 19승4패, 승점 55점으로 선두를 질주하고 있다. 2위 현대캐피탈과(승점 43점)는 상당한 간격을 벌어놓고 있다. 팀당 6라운드씩 총 36경기를 치르기에 특별한 이슈가 없는 한 대한항공의 독주 체제는 계속될 전망이다.
[대한항공 독주 체제를 이끌고 있는 정지석. 사진 = 수원 유진형 기자 zolon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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