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기자 쇄담] 男배구 달구는 토끼띠 ‘99즈’

박강현 기자 2023. 1. 21. 1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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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 계묘년 빛내고 있는
토끼띠 4인방
29일 올스타전에서 뭉쳐

[쇄담(瑣談) : 자질구레한 이야기]

2023년 계묘년(癸卯年) 새해 설 명절이다. 토끼의 해라서 그런지 프로배구 남자부 ‘토끼띠’ 선수들의 활약이 돋보인다.

나란히 1999년생으로 일명 ‘99즈’라 불리며 V리그 남자부를 이끌어갈 최고 기대주로 꼽히는 4인방은 이번 시즌 뜨거운 활약으로 선의의 경쟁을 펼치고 있다.

향후 한국 남자배구를 이끌 ‘99즈’ 4인방을 살펴본다.

이번 시즌 프로배구 남자부에서 1999년생 '토끼띠' 선수들의 활약이 심상치 않다. 맨 왼쪽 위부터 시계방향으로 대한항공 임동혁, 한국전력 임성진, 현대캐피탈 박경민, 우리카드 김지한. /한국배구연맹

◇'동개’ 임동혁

★ 1999년 3월 9일생

★ 201cm·91kg

★ 프로입단: 2017년 1라운드 6순위(대한항공)

★ 소속팀·포지션: 대한항공·아포짓 스파이커

임동혁은 고교 졸업 후 곧바로 프로에 데뷔해 어느덧 시즌 6년차다. 충북 제천산업고 출신인 그는 2015년 만 16세의 나이로 최연소 국가대표에 발탁되는 등 일찍이 차세대 거포로 주목받았다. 지난해에도 태극마크를 달고 국제배구연맹(FIVB) 발리볼 챌린저컵에 나섰다.

임동혁은 데뷔 초엔 같은 포지션에서 뛰는 외국인 선수들에게 밀려 많은 경기에 나서지 못했다. 그러나 2020-2021시즌부터 기량이 만개하며 본격적으로 출전 기회를 얻기 시작했고, 지난 시즌엔 35경기에 출전해 419득점, 공격 성공률 53.72%로 맹활약하며 대한항공이 2년 연속 V리그 챔피언에 등극하는 데 크게 기여했다.

작년 2022 순천‧도드람컵 프로배구대회에선 결승전 때 20득점으로 팀의 우승을 이끌며 커리어 첫 컵대회 MVP(최우수선수)의 영예를 안았다. 팬들은 거구와 대비되는 그의 귀여운 외모에 착안해 임동혁에게 ‘동개(강아지처럼 귀엽다는 뜻)’라는 별명을 붙여줬다.

이번 시즌 임동혁은 23경기에 출전해 192득점을 꽂아 넣으며 득점 18위(국내선수 기준 11위)에 올라 있다. 같은 팀 외국인 선수 링컨 윌리엄스(30·호주·등록명 링컨)와 번갈아 기용되며 톡톡히 제 몫을 해내고 있다.

외국인 선수 의존도가 높고 장기 레이스인 리그 특성상 외국인 선수들은 지치기 쉽다. 임동혁은 언제든 링컨 대신 투입될 수 있는 위력을 뽐내고 있다. 대한항공은 사실상 2명의 외국인 선수를 보유한 셈이다. 대한항공 관계자는 “임동혁은 외국인 선수에 버금가는 위력적인 아포짓 거포”라고 했다.

◇'수원 왕자’ 임성진

★ 1999년 1월 11일생

★ 195cm·85kg

★ 프로입단: 2020년 1라운드 2순위(한국전력)

★ 소속팀·포지션: 한국전력·아웃사이드 히터

임성진은 임동혁과 초·중·고교를 함께 다녀 절친한 사이다. 두 선수가 이끌었던 충북 제천산업고 배구부는 2017년 전국체전에서 우승하는 등 고교 배구 최강자로 군림했다. 임동혁이 고교 졸업 후 프로로 직행한 것과 달리 임성진은 ‘배구 명문’ 성균관대로 진학했다. 이후 재학 중 드래프트에 참가해 한국전력 유니폼을 입었다.

지난 시즌 임성진은 31경기에 출전해 168득점, 공격 성공률 43.73%를 기록했다. 세트당 디그(1.548개)에서도 두각을 드러내며 공격과 수비가 모두 되는 수비형 아웃사이드 히터로 자리매김했다.

이번 시즌 임성진은 득점 145점(22위·국내선수 기준 공동 15위), 세트당 서브 0.172개(16위), 퀵오픈 성공률 62.62%(3위), 리시브 효율 34.79%(10위)를 기록하는 등 공수 양면에서 한국전력의 살림꾼 역할을 해내고 있다.

