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벌거벗은 느낌일 것 같아요”···‘탈마스크’가 어색한 사람들
“수염 안 깎았거나 여드름 났더라도 마스크 쓰면 가릴 수 있었는데…. 이제 피부관리를 해야겠네요.”
서울 서초동에 있는 직장에 다니는 최모씨(31)는 오는 30일부터 실내 마스크 의무가 해제되는 것과 관련해 이렇게 말했다. 최씨는 “(마스크 착용 지침 변화를) 제일 실감할 수 있는 장소는 회사일 것 같다”면서 “회사 상사가 말할 때 침이 많이 튀는데 감염이 걱정되기도 한다”고 했다.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중대본)는 실내 마스크 착용을 ‘의무’에서 ‘권고’로 전환하는 내용의 추진 계획을 지난 20일 발표했다. 지영미 질병관리청장은 “현 국내상황은 7차 유행의 정점을 지나 전문가들이 제시한 마스크 의무 조정 지표를 충족한 것으로 평가된다”면서 “실내마스크 착용 의무 조정은 설 연휴가 지난 후인 30일부터 시행하겠다”고 밝혔다.
2020년 1월20일 한국에서 코로나19 첫 확진자가 발생한 지 3년이 지났다. 마스크를 쓰고 다니는 일상이 익숙해진 시민들은 착용의무 해제를 반기면서도 ‘낯설다’는 반응을 드러냈다. 직장인 신모씨(28)는 “너무 어색해서 당분간은 계속 마스크를 쓰고 다닐 것 같다”면서 “특히 화장실 갈 때는 꼭 쓸 것 같다”고 말했다. 신씨는 “코로나19 확산 이후로 화장실이 찝찝하게 느껴진다”고 덧붙였다.
이미 지난해 9월 실외에선 마스크 착용 의무가 해제되는 조치가 이뤄졌기 때문에 크게 달라질 것이 없다고 생각하는 이들도 있었다.
프리랜서 권모씨(38)는 “마스크를 쓰면 숨 쉬는 게 너무 불편해서 바깥에서는 늘 벗고 다녔고 실내에서도 편한 사람들과 있을 때는 잘 쓰지 않았다”면서 “실내 지침이 바뀐다고 해서 변화를 많이 체감할 것 같진 않다”고 말했다. 이어 “그래도 눈치를 보지 않고 벗을 수 있다는 점은 정말 좋다”고 했다.
오는 30일 실내 마스크 착용이 권고로 조정되더라도 요양병원·장기요양병원, 정신건강증진시설, 장애인복지시설 등 감염취약시설과 의료기관·약국, 대중교통수단을 이용할 때는 착용 의무가 유지된다. 대중교통수단에는 노선버스·철도·도시철도·여객선·도선을 비롯해 택시·전세버스·항공기·특수여객자동차가 포함된다.
정부는 향후 국내 코로나19 감염병 위기 경보 단계가 현행 ‘심각’에서 하향하거나 코로나19의 법정 감염병 등급이 4급으로 내려가면 모든 실내 시설에서의 착용 의무를 해제하는 조치를 검토하기로 했다.
강은 기자 eeun@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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