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인구 따라잡는 인도, ‘포스트 차이나’ 될 수 있을까 [뉴스+]
중국 인구가 61년 만에 감소하면서 인도가 예상보다 빨리 세계 인구 최다 국가에 올라서게 됐다. 출생자 수가 적은 중국의 인구가 이미 감소세에 접어든 반면 인도의 인구는 계속 증가할 것으로 예상돼 인도가 ‘포스트 차이나’의 지위를 이어받을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지난 17일 중국 국가통계국은 지난해 말 중국 인구를 전년 대비 85만 명 줄어든 14억1175만명이라고 발표했다. 956만명이 태어나고 1041만명이 사망해 연간 출생자보다 사망자 수가 많아 인구가 감소하는 ‘데드 크로스’가 발생한 것이다. 중국 인구가 감소한 것은 1961년 이후 61년 만에 처음이다.
유엔은 지난해 ‘세계 인구 전망 2022’ 보고서에서 올해 중에 인도 인구가 중국을 추월할 것으로 예상했다. 유엔은 보고서에서 지난해 인도의 인구를 14억1700만명, 중국 인구를 14억2600만명으로 추산했다. 하지만 중국 당국이 발표한 인구가 예상보다 더 적어 인도의 인구가 이미 중국을 추월했을 가능성도 제기된다.
세계 최다 인구는 인도의 외교적·경제적 체급도 키울 수 있다. BBC는 인도가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상임이사국이 돼야 한다는 주장이 강화될 수 있다고 보도했다. 유엔 창립 회원국인 인도는 늘 상임이사국이 될 정당성을 가지고 있다고 주장해 왔다. 유엔 경제사회국의 존 윌모스 인구국장은 “(최다 인구 국가는) 사안에 참여할 일정 권리가 있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인도는 또 최근 미국, 중국, 러시아 등 강대국이 갈등을 빚고 있는 상황에서 외교 무대 입지 강화를 위해 힘쓰고 있다. 제3세계의 맹주를 자처한 인도는 최근 개최한 ‘글로벌 사우스 정상회의’에서 120여개 개발도상국을 대상으로 새로운 세계질서 구축을 강조했다. 오는 9월에는 주요 20개국(G20) 회의도 개최한다.
◆새 ‘세계의 공장’ 넘어 ‘세계의 시장’도 넘봐
인도는 현재 세계 두 번째 쌀, 밀, 설탕 생산국이자 금, 철강 소비국이다. 인도 국영 스테이트뱅크오브인디아(SBI)는 인도의 국내총생산(GDP) 규모가 2029년에는 미국, 중국에 이은 세계 3위가 될 것으로 내다보기도 했다.
◆‘구슬이 서 말이라도 꿰어야 보배’
특히 여성의 경우 출산·육아 시간이 감소하면서 일자리를 필요로 하는 경우가 많을 수 있다. 하지만 CMIE에 따르면 인도는 지난해 10월 기준 여성 경제활동 가능 연령의 10%만 일자리를 가지고 있었다. 중국의 69%와 대조적이다.
◆장기적으로는 고령화도 숙제
현재 인도에서는 거의 주목받고 있지 못하지만 고령화도 장기적인 문제로 떠오를 수 있다. 인도가 영국으로부터 독립했던 1947년 인도의 중위연령은 21세였고, 60세 이상은 5% 가량에 불과했다. 하지만 지금은 중위연령이 28세를 넘어섰고, 10% 이상이 60세 이상이다. ‘정수(Whole Numbers)와 절반의 진실’을 집필한 데이터 저널리스트 루크미니는 “인도에서 인구가 감소함에 따라 고령층을 지원하는 것은 정부에 점점 부담이 될 것”이라며 “가족 구조는 재편될 것이고, 혼자 사는 노인들은 점점 더 우려의 대상이 될 것”이라고 예측했다.
이우중 기자 lol@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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