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국장 줄이 역대급이네요"…공항, 귀성길 도로도 '북적'
"불효자는 온다더라"도 옛말…귀성길 곳곳 정체
기차표 매진에 암표도 기승
고향 대신 해외 설캉스…일·동남아로
[이데일리 양지윤 기자] “지금 김해공항인데, 줄이 역대급이네요.”
설 첫날인 21일 오전. 네이버 여행전문 한 카페에는 인산인해를 이루고 있는 국제선 출국장의 사진이 공유되자 “공항에 서둘러 가야겠다”, “내일 출국인데 걱정이라”는 댓글이 이어졌다. 지난해 설 명절에는 “내년(2023년) 설 명절에는 해외여행을 꼭 떠날 수 있기를 바란다”는 글이 넘쳐났다면, 올해는 실시간으로 공항 출입국장 정보가 공유되고 있다.
사회적 거리두기 없는 첫 설날을 맞아 전국 곳곳이 모처럼 활기가 돌고 있다. 주요 고속도로는 귀성 차량으로 붐비는 것을 비롯해 공항 출입국장은 해외로 떠나는 설캉스(설+바캉스)족으로 북쩍이고 있다. “불효자는 온다더라”는 귀성 자제 캠페인까지 벌어졌던 지난 2021년 설과는 사뭇 다른 분위기다.
한국도로공사에 따르면 이날 오후 1시 기준 승용차로 서울 요금소를 출발해 전국 주요 도시까지 걸리는 예상 시간은 부산 6시간 40분이다. 울산은 7시간 10분, 대구 6시간 30분, 광주 4시간 40분, 강릉 3시간 50분, 대전 3시간이다.
이날 전국 교통량 예상치는 약 515만대다. 이중 수도권에서 지방으로 50만대, 지방에서 수도권으로 36만대가 움직일 것으로 도로공사는 예상했다.
주요 구간의 KTX, SRT 승차권도 대부분 매진됐다. 귀성표 구하기가 힘들어지자 온라인 중고거래 플랫폼에서는 암표 거래가 기승을 부렸다. 서울~부산 KTX 편도 가격은 5만9800원이지만, 중고거래 사이트에서는 적게는 3000원에서 많게는 4만원까지 웃돈을 얹어 기차표를 판매하고 있었다.
3만7000원~4만3500원에 판매되는 서울~동대구 KTX 승차권은 7만원, 5만2700원에 판매되는 부산~수서행 승차권을 2인 14만2000원에 부풀려 암표를 팔고 있었다. 이에 코레일과 SRT 운영사 에스알(SR)은 부당거래 내역에 대해 엄중하게 대응하겠다고 밝혔다.
고향 대신 해외로…코로나 이전 절반 회복
고향 대신 해외를 찾는 여행객들로 공항이 붐비는 것도 이전 설과 달라진 풍경이다. 입국 방역 규제가 해제되면서 해외 여행 수요가 눈에 띄게 늘었다.
하나투어가 설 연휴 여행 기간(1월 20~24일 출발 기준) 기획여행상품 예약현황(항공권, 호텔 등 제외)을 분석한 결과 1만5000여명이 예약했다. 전년 설 연휴와 비교해 7015% 급증한 수준이다. 코로나 팬데믹 직전인 2020년 설 연휴와 비교해도 52% 회복한 수준이다.
지역별로는 동남아 54%, 일본 30%, 유럽 7% 순으로 나타났다. 동남아 내에서는 베트남이 36%를 차지했다.
출발일별로 살펴보면, 연휴 첫날인 21일 출발이 32%, 연휴 전날인 20일이 26%를 차지했다. 연휴 초반인 20~21일 출발일 평균 해외여행 수요는 22~24일보다 2배 이상 많았다.
20일 출발 예약 중 67%는 동남아, 21일 출발 중 45%는 일본으로 나타났다. 연휴 내 다녀올 수 있는 목적지와 일정에 대한 선호도가 높았다.
모두투어는 설 연휴 해외 패키지 예약 건수가 1만3000명으로 전년보다 9181% 급증했다. 코로나19 이전 2020년 설 연휴에 비해서는 58% 수준으로 회복했다. 인기 여행지는 동남아 59%, 일본 25%, 유럽 10% 순이다. 노랑풍선 역시 설 연휴 기간 동안 해외패키지 송출률이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4000% 이상 급증했다.
올 설에 해외 여행 수요가 급증했다는 소식에 주식 시장에서는 여행주들이 들썩거렸다. 하나투어(039130)는 지난 13일부터 설 연휴 직전인 20일까지 6거래일 연속 상승했다. 이 기간 주가 상승률은 10.37%에 달한다. 모두투어(080160)와 노랑풍선(104620) 주가도 각각 18.28% 16.81% 뛰었다.
하나투어 관계자는 “설 연휴 상품이 대부분 예약 마감되는 등 여행심리가 되살아난 것을 실감하고 있다”며 “올해는 짧은 연휴와 징검다리 연휴를 활용한 해외여행이 더욱 활성화될 전망”이라고 전했다.
양지윤 (galileo@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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