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잼 도시’ 대전이라더니…이것 때문에 타 지역민이 몰린다?
대전 대형유통점이 다른 지역 거주민을 끌어모은 효과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신규 대형유통점 출점으로 전통시장과 소상공인 고객의 이전 효과는 미미한 것으로 조사됐다.
22일 대전세종연구원에 따르면 연구원이 ‘대전시 대형유통점 방문 소비자 쇼핑행태조사’를 분석한 결과 대전신세계아트앤사이언스, 현대프리미엄아울렛 대전점 등 신규 대형유통점이 다른 지역에 사는 이들을 유입하는 효과를 내고 있다.
대전신세계아트앤사이언스는 2021년 8월에, 대전현대아울렛은 2020년 6월 문을 열었다.
보고서에 따르면 대전 신규 대형유통점에서 타 시도민 경우 1회 방문에 평균 24만6000원을 지출하고 4.1회 방문에 3시간가량 쇼핑했다. 대전거주자는 평균 16만8000원, 7.5회 방문에 2시간34분 머무름에 그쳤다.
의류·패션잡화 구입과 식·음료점 이용 비중이 30%대로 가장 높았다. 대형유통점 내 영화관과 아쿠아리움 등 문화·오락시설 이용, 식료품·생활용품 구입 등이 뒤를 이었다.
대전의 대형유통점을 방문할 때 이용하는 교통수단은 대전 거주자와 타 시도 거주자 모두 자가용을 가장 많이 이용했고, 대부분 가족과 방문했다.
나홀로 쇼핑보다는 대전과 타 시도 거주자 모두 어린이를 동반한 가족 형태 방문이 각각 34.4%, 38.6%로 비중이 컸다. 어린이를 동반하지 않은 가족과의 방문 비중도 각각 29.4%, 31.4%로 나왔다.
친구나 연인과의 방문도 각각 32.2%, 24.1%로 많았다. 평균 방문 인원은 대전 거주자 2.79명, 타 시도 거주자 2.85명으로 별다른 차이가 없었다.
대전 대형유통점을 방문한 이유로 ‘쇼핑·놀이·식사를 한 번에 해결할 수 있어서(원스톱쇼핑·35.8%)’를 가장 많이 꼽았다. ‘새로 개장해서(26.1%)’, ‘다양한 명품브랜드(16.5%)’, ‘다양한 문화시설(11.4%)’ 등이 뒤를 이었다.
다만 백화점 주변에 갈만한 곳이 없고 원하는 브랜드가 없다는 아쉬움도 나왔다.
방문객들은 아쉬운 점으로 ‘주변에 갈만한 곳이 없다’(39.5%), ‘원하는 브랜드가 없다’(16.8%)라고 답했다. 문화시설 등 즐길거리가 부족(12.0%)와 먹거리가 부족(8.0%)하다는 목소리도 나왔다.
대전 거주자의 ‘대형유통점 이용 당일 주변 상점이나 문화시설을 이용했다’는 답변은 70%로 매우 높았다. 타 시도 거주자도 60.5%였다. 대부분은 인근 카페·식당(32.9%), 공원·관광지(20.7%), 다른 대형유통점(20.2%) 등을 방문했다고 답했다. 반대로 대형유통점 주변 상점 및 문화시설을 이용하지 않는 이유로는 ‘대형유통점에서 쇼핑·여가·식사 등을 해결할 수 있어서’(55.3%)를 첫손에 꼽았다. ‘대전에 어떠한 즐길거리, 먹거리가 있는 모른다’(17.7%), ‘갈만한 곳이 없다’(17.7%)는 의견도 나왔다.
신규 대형유통점 출점이 전통시장과 소상공인 연계 효과는 거의 없었다.
신규 대형유통점 입점 이전의 쇼핑 장소를 묻는 질문에 응답자의 72.8%가 백화점·아울렛 등 다른 대형유통점이라고 답했고 전통시장·소상공인 점포를 이용했다는 응답자는 2.8%에 불과했다.
양준석 대전세종연구원 도시경영연구실 연구위원은 “대형유통점 주변에 갈만한 주변 문화시설과 상점이 없다는 것은 대형유통점의 지속적인 고객확보가 어렵다는 점을 뜻한다”며 ”방문객의 상당수는 새로 개점했기 때문에 온 것으로 ‘오픈 이벤트효과’로 볼 수 있어 운영기간이 길어질수록 고객 유입을 유지할 수 있는 방안을 찾아야 한다”고 분석했다. 양 연구위원은 이어 “지역경제 측면에서 대형유통점으로 인한 유동인구 유입이 상권활성화로 이어지도록 주변 상점가의 오락 및 문화시설 확충과 신규 대중교통 체계 개편 등 교통망 확충 및 주변 상권간 유기적인 상생을 위한 공동 세일행사 등의 방안이 마련돼야 한다”고 제언했다.
한편 이번 조사는 대전세종연구원이 지난해 7월 대전현대아울렛과 신세계백화점 방문 고객 중 대전 거주자 180명, 타 시도 거주자 220명 등 400명을 대상으로 온라인으로 진행했다.
대전=강은선 기자 groove@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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