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현종 후계자라면 넘어야 할 벽…구창모의 8개월 마라톤이 시작된다
[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구창모(NC)는 생애 첫 규정이닝을 채우면서 최고의 퍼포먼스를 보여주기 위해 만반의 준비를 한다. 반면 강인권 감독은 ‘관리’의 가능성을 언급했다.
구창모의 아킬레스건은 역시 내구성이다. 2015년 2차 1라운드 3순위로 입단한 뒤 단 한 시즌도 규정이닝을 채워보지 못했다. 2020시즌 전반기와 2021년을 부상으로 완전히 날리기도 했다. 2022시즌 역시 풀타임으로 활약하지 못했다.
그러나 구창모는 지난 두 시즌 동안 건강할 때 리그 최고의 투수 중 한 명이라는 걸 입증했다. 디셉션이 좋은데 팔 스윙이 간결하다. 패스트볼과 변화구 모두 같은 폼에서 나오기 때문에 공략이 쉽지 않다. 덕분에 6+1년 132억원 비 FA 다년계약도 체결할 수 있었다.
어쨌든 구창모에게 2023년은 입증의 시즌이다. 우선 3월 WBC에 맞춰 평소보다 페이스를 빠르게 끌어올렸다. 지난 16일 창원NC파크에서 신년회를 마치자마자 팀 동료 박민우와 함께 제주도로 날아가 개인훈련을 이어갔다.
구창모는 “올 시즌이 내게 중요한 시즌이다. 좋은 계약도 했고 대표팀까지 발탁돼 책임감도 커졌다. 이번 시즌 준비에 들어가기 전에 잘 준비해야 되겠다는 마음가짐이 있었다. 제주도에서 곧바로 피칭을 할 수 있다”라고 했다.
그런데 강인권 감독은 시즌운영을 최대한 보수적으로 짤 수밖에 없는 입장이니, 조심스럽다. 풀타임 경험이 없는데 WBC까지 나갈 토종에이스를 ‘관리’할 가능성을 언급했다. “건강하게 한 시즌을 마치는 게 제일 중요하다. WBC를 마치고 돌아와서 컨디션을 보면서 어떻게 운영할지 구상해야 할 것 같다”라고 했다.
그러면서 “아직 정해놓은 이닝 수는 없다. 작년보다 많은 이닝을 소화해야 되겠지만, 최대한 몸이 무리가 가지 않는 선에서 생각하고 있다. 예를 들어 140이닝으로 잡는다면 이후 한 턴 휴식을 주고 다시 선발진에 들어오는 방법도 있다. 여러가지를 보고 있다”라고 했다.
강 감독이 구창모의 이닝을 칼 같이 관리해 기준을 넘어서면 등판을 막겠다는 의도는 아니다. 건강에 초점을 맞추고 다양한 가능성을 열어놓겠다는 의미다. 수술 경력이 있는, 풀타임 경력이 없는 선수가 갑자기 170~180이닝 건강하게 던지는 게 그렇게 쉬운 일은 아니다. 수년간 팀을 지탱해야 할 에이스를 철저하게 관리하는 건 감독으로선 당연한 발상이다.
물론 구창모는 자신만만이다. “3월 경기가 부담이 될 수도 있지만, 급하게 몸을 만들면 부상이 온다. 그래서 이번에 여유 있게 몸을 만들 수 있게 준비했다. 수술한 부위의 경우 아무런 이슈가 없다. 다른 곳도 아프지 않도록 잘 준비하고 있다”라고 했다.
그러면서 구창모는 “풀시즌이 나 스스로도 궁금하다. 올 시즌은 다를 것 같다. 규정이닝도 달성할 것 같고 좋은 느낌이 있다. 올해 다르다는 걸 확실히 보여주고 싶다”라고 했다. 광현종의 후계자라면, 반드시 넘어야 할 벽에 다가서고 있다. 3월부터 10개월까지 만 8개월. 건강한 구창모의 퍼포먼스는, 올 시즌을 넘어 NC의 미래까지 좌우할 수 있는 이슈다. 철저한 준비도 관리도 중요하다.
[구창모.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 DB]- ⓒ마이데일리(www.mydaily.co.kr).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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