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금리가 불러온 유동성 위기...곳곳 '현금 쟁탈전'
[앵커]
올해 우리 경제 상황이 녹록지 않습니다.
고물가와 고금리, 고환율, 3고 현상이 채 풀리기도 전에 경기 침체와 저성장의 늪에 빠질 수 있다는 경고가 나오고 있습니다.
YTN은 이번 설 연휴에 올 한해 위기 속에 놓인 우리 경제를 진단하고, 위기를 기회로 활용할 해법을 찾아보고자 하는 기획 시리즈를 매일 2편씩 준비했습니다.
첫날인 오늘은 고금리의 직격탄을 맞은 금융 분야를 짚어보겠습니다.
강희경 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코로나19 사태로 0%대를 찍었던 기준금리는 지난해 본격적으로 오르기 시작했습니다.
사상 처음으로 두 차례 '빅 스텝'까지 밟으며 기준금리는 1년 5개월 만에 3%포인트 뛰었습니다.
[이창용 / 한국은행 총재 (지난해 10월) : 기준금리를 50bp 인상하기로 결정했습니다.]
갑작스러운 고금리에 자금시장은 흔들렸고 레고랜드 사태는 직격탄을 날렸습니다.
부동산 PF 부실 문제 등으로 단기자금 시장 유동성 문제가 불거지면서 회사채 등 채권 금리가 급등하고 곳곳에서 돈줄이 말라갔습니다.
이른바 '돈맥경화'의 시작이었습니다.
[김주현 / 금융위원장 (지난해 10월) : 최근 강원도 사태 등 우리가 생각하지 못한 돌발 변수에 민감하게 반응하기 때문에….]
여파는 경제 전반에 미쳤습니다.
안 그래도 기준금리가 오르는 가운데 정부가 은행채 발행 자제를 권고하자 시중은행들은 수신금리를 올려 자금을 모으기 시작했습니다.
부동산 PF 대출로 건전성에 경고등이 들어온 저축은행은 더 경쟁적으로 수신금리를 올렸고, 비용 상승은 결국 대출금리 인상으로 이어졌습니다.
수익성 악화를 이유로 저축은행들은 급기야 신규 대출을 속속 중단하고 있는 상태입니다.
[황세운 / 자본시장연구원 선임연구위원 : 자금을 조달하는 금리가 지나치게 높아지면 거기에서 마진을 붙여서 대출을 해줘야 한단 말이에요. 자산은 부실화 위험성이 커지는데 자금을 구하기는 점점 더 어려워지면서….]
여신전문금융채권, 여전채 금리 급등 여파로 카드사와 캐피탈사도 비상이 걸렸습니다.
수신 기능이 없어서 여전채를 통해 자금을 조달해야 하는데 금리가 나날이 높아지면서 돈줄이 말라버린 겁니다.
[김영도 / 금융연구원 선임연구위원 : 여전채 금리가 오르면 고객이라고 할 수 있는, 카드를 이용하는 분이나 카드론을 이용하는 분들의 금리가 올라가게 되고 또 건전성 문제가 불거지면서….]
2금융권, 여기에 3금융권으로 불리는 대부업권마저 조달금리 상승 여파 등으로 대출 문을 걸어 잠그고 있는 상황.
서민들의 '급전' 창구는 점점 사라지고 있습니다.
자금시장이 조금씩 안정을 찾아가고는 있지만 부동산 PF 문제가 여전한 데다 고금리도 쉽게 꺾이기 어려운 상황인 만큼 유동성 위기는 당분간 우리 경제를 계속 짓누를 것으로 보입니다.
YTN 강희경입니다.
YTN 강희경 (kanghk@y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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