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년 동안 8조원 실탄 쏜 한화, 뉴 에이스 김동관 앞세워 탈바꿈 속도 낸다

박관규 2023. 1. 21. 1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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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환경에너지에, 방산, 우주항공 등으로 재편
서울 중구 한화그룹 본사. 연합뉴스

한화그룹이 '에이스' 교체에 속도를 내고 있다. 김동관 부회장을 중심으로 키워 온 신재생에너지와 항공우주산업, 방위산업 등이 어느새 그룹 핵심 사업으로 자리 잡은 것이다. 대우조선해양 인수 시너지 효과에, 미국 인플레이션 감축법(IRA) 혜택까지 입으며 국내 주요 대기업 중 가장 눈에 띄는 행보를 보이고 있는 곳은 단연 한화다.

최근 ①대우조선해양 인수②미 태양광 통합 생산단지 '솔라허브' 조성③미 태양광 스타트업 '젤리' 지분 투자④고려아연과 자사주 맞교환 등 다양한 분야에서 공격적으로 움직이고 있다. 국내외 경기 둔화 속에서도 지난 2년 동안 8조 원이 넘는 규모의 투자가 이뤄진 것이다.

이 같은 변화의 밑바탕에는 화학·소재·건설·금융 등이 중심이었던 기존 사업 포트폴리오를 미래 성장동력 중심으로 탈바꿈한다는 전략이 깔려 있다. 한화그룹 관계자는 20일 "장남인 김 부회장이 김승연 회장의 청사진에 맞춰 주도적으로 사업 재편을 이끌고 있다"고 말했다.

친환경 에너지 관련 사업은 한화솔루션이, 항공우주와 방산은 한화에어로스페이스가 대표 선수로 뛸 수 있게 지난해 계열사 간 기업 분할, 지분 매각 등 대대적 개편도 이뤄졌다. 3조2,000억 원이 투입되는 '솔라 허브' 사업 추진이 가능했던 것도 한화솔루션 사업 구조를 단순화하며 몸집을 줄인 덕이다. 신용인 한화솔루션 전략부문 재무실장은 "회사 재무 상황이 양호하다"며 "이번 투자는 우선 보유 현금과 가용 자금을 이용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사업 전환 결실, 역대 최대 영업이익 전망까지

한화솔루션이 조성한 미국 캘리포니아 비컨 카운티 태양광 발전소. 한화솔루션 제공

한화솔루션이 내년 말까지 미국 달튼 공장 증설과 카터스빌 공장 신설을 마무리하면 미국 태양광 에너지 산업 역사상 최대(연간 8.4GW) 규모의 태양광 모듈 생산 능력을 갖추게 된다. IRA 발효에 따라 공장 완공 이후에는 미국 정부로부터 연간 1조 원 이상의 지원에, 태양광 발전과 연결된 에너지저장장치 공제 혜택 등을 받는데, 이 경우 그룹 주축 먹거리로 태양광 산업이 자리 잡게 되는 것이다.

조현렬 삼성증권 연구원은 "세제 혜택 규모는 올해 2,000억 원으로 시작해 10년 동안 7조7,000억 원에 달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한승재 DB금융투자 연구원은 "2024년 이후 본격 성장이 예상되는 미 태양광 시장에서 대규모 제조 설비를 구축한 업체와 그렇지 못한 업체들의 경쟁력 차이는 세액 공제 혜택에 따른 단가·원가 차이로 갈수록 벌어질 수밖에 없다"고 분석했다.

김승연 회장이 "국가를 대표하는 사업을 키운다"는 방산을 맡은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대우조선 인수로 기존 미사일 로켓 장갑차 등 육공 강자에서 경비함 잠수함 등 해양까지 아우르는 '육해공 통합 방산 시스템' 업체로 키운다는 목표를 세웠다.

친환경 에너지 사업에도 대우조선해양의 시너지 효과가 기대된다. 한화의 기존 액화천연가스(LNG) 수입·발전 사업에, 대우조선해양의 LNG 운반선 제조 기술이 더해져 사업 확대가 가능하다. 한화솔루션의 태양광 생산·발전 사업 등과 대우조선의 에너지 운송 사업을 결합하면 '생산-운송-발전'으로 이어지는 신재생 에너지 밸류체인 구축도 바라볼 수 있게 된다.

이미 실적에서 이런 새 산업 전환의 결실이 나타나고 있다. 금융투자업계에선 한화가 지난해 연간 최대 영업이익 규모인 3조4,000억 원대를 거둔다고 추정하고 있다. 올해 역시 3조7,000억 원의 영업이익을 전망할 만큼 긍정적이다.

박종렬 흥국증권 연구원은 "한화생명의 안정적 성장과 함께 한화솔루션과 한화에어로스페이스 등의 약진, 나머지 자회사들의 실적 개선으로 역대 최대 실적이 기대된다"며 "올해도 자회사들이 대우조선해양 지분을 차입 없이 인수했고 방산과 태양광, 수소 등 신재생 에너지에서 긍정적 효과를 줄 전망"이라고 분석했다.

박관규 기자 ac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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