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종범과 김태균을 소환한 그 유망주들… 김종국 행복한 고민에 빠뜨릴까
[스포티비뉴스=김태우 기자] 뛰어난 유망주들을 그들에 앞서 길을 걸어간 전설적인 선수에 비유하는 건 어느 무대나 어느 종목에나 있는 일이다. 그 전설의 이름값이 높아질수록 유망주에게 거는 기대가 크다는 것을 상징한다. 때로는 부담이 될 수도 있지만 누구나 누릴 수 있는 영예는 아니다.
모든 팀들이 그런 선수들이 하나둘씩 있듯이 KIA에도 두 걸출한 재능을 가진 유망주가 큰 기대를 모으고 있다. 2022년 KIA의 1차 지명을 받고 입단한 내야수 김도영(20)과 2022년 시즌 뒤 트레이드로 팀에 입단한 내야수 변우혁(23)이 그 주인공이다. 아직 확실한 성과를 거두지는 못했지만, 아직은 뛸 날이 더 많은 선수들로 모두가 숨죽여 지켜보는 핵심 미래 동력들이다.
김도영은 동성고 시절 아마추어 리그를 평정한 타자로 일찌감치 큰 기대를 받았다. ‘제2의 이종범’이라는 영광스러운 수식어는 단순히 팬들만 붙여준 건 아니었다. 현장에서 선수들을 지켜본 스카우트들부터가 여러 가지에서 이종범의 어린 시절을 연상시킨다고 했을 정도였다. 고교생이라고 믿기 어려운 걸출한 운동 능력이 그 중심에 자리하고 있었다. 잘 뛰고, 폭발적이었다.
북일고를 졸업하고 2019년 한화의 1차 지명을 받은 변우혁 또한 ‘제2의 김태균’이라는 이야기를 듣고 자랐다. 북일고 졸업에 한화 1차 지명이라는 루트만 흡사해서 그런 게 아니다. 적어도 힘은 아마추어 레벨, 그리고 전 세계에 내놔도 또래 중에서는 밀리지 않았다. 공격의 완성도와 수비력 또한 김태균의 고교 시절보다 떨어지지 않는다는 게 스카우트들의 이야기였다.
이처럼 잘 키우면 어마어마한 스타로 성장할 수 있는 잠재력을 가진 선수들이다. 다만 아직은 그 잠재력을 그라운드에서 발현하지 못했다. 결국 선수, 그리고 KIA 코칭스태프와 프런트의 노력 및 전략에 따라 진짜 슈퍼스타로 성장할지, 아니면 그저 그런 또 하나의 잊힌 ‘제2의’ 선수가 될지가 달렸다. 2023년은 그래서 중요한 해다.
지난해 후반기 나름의 가능성은 내비쳤다. 큰 기대와 달리 전반기 부진했던 김도영은 2군에서 경기 경험을 쌓는 것보다 1군에서 경기를 눈으로 담고 폼을 교정하는 데 열중했다. 1군 코칭스태프의 배려일 수도 있지만 2군에서 이만한 선수를 찾기 어렵다는 판단도 분명히 있었다. 다행히 후반기로 가면서 폼이 안정되고 자신의 능력을 보여주기 시작했다. 타율도 올라가고, 타구 속도도 빨라졌다. 뭔가는 찾고 시즌을 마무리했다는 게 긍정적이다.
변우혁도 제대 후 21경기에서 나가 타율 0.262, 3홈런, 8타점, OPS 0.721을 기록했다. 21개의 삼진을 당하는 동안 단 하나의 볼넷을 고르지 못한 부분이 아쉽지만 장타력 측면에서는 자신의 가능성을 보여줬다고 할 수 있다. 공만 맞히기 시작하면 크게 뻗어나갈 선수고, 이제 필요한 건 1군 선수들의 공에 적응하고 이를 이겨내는 과정이라고 볼 수 있다. KIA가 두 명의 투수(한승혁 장지수)를 내준 것도 그런 과정에 대한 자신감, 과정이 끝났을 때의 기대감이 묻어 나온다.
KIA는 지난해 야수 운영이 리그에서 가장 보수적인 팀이었다. KIA가 지난해 144경기에서 사용한 라인업 개수는 97개로 리그에서 가장 적었으며 상대적으로 확실한 기량과 확실한 임무를 가진 선수들이 KIA보다 더 많은 9위 LG(111개)에 비해서도 적었다. 김종국 감독의 성향이라고도 볼 수 있지만, 백업 멤버들의 층과도 무관하지 않았다는 평가다.
김도영 변우혁에게 기대하는 건 단순히 미래뿐만 아니라 2023년 야수 운영의 현실과도 맞닿아 있다. 변우혁은 적어도 1루수 황대인의 출전 시간을 안배해줄 수 있을 것이고, 김도영은 박찬호 류지혁의 체력적 부담을 동시에 줄여줄 수 있는 최고의 카드다. 류지혁과 박찬호 또한 이론적으로 멀티 포지션이 가능하기에 두 선수의 성장은 KIA 내야 전체의 피로감을 줄일 수 있는 촉매제가 될 수 있다. 신진급 선수들이 김종국 감독을 행복한 고민에 빠뜨릴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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