데뷔 초부터 배우 김수현을 닮은 외모로 그는 한국전력의 홈인 수원의 ‘수원 왕자’로 불린다. 지난해에 임성진 역시 태극마크를 달고 FIVB 발리볼 챌린저컵에 나서 왼쪽 공수를 책임지며 활약했다.

◇'디그 다람쥐’ 박경민

★ 1999년 6월 5일생

★ 170cm·64kg

★ 프로입단: 2020년 1라운드 4순위(현대캐피탈)

★ 소속팀·포지션: 현대캐피탈·리베로

현대캐피탈 박경민은 팬들 사이에서 ‘디그다람쥐’라 불린다. 몸을 사리지 않고 내던지는 민첩한 플레이로 코트를 마치 다람쥐처럼 재빠르게 누비며 관중들의 함성을 자아내기 때문이다.

박경민은 인하대 재학 시절인 2020-2021시즌 신인드래프트 1라운드 4순위로 선발된 후 곧바로 팀의 주전 리베로를 맡았다. 이듬해에 팀은 비록 최하위에 머물렀지만, 리시브 효율 51.82%, 세트당 디그 2.68개로 두 부문에서 왕좌를 차지했다. 리그 베스트7(리베로)에 선정되는 영예를 안았다. 특히 프로배구 남자부에서 리시브 효율 50%를 넘긴 건 무려 3년만이었다. 그는 같은 팀 선배이자 역대 최고 리베로 중 하나로 평가받는 여오현(45)을 뛰어넘을 재목으로 기대되고 있다. 현대캐피탈 관계자는 “박경민은 이미 리그 최정상급 리베로”라고 했다.

박경민은 이번 시즌엔 22경기에 출전해 세트당 1.524개의 디그(9위)와 49.23%의 리시브 효율을 기록하며 지난 시즌에 이어 호수비를 보여주고 있다. 포지션 특성상 주목은 덜 받지만, 그는 묵묵히 안정적인 리시브와 수비를 선보이며 공격으로 매끄럽게 이어질 수 있는 윤활유 역할을 해내고 있다.

◇'아이돌’ 김지한

★ 1999년 9월 16일생

★ 194cm·80kg

★ 프로입단: 2017년 2라운드 2순위(현대캐피탈)

★ 소속팀·포지션: 우리카드·아웃사이드 히터

김지한 역시 임동혁과 마찬가지로 고교 졸업 후 바로 프로 무대에 도전장을 던졌다. 현대캐피탈, 한국전력을 거친 뒤 이번 시즌을 앞두고 우리카드 유니폼을 입게 됐다. 그는 등번호로 ‘99′를 택했는데, 이는 그가 1999년생이고, 등번호 제한이 풀렸기에 가능했다. 한국배구연맹(KOVO)은 이번 시즌부터 기존 1∼20번으로 제한되던 등번호를 1∼99번으로 범위를 넓혔다.

김지한은 올 시즌 전까지만 해도 크게 주목 받았던 적이 없었다. 많은 경기에 나서지 못했고, 2020년과 2021년엔 상무 배구단 소속으로 군복무를 일찍이 하기도 했다.

하지만 그는 작년 여름 순천‧도드람컵 프로배구대회에서 본격적으로 기지개를 켜기 시작했다. 김지한은 5경기에서 6개의 서브 득점과 8개의 블로킹 득점을 포함해 총 69득점, 경기당 평균 13.8점을 터뜨리며 당시 소속팀 한국전력을 준우승으로 이끌었다. 이로 인해 ‘라이징 스타상’도 거머쥐었다.

올 시즌을 앞두고 우리카드로 이적한 김지한은 지난해 12월 17일 열린 삼성화재전에서 총 29득점(블로킹 3득점·서브 4득점·후위 8득점)을 꽂아 넣으며 개인 첫 트리플크라운(블로킹·서브·후위 각 3득점 이상)을 달성하는 등 무서운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김지한은 현재 득점 17위(193점·국내선수 기준 10위), 시간차공격 1위(성공률 100%, KB손해보험 비예나와 동률) 등에 올라 있다. 하얀 피부와 빛나는 미소 등으로 인해 그는 우리카드의 홈인 서울 장충체육관의 ‘아이돌’로 불린다.

29일 인천 삼산체육관에서 열릴 올 시즌 배구 올스타전은 1995년생까지는 ‘M스타’ 팀, 1996년생부터 ‘Z스타’ 팀으로 나눠 맞대결을 벌인다. ‘99즈’ 4인방은 Z스타로 똘똘 뭉쳐 패기를 선보일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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