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빅파마 사로잡은 삼바 비결은?…'키맨' 최초 인터뷰 [남정민의 붐바이오]
2022년 제약·바이오 업계는 ‘빙하기’와 같았습니다. 투자 심리는 꽁꽁 얼어붙었고, 극심한 자금난에 시달리는 기업들도 많았습니다. 올해는 조금 달랐으면 하는 바람에 ‘붐(boom) 바이오’를 연재합니다.
첫 번째 기사는 삼성바이오로직스 고객사 수주전(戰) 최전방에서 뛰고 있는 장준영 영업담당 팀장 인터뷰입니다. 장준영 팀장이 언론과 인터뷰한 것은 이번이 처음입니다. 창립 10여년만에 까다로운 글로벌 빅파마(대형 제약사)들을 연달아 사로잡은 비법을 물어봤습니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바이오의약품 위탁생산 세계 1위 기업입니다. 2018년만 해도 상위 20위 글로벌 제약사 중 삼성바이오로직스의 고객사는 3곳에 불과했습니다. 하지만 지금은 미국 머크(MSD), GSK, 얀센, 아스트라제네카, 노바티스 등 12곳을 고객으로 두고 있습니다.
수주 실적도 급성장 중입니다. 지난해 삼성바이오로직스의 수주액은 1조7835억원이었습니다. 2019년엔 3000억원대 선이었는데 3년만에 5배 넘게 불어났습니다.
CDMO 시장에서 이제 '품질'은 기본입니다. 그 다음은 스피드죠.
통상 고객사로부터 위탁생산을 위한 기술이전을 받는 데만 6개월이 걸립니다. 하지만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이 기간을 3개월로 단축했습니다.
빅파마들은 시장 점유율을 확보하기 위해 첫 깃발을 빨리 꼽고 싶어 합니다. ‘첫 시장(First Market)’ 진입에 굉장히 공을 들이는데, 이때 속도만큼 중요한 게 없죠.
제가 삼성바이오로직스 온지 8년이 됐는데, 처음 왔을때만 해도 ‘삼성이 CDMO를?’라며 갸우뚱하는 사람들이 많았습니다. 빅파마들한테 먼저 “만납시다”라고 연락하면 “우리는 수요가 없습니다”라는 답이 돌아오기 일쑤였죠.
하지만 최근 3년동안은 먼저 접근해오는 고객사들이 굉장히 많아졌습니다. 특히 작년부터는 먼저 연락하지도 않았는데 “한번 만나보자”고 하는 빅파마들이 늘었습니다.
평판 조회, 네트워킹 측면에서 이제는 제대로 자리를 잡았다고 말씀드릴 수 있습니다.
속도만큼이나 삼성바이오로직스가 신경쓰고 있는 것이 캐파입니다. 2011년 처음 지은 1공장의 생산능력은 3만L에 불과했지만 2년 뒤인 2013년 15만 4000L 규모의 2공장을 지은 데 이어 2015년에는 세계 최대 규모의 CMO 공장인 3공장(18만L)을 지었습니다.
촉박한 일정으로 긴급하게 물량 요청이 들어올 때도 있습니다. 이때 캐파가 받춰져야 유연하고 신속한 대응이 가능합니다.
고객사 입장에서도 자기 물량(계란)을 한 바구니(CMO)에만 담기에는 위험부담이 너무 크죠. 론자 등 세계적으로 업력이 오래된 CMO 기업을 태핑하면서도 삼성바이오로직스를 계속 찾는 이유입니다. (다른 CMO들은) 속도가 너무 느려서 만족도가 떨어진다는 피드백들도 많이 들었습니다.
얼마나 ‘에너제틱(Energetic)’하게 얼마나 ‘빨리’ 고객사를 서포트할 수 있느냐가 핵심입니다.
이러한 빅파마들과의 협력관계를 바탕으로 지난해 삼성바이오로직스의 연간 매출은 사상 처음으로 2조원대를 넘어설 전망입니다.
삼성바이오로직스의 결산실적 공시는 오는 27일로 예정돼있습니다.
남정민 기자 peux@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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