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품뉴스] 고기반찬 사라진 급식소, 후원 끊겨도 '온기'
이슈가 있는 현장을 직접 찾아가는 윤정식 기자의 발품뉴스 시간입니다. 최근 물가 올라도 너무 올랐죠. 어려운 이웃에 따뜻한 밥 한 끼 주는 곳, 무료급식소도 여파를 피하지 못했습니다. 경제난 속에 그나마 의지하던 후원이 크게 줄면서 운영난을 겪고 있는데요.
얼마나 힘든 상황인지, 윤정식 기자가 찾아가 확인해봤습니다.
[기자]
경기도 화성의 한 무료급식소입니다.
건물 밖 텐트는 물론 인도도 대기자로 넘쳐납니다.
급식소 안은 썰고… 부치고… 새 밥도 준비가 끝났습니다.
[어르신들 들어오세요.]
급식소로 쏟아져 들어오는 사람들.
오늘 메뉴는 흰 쌀밥에 만둣국, 김치와 두부전, 시금치입니다.
[김성민/더불어사는우리 대표 : 오늘 고기반찬이 없어요, 죄송해요. {괜찮아요.}]
지자체가 후원하고 있지만 너무 오른 물가가 걸림돌입니다.
[장난영/자원봉사자 : 확실히 양적으로도 더 줄었고, 질적으로도 좀 더 낮은 등급에서 고르게 돼요.]
그래도 소중한 한 끼입니다.
[무료급식소 이용자 : 이런 밥 한 끼가 식당에선 7000원 정도 돼요. 음식 잘 나와요, 음료수도 나오고 {여기가 만일 문을 닫으면 어떻게 하세요?} 굶어야죠 뭐.]
식사가 끝나도 자원봉사자들은 또 바쁩니다.
[김성민/더불어사는우리 대표 : {뭘 싸시는 거예요?} 거동 불편하신 분들에게 한 달에 한 번씩 생필품을 전달해요. {여기까지 나오지도 못하시는 분들에게 전달하는 거예요?} 그렇죠.]
취재진도 힘을 보태보는데 이것도 물가가 문제입니다.
그래도 지원을 멈출 순 없습니다.
[김성민/더불어사는우리 대표 : 저희가 가서 이걸 전달하고 또 한 가지는 살피는 거죠. 잘 계시는지 아니면 불편한 게 없는지. {아무리 이 후원이 줄고 힘들어도 이걸 포기 못 하시는 이유겠네요.} 조금이라도 줄이면 줄였지, 이걸 완전히 중단할 수는 없습니다.]
후원 생필품들을 차에 싣고 이동한 지 15분.
[{후원 생필품 왔습니다.} 네, 축복 많이 받으세요. {여기도 냉골이네요.} 고마워요. 잘 먹을게요.]
모두가 힘든 경제난이라지만 취약계층은 그 중 가장 힘들 수밖에 없습니다.
[김성민/더불어사는우리 대표 : 원래 12월만 되면 전국 각지에서 (후원) 선물이 들어오는 게 정상이거든요. 그런데 이번에는 그게 예외예요. 전멸상태예요.]
기업들 후원은 얼마나 줄었을까.
인천의 한 밀키트 제조 업체를 찾아갔습니다.
[이창영/밀키트 제조업체 대표 : {어디로 보내는 건가요?} 푸드뱅크로 보내고 있습니다. {기부하시는 거네요?} 네, 기부 중입니다. {그런데 이거 다 넣어도 얼마 되지 않는 것 같은데요?} 전에는 1000인분씩 기부했는데 올해 200인분 밖에 못 되는 것 같아요. {왜 이렇게 줄이셨어요?} 원가가 너무 올라 힘들어지니 기부도 줄일 수밖에 없죠. {그래도 끊지는 않으셨네요?} 끊으면 안 되죠. 저희를 기다리는 많은 분이 있으니… {그래도 기부를 끊지는 않으셨네요.} 끊으면 안 되죠.]
트럭은 곧바로 식품 보관 창고로 향합니다.
그런데 너무 썰렁한 창고. 이유를 물어봤습니다.
[조의현/푸드뱅크 팀장 : 저희가 설 명절 앞두고 이용자분들께 벌써 다 전달했습니다. {다 나간 거군요.} 네, 그렇습니다. {기부가 많이 줄어든 건 아닌가 걱정돼서요.} 경제가 많이 안 좋다 보니까 기부하신 분들이 많이 줄긴 했는데 그만큼 또 참여하신 분들에 감사드리죠, 저희는…]
기업도 개인도 어쩔 수 없이 기부 액수를 줄이고 있지만 십시일반 어떻게든 소액이라도 기부하려는 사람들이 꾸준했다는 겁니다.
이렇게 조금이라도 더 가진 사람이 베풀고 나눈다면 그래도 희망을 더 키울 수 있지 않을까요?
(인턴기자 : 백서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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