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남 구룡마을 개발 공회전에…"속상할 것조차 없어"
어제(20일) 강남 구룡마을에서 큰 불이 나면서 지난 10년 동안 논란이 된 구룡마을 개발 문제가 다시 불거지고 있습니다. 정치권 인사들도 앞다퉈 화재 현장을 찾아오면서 주민들은 기대감도 생길 만한데, 정작 반응은 달랐습니다.
김필준 기자입니다.
[기자]
구룡마을 주민들에게 강남구 투표권이 생긴 건 12년 전입니다.
행정 소송으로 전입신고가 가능해지면서 법적 권리를 갖기 시작한 겁니다.
이어 개발 논의가 시작됐습니다.
그러나 개발 방식을 두고 당시 야당인 박원순 서울시장과 여당인 신연희 강남구청장의 갈등은 극에 달했습니다.
[박원순/당시 서울시장 (2014년 1월) : (서울시가 구룡마을) 개발계획을 추진했었는데 어쨌든 그게 잘 안 되어서… 과거에 우리가 (강남구청과) 이견이 있었지만…]
[신연희/당시 강남구청장 (2014년 7월) : 박원순 시장의 주장은 어불성설이라는 것… 절차상의 하자 문제를 보완하지도 않고…]
진척이 없던 구룡마을 개발은 지난해 지방선거에서도 설전의 대상이었습니다.
[오세훈/당시 국민의힘 서울시장 후보 (2022년 5월) : (구룡마을 개발로) 10조를 이익을 내겠다고 하는 이런 공상과학소설에나 나올 법한 얘기를 서울시장 출마한 사람이…]
[송영길/당시 민주당 서울시장 후보 (2022년 5월) : 구룡마을 개발이익은 27조에 이를 것으로 예상됩니다. 대부분 공상과학은 과학적 근거, 시장에 당선되면 1년 안에 실현해 보이겠습니다.]
그런데 어제 화재로 구룡마을 개발 문제가 다시 불거졌습니다.
서울시는 2025년까지 개발을 완료하겠다는 계획입니다.
하지만 이마저도 임대와 분양을 두고 합의가 이뤄지지 못하고 있습니다.
지역 주민들은 이제 기대를 접었습니다.
[이기순/구룡마을 이재민 : 빨리 정치적으로 풀어줘야 하는데 그걸 안 풀어주니까. 이렇게 거지 같은 데서 사는 거잖아요. 속상할 것도 없어요. 하도 오래돼 가지고.]
10년 동안 큰 화재만 4번 째.
주민들의 불안도 커지고 있습니다.
[오창환/구룡마을 주민 : 불안하죠. 여기는 시한폭탄이에요, 시한폭탄. 빨리 개발을 할 수밖에 없어요. 이건 진짜 내일이어도 또 (불) 나고 이틀 뒤에라도 날 수 있는 상황이에요.]
(화면출처 : 유튜브 '오세훈 TV')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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