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병호·강정호·김하성은 못했던 대업…이정후+안우진이 가진 '특별한 무기'
[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박병호(KT)도 강정호(은퇴)도 김하성(샌디에이고 파드레스)도 하지 못했다. 그러나 이정후와 안우진의 결의는 진지했다. 이들에겐 그들이 받지 못한 선물도 있다.
키움은 2014년, 2019년, 2022년 등 한국시리즈 준우승만 세 차례 기록한 게 2008년 창단 후 최고 성적이다. 특히 2014년과 2019년은 우승 도전도 가능했으나 아깝게 실패했다는 게 대다수의 분석이다. 2022년은 엄밀히 말해 우승전력이 아니었으나 엄청난 선전의 결과였다.
리빌딩 전문구단 키움의 역사는 메이저리거의 배출과 함께 변곡점이 찍혀왔다. 2014시즌 후 강정호가 피츠버그 파이어리츠로 떠났고, 2015시즌 후에는 박병호가 미네소타 트윈스로 갔다. 자연스럽게 2016~2017년에 전면 리빌딩을 했다. 두 사람의 퇴장으로 부상한 기둥전력이 김하성과 이정후다. 김하성도 2020시즌을 마치고 샌디에이고로 떠났고, 에이스 안우진은 그쯤 또 다른 코어로 성장했다.
이제 이정후도 떠난다. 올 시즌을 마치면 조건과 행선지가 관심일 뿐, 키움 출신 역대 네 번째 메이저리거로 변신한다. 이정후의 목표도 박병호, 강정호, 김하성과 동일하다. 이루지 못한 비원의 숙원과도 같은 한국시리즈 우승이다.
박병호는 메이저리그 생활을 마치고 돌아와 다시 한번 우승전력을 구축했으나 정작 본인의 부진과 부상으로 기회를 놓쳤다. 강정호는 불미스럽게 유니폼을 벗었고, 김하성도 우승까지 한 끗이 부족했다. 선배 세 명의 아쉬움을 바라본 이정후는 어쩌면 행운아다.
키움이 전통을 깨고 2022-2023 FA 시장에서 외부 FA를, 심지어 2명이나 영입했기 때문이다. 4년 25억원에 베테랑 우완불펜 원종현과 4년 20억원에 우타 외야수 이형종을 데려왔다. 키움에 부족한 곳을 절묘하게 긁는 영입이었다.
물론 키움의 외부FA 영입이 처음은 아니었다. 그러나 유일한 사례가 2011-2012시장의 이택근(4년 60억원)이었다. 내부사정으로 LG에 트레이드한 프랜차이즈 선수를 되찾아온 성격이 강했다. 즉, 이정후는 박병호 강정호 김하성이 누리지 못한 혜택과 함께 KBO리그에서 마지막 시즌을 준비한다.
이정후의 올 시즌 연봉은 11억원이다. 해외파 복귀, 비 FA 다년계약 등의 이슈를 제외하고 FA 자격을 얻기 전의 선수가 10억원을 돌파한 최초 사례다. 키움은 전통적으로 좋은 성적을 낸 선수에게 후하게 대접했고, 이정후는 여러모로 우승을 향한 강력한 동기부여를 안게 됐다.
키움을 넘어 KBO리그 최고투수로 떠오른 안우진 역시 올 시즌을 놓치면 언제 우승의 기회를 잡을지 알 수 없다. 안우진은 2022시즌 최고의 활약을 펼치며 올해 연봉이 3억5000만원까지 올랐다. 안우진으로서도 이정후와 함께 우승하는 게 가장 이상적인 시나리오다. 이정후가 떠나면 ‘소년가장 에이스’가 될 가능성이 크다.
기본적으로 이정후와 안우진은 매우 위력적인 KBO리그 최고의 타자와 투수다. 둘 다 철저히 비 시즌 개인훈련을 진행 중이다. 올 시즌에도 작년 수준의 퍼포먼스를 내고, FA로 영입한 이형종과 원종현이 힘을 보태 시너지를 내면, 키움은 충분히 경쟁력 있는 팀이 될 수 있다.
그러나 이정후와 안우진이 박병호, 강정호, 김하성이 이루지 못한 대업을 달성하려면 많은 산을 넘어야 한다. 디펜딩챔피언 SSG를 비롯해 탄탄한 뎁스의 LG, 여전히 좋은 전력의 KT가 있다. 이번 FA 시장에서 대대적으로 전력을 보강한 롯데, 한화, 두산의 행보도 변수다. 이래저래 키움의 한국시리즈 우승전선이 마냥 긍정적인 건 아니다.
[이정후와 안우진.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 DB]- ⓒ마이데일리(www.mydaily.co.kr).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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