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활 도전자’ 수집한 컵스, NL 중부지구 ‘다크호스’ 된다[슬로우볼]
[뉴스엔 안형준 기자]
컵스가 2023시즌 중부지구 판도를 흔들 수 있을까.
시카고 컵스는 최근 '결별'에 집중해왔다. 2016년 108년 묵은 염소의 저주를 풀고 월드시리즈 정상에 오른 후 2018시즌까지 우승 전력을 유지하며 정상을 바라봤다. 하지만 2016시즌이 전력의 정점이었음을 빠르게 인정했고 '새 판 짜기'에 나섰다. 앤서니 리조, 크리스 브라이언트, 카일 슈와버 등 우승 주역들을 하나씩 '정리'했고 올겨울에는 사실상 마지막 남은 우승 멤버였던 윌슨 콘트레라스와도 작별을 고했다.
2021-2022시즌 2년 연속 루징 시즌을 기록한 컵스는 올겨울 흥미로운 행보를 보이고 있다. 아직은 미래에 중점을 두면서도 현재에 발을 걸치고 싶은 모습이다.
콘트레라스를 지구 내 라이벌인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로 보낸 컵스는 FA 시장에서 유격수 최대어 중 하나였던 댄스비 스완슨을 영입했다. 7년 1억7,700만 달러 계약. 곧 29세가 되는 스완슨은 35세 시즌까지 컵스 유니폼을 입는다. 전성기 나이인 스완슨은 향후 7년 동안 팀 리더 역할을 수행할 전망이다.
스완슨을 제외하면 '특급 장기계약'은 없지만 이름있는 선수들을 다수 영입했다. 마운드에서는 제임슨 타이온이 4년 6,800만 달러 계약으로 합류했고 타선에서는 터커 반하트, 에릭 호스머, 코디 벨린저, 트레이 만시니가 새로 컵스 유니폼을 입었다.
31세인 타이온은 기복이 있지만 2-3선발로 마운드를 지킬 수 있는 선수. 올겨울 시장에는 타이온보다 뛰어난 선발투수가 여럿 있었지만 컵스는 '특급 에이스' 대신 타이온을 선택했다. 당장 에이스 한 명을 투입한다고 해서 가을 티켓을 따낼 수 있는 상황은 아니라는 것을 컵스도 인정하고 있는 것이다.
야수들은 짧은 계약으로 합류했다. 포수 반하트는 1+1년 650만 달러가 보장되는 계약으로 합류해 콘트레라스가 이탈한 자리를 채운다. 샌디에이고 파드레스가 연봉을 지급하는 호스머는 최저연봉 계약으로 합류했고 다저스가 논텐더 방출한 벨린저는 1년 1,750만 달러가 보장되는 계약으로 컵스 유니폼을 입었다. 만시니는 2년 1,400만 달러가 보장되는 계약에 합의했다.
네 선수 모두 미래보다는 현재에 중점을 둔 선수들이지만 그렇다고 해서 성적이 보장되는 선수들은 아니다. 모두 전 소속팀 혹은 시장에서 외면을 받은 끝에 컵스에 합류했다. 다들 최근 성적이 좋지 못했고 컵스에서 반전을 노려야 하는 입장인 선수들이다. 네 선수 중 지난해 타격 생산성이 가장 좋았던 타자는 호스머였다.
가장 기대치가 높은 벨린저를 제외하면 모두 지출을 최대한 줄인 계약이었다. 반하트는 미겔 아마야, 모이세스 발레스테로스 등 유망주들이 성장할 동안 자리를 지키는 역할이고 호스머와 만시니 역시 맷 머비스, 브레넌 데이비스, 케빈 알칸타라 등 1루, 외야 유망주들이 빅리그에 자리를 잡을 때까지 단기간 라인업을 지키는 역할에 가깝다.
하지만 '수비형 포수'인 반하트를 제외하면 세 선수는 모두 한 때 빅리그를 호령했던 스타들이다. MVP 출신인 벨린저는 물론 실버슬러거 출신인 호스머와 30홈런 타자였던 만시니 모두 각각 다저스, 캔자스시티 로열스, 볼티모어 오리올스의 주포였던 선수들이다. '잘했던 경험'이 있는 선수들인 만큼 반등세를 보이는 것도 얼마든지 가능하다.
만약 컵스가 2023년 연봉 합계 약 2,500만 달러로 영입한 세 선수가 한꺼번에 반등한다면 컵스 타선은 남부럽지 않은 파괴력을 갖출 수 있다. 스완슨을 비롯해 패트릭 위즈덤, 이안 햅, 니코 호너, 스즈키 세이야 등 타선에서 생산성을 보일 수 있는 타자들이 있는 만큼 이들의 반등세가 더해지면 컵스 타선은 리그 상위권으로 얼마든지 도약할 수 있다.
내셔널리그 중부지구는 '절대 강자'가 없다. 신시내티 레즈와 피츠버그 파이어리츠의 전력이 여전히 약한 상황에서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와 밀워키 브루어스도 압도적이지는 않다. 마운드가 아직 불안하지만 컵스가 '반신반의'하며 영입한 선수들이 믿음에 보답할 경우 얼마든지 포스트시즌 티켓에 도전할 수 있다.
물음표로 가득한 선수들을 여럿 품은 컵스는 올시즌 중부지구 순위 싸움의 변수가 될 전망이다. 과연 컵스의 선택이 어떤 결과로 이어질지 귀추가 주목된다.(자료사진=왼쪽부터 코디 벨린저, 에릭 호스머, 트레이 만시니)
뉴스엔 안형준 markaj@
사진=ⓒ GettyImagesKore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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