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사태 후 3년 만에 ‘대면 설’…기차역, 버스·여객 터미널, 공항선 분위기 ‘물씬’
민족 최대 명절인 설 연휴 첫날이자 토요일인 21일 전국 주요 기차역과 버스·여객선 터미널, 공항은 본격적인 귀성객들로 북적거렸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코로나19 영향에서 벗어나 본격적인 대면 명절 연휴를 맞아 오후부터는 귀성객이 늘어 성묘 차량과 귀성 차량이 전국 주요 도로에 몰리면서 정체 구간이 늘어났고, 재래시장은 명절 음식을 마련하는 시민들로 떠들썩했다.
부산역·동대구역·광주송정역 등 전국 주요 기차역은 선물 꾸러미와 짐가방을 들고 고향으로 향하는 귀성객이 몰리면서 혼잡을 빚었다.
역 대합실에는 귀성객을 마중 나온 가족이 반갑게 서로 안부를 물으며 오랜만의 상봉을 반겼다.
광주 유스퀘어 종합버스터미널 등 전국 각지 버스터미널에도 이른 아침부터 귀성객과 역귀성객들이 몰렸다.
육지와 섬을 오가는 뱃길도 붐볐다.
인천 중구 연안여객터미널은 휴항 중인 항로를 제외한 13개 항로의 여객선 16척이 정상 운항하면서 터미널 대합실에는 이른 아침부터 주민 발길이 이어졌다.
고향 섬을 찾는 이들은 양손에 큰 보따리를 들고 가족과 담소를 나누며 들뜬 명절 분위기를 즐겼다.
전날 기상 악화로 9개 항로 여객선이 출항하지 못했던 탓에 혹시나 하고 걱정했던 귀성객들은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인천 연안부두에서는 이날 오전 8시께부터 연평도·백령도 행 여객선이 잇달아 귀성객을 싣고 출항했다.
설 연휴 첫날에만 귀성객 4천700명가량이 여객선과 도선을 타고 인천과 인근 섬을 오갈 것으로 인천지방해양수산청은 내다봤다.
목포와 여수, 완도 등 섬 지역을 오가는 여객선 터미널에도 귀성객들의 발길이 잇따랐다.
하늘길도 북적거렸다.
제주국제공항과 김해공항 등 주요 공항에도 이른 시간부터 인파가 몰렸다.
제주도관광협회에 따르면 이날 4만4천여 명이 제주를 방문할 것으로 추정된다.
김해공항에는 설 연휴를 맞아 동남아, 일본 등 해외여행을 떠나는 여행객도 눈에 띄었다.
설 연휴 기간 김해공항에는 제주와 김포로 향하는 국내선 12편, 후쿠오카로 가는 국제선 8편 등 임시편이 투입된다.
오후 들어 귀성객이 늘면서 전국 주요 고속도로에는 정체 구간이 늘고 있다.
이날 오후 1시 30분 현재 경부고속도로는 부산 방향으로 진위천교에서 안성휴게소까지 12.9㎞ 구간에서 차량이 제 속도를 내지 못하고 있다.
영동고속도로는 상행선의 경우 마성IC(나들목)에서 양지IC까지 12.7㎞ 구간, 하행선은 동군포IC에서 둔대JC까지 2.9㎞ 구간과 군자JC에서 서창JC 7.3㎞ 구간 등에서 차량 흐름이 어렵다.
중부고속도로는 상행선 하남IC에서 하남JC(분기점) 2.8㎞ 구간, 하행선 마장JC에서 미륵댕이 입구까지 8.0㎞ 구간에서 차량이 거북이걸음을 하고 있다.
경부선 하행선 천안~천안 분기점 부근, 천안 휴게소∼옥산 부근 구간, 남청주∼비룡분기점 구간에도 정체가 빚어지고 있다.
논산천안고속도로 천안, 논산 방향 양 차로에서는 차들이 가다 서기를 반복하고 있다.
