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로운 이재명… ‘사법 리스크’ 속 민주당은 ‘동상이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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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사법 리스크'로 정치적 생존 여부를 가를 시험대에 올랐다.
지난 3·9 대선 국면 당시 여당 대선 후보로서 '원팀'을 강조하며 당 내부 결속을 다졌던 그는 이번엔 야당 대표로서 자신을 향한 검찰 수사와 여권 공세에 흔들리지 말자며 '단일 대오'를 촉구하는 뼈아픈 상황에 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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檢 수사, 설 밥상 민심에 촉각
친문계의 심상찮은 움직임 속
‘새로운 리더십’ 조심스레 거론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사법 리스크’로 정치적 생존 여부를 가를 시험대에 올랐다. 지난 3·9 대선 국면 당시 여당 대선 후보로서 ‘원팀’을 강조하며 당 내부 결속을 다졌던 그는 이번엔 야당 대표로서 자신을 향한 검찰 수사와 여권 공세에 흔들리지 말자며 ‘단일 대오’를 촉구하는 뼈아픈 상황에 처했다.
‘변방 장수’로 위기를 기회로 만드는 정치 역정을 밟아온 이 대표지만, 이번 위기는 ‘개인기’만으로 극복할 수 없으며, 당내 지지 기반이 흔들릴 경우 곤경에 처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그러나 총선을 1년여 앞두고 당내 의원들의 제1 관심사가 각자의 ‘앞날’이 된 지금, 의원들의 셈법은 어느 때보다 복잡하다. 민주당이 동상이몽에 빠진 모양새다. 이 대표는 그 정점에서 어느 때보다 ‘외로운 싸움’을 하고 있다는 평가다.
21일 정치권에 따르면, 이 대표가 ‘당장은’ 주저앉게 해선 안 된다는 것이 민주당 의원들의 대체적 견해다. 한 친명(친이재명)계 의원은 “이재명이 날아가는 순간 당은 무너진다. 의원들이 대부분 그렇게 생각한다”고 전했다. 이 대표의 잘못을 드러낼 ‘물증’이 드러나지 않은 점도 의원들에게 ‘현상 유지’를 고수할 명분으로 작용하고 있다. 비명(비이재명)계 의원은 “(이 대표의 혐의와 관련) 확실한 뭔가가 나오지 않았다”라며 “당으로선 피곤한 상황이지만, 이 상태에서 어떻게 당대표가 끌려가는 걸 그대로 놔둘 수 있겠나”라고 토로했다.
검찰 수사와 설 명절 밥상 민심은 향후 이 대표 방어 전선에 적잖은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현재 당은 검찰이 이 대표 혐의를 입증하기 위해 어떤 증거를 확보했는지 알 수 없는 ‘정보 비대칭’ 상황에 놓여 있다. 당장은 ‘검찰이 관련자 진술과 전언만으로 야당 대표를 옭아매고 있다’며 반발하고 있지만, 수사 결과에 따라 방어 명분은 얼마든지 흐려질 수 있다.
민주당은 이 대표를 위한 ‘방탄 국회’라는 비판을 무릅쓰고 1월 임시국회를 소집했지만, 총선이 임박하자 의원들은 지역구 활동에 주력하고 있다. 일부 초선 비례대표는 ‘점 찍어둔’ 지역구 출마를 위해 인접 지역구 의원과의 ‘합종연횡’으로 분주하다고 한다. 어느 때보다 민심에 촉각을 곤두세울 수밖에 없다. 야권 내에선 “결국 당심은 민심에 순응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는 말이 나왔다.
한 재선 의원은 “의원들에게는 명분이 필요하다”며 “수사에서 이 대표에 대한 구체적인 문제가 드러난다면, 분위기는 달라질 수 있다. (이 대표를 대하는 태도가) 유동적인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런 가운데 친문(친문재인)계 의원들의 움직임이 활발하다. 친문계 싱크탱크인 ‘민주주의 4.0 연구원’ 소속 의원 20여명은 지난 18일 국회도서관에서 ‘선거제도 개혁의 원칙과 방향’을 주제로 토론했다. 이 대표가 성남FC 의혹 조사를 위해 수원지검 성남지청에 출석한 지 하루 만이었다. 민주주의 4.0 소속 현역 의원은 70여명으로 알려졌다.
같은 날 서울 중구 한국프레스센터에서는 문재인정부 출신 인사들이 참여하는 정책 포럼 ‘사의재’(四宜齋)가 출범했다. 이 자리에 정세균 전 국무총리를 필두로 장·차관 출신, 현역 의원 등 30여명이 참석했다. 이 단체는 민주주의 4.0과 함께 향후 친문계의 구심점 역할을 할 것이란 전망을 낳고 있다.
한 현역은 “총선이라는 공간은 당의 리더십이 재편되는 계기가 된다”며 “향후 리더십이 어떻게 재편될 것인지를 지켜봐야 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다른 재선은 “당이 새로운 질서를 잡아나가야 하는 상황”이라며 “일단 안개가 걷히면 새로운 질서도 만들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배민영 기자 goodpoint@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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