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민, 예고 없이 이태원 희생자 조문…유족 “도둑조문” 비판

오전 합동 분향소 찾아 조문, 5분 뒤 돌아가

서울 용산구 녹사평역 인근에 마련된 이태원 참사 희생자 합동분향소. 뉴스1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이 설 연휴 첫날인 21일 오전 이태원 참사 희생자 시민분향소를 예고 없이 찾아 조문했다.

이태원 참사 시민대책회의에 따르면, 이 장관은 이날 오전 10시 40분쯤 용산구 이태원광장에 마련된 시민분향소를 방문했다. 이 장관은 분향소에서 조문한 뒤 ”얼마나 상심이 크시느냐”며 유족들에게 대화를 요청했으나, 거부당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장관은 5분 여 만에 현장을 떠났다.

유가족협의회와 시민대책회의는 "예고 없는 조문이다"며 반발했다. 시민대책위원회는 성명을 내 “유가족에게 사전 연락도 없었던 일방적인 일”이라고 비판했다. 이어 “(행정안전부 장관) 위치와 책무를 망각하고 예고 없이 찾는 조문은 어떤 위로도 될 수 없다”며 “공식적인 사과도, 사퇴 요구에 대한 대답도 없는 이 장관은 물러나야 한다”고 항의했다.

유가족협의회 측도 “이 장관이 의도적으로 유가족과 시민들이 가장 없을 것 같은 날 시민분향소를 방문한 것으로 보인다"며 "이 장관의 이번 도둑조문은 유가족들에게 어떤 위로도 전하지 못했고, 오히려 고통과 실망감을 안겨줬다"고 지적했다.

이종구 기자 minjung@hankook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