대구·경북지역 고속도로는 중앙고속도로 춘천 방향 칠곡∼다부터널 구간 등 상습 정체 구간을 중심으로 곳곳에서 정체가 빚어졌다.
남해고속도로, 중앙고속도로 부산·경남 구간은 원활한 소통을 보이나 시내 도로와 연결하는 일부 구간에서 차량이 서행하고 있다.
한국도로공사에 따르면 이날 오후 1시 기준 승용차로 서울 요금소를 출발해 전국 주요 도시까지 걸리는 예상 시간은 부산 6시간 40분, 울산 7시간 10분, 대구 6시간 30분, 광주 4시간 40분, 강릉 3시간 50분, 대전 3시간 등이다.
성묫길도 정체를 보인다.
부산 금정구 영락공원과 추모공원, 광주 북구 영락공원과 망월묘역 등에는 조상을 추모하고 묘를 돌보려는 성묘객 발길이 이어졌다.
고양시 벽제동과 파주시 용미리에 있는 서울시립 승화원과 구리 공설묘지, 승화원 진출입로인 수도권 제1순환고속도로 통일로 IC 일대는 성묘 차량과 귀성 차량이 몰리면서 정체 현상을 빚었다.
나흘간 설 연휴 첫날인 이날부터 겨울철 대표 관광지인 강원도의 겨울 축제장에는 방문객과 귀성객으로 북적였다.
국내 대표 겨울 축제인 '2023 얼음 나라 화천산천어축제'가 열리는 화천군 화천읍 화천천 일원에는 많은 인파가 찾아와 얼음 구멍에 낚싯대를 드리웠다.
남녀노소 할 것 없이 옹기종기 모여 얼음 구멍을 살피며 산천어 움직임을 쫓았다.
낚시터 곳곳에서는 월척을 낚은 이들의 환호와 산천어를 아쉽게 놓친 이들의 탄식이 뒤섞였다.
3년 만에 찾아온 대한민국 '원조 겨울 축제' 인제 빙어축제장에도 많은 인파가 몰렸다.
제29회 대관령눈꽃축제 개막 첫 주말을 맞아 국내 최고의 눈 마을인 평창군 대관령면 송천 일원의 축제장을 찾은 찾아온 방문객들은 눈 앞에 펼쳐진 온통 하얀 눈 세상에 연신 감탄사를 터트렸다.
대관령눈꽃축제장 인근 진부면 오대천 일원에서 펼쳐진 평창 송어축제장 역시 고향 가는 길에 가족과 함께 들러 송어 얼음낚시를 즐기려는 인파로 가득했다.
방문객들은 영하의 추위도 아랑곳하지 않은 채 순금 반 돈으로 제작한 황금 송어 맨손 잡기에 여념이 없었다.
설악산 국립공원에는 이날 오후 1시 현재 3천여 명이 눈 쌓인 겨울 산을 오르며 설경을 감상했다.
관광명소인 전주 한옥마을에는 한복을 곱게 차려입은 젊은이들과 가족 단위 관광객으로 넘쳐났다.
낮 기온이 5도 아래로 떨어진 충북은 한파로 인해 유명산과 유원지 모두 한산한 모습을 보였다.
속리산국립공원에는 이날 오후 2시 기준 지난 주말의 절반 정도에 불과한 437명이 찾았다.
국립공원 관계자는 "날씨가 갑자기 추워져 탐방객 발길이 뜸하다"며 "여기에 설 연휴 첫날 가족들과 오붓한 시간을 보내느라 산행하는 사람이 많지 않은 것 같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전국 재래시장은 명절을 맞아 제수와 설빔 등을 사려는 인파가 몰렸다.
마산어시장, 고양 원당시장, 의정부제일시장 등 재래시장은 차례상에 올릴 과일이나 친척과 나눠 먹을 음식 재료를 사러 온 시민들로 온종일 북적였다.
김현주 기자 hjk@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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