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기현 수도권 출정식·안철수 정책구상·나경원 숙고…與 당권주자 잰걸음
나경원, 전날 尹에게 사과…연휴 지나고 출마할지 주목
(서울=뉴스1) 이밝음 기자 = 국민의힘 3·8 전당대회가 40여 일 앞으로 다가오면서 당권주자들의 발걸음도 빨라지고 있다. 이들은 설 명절에 저마다 표심 공략, 정책 구상, 숙고 등의 시간을 가진 후 연휴 직후에는 당권 행보에 박차를 가한다는 계획이다.
◇김기현 28일 수도권 출정식으로 勢과시
최근 지지율 1위를 달리고 있는 김기현 의원은 설 연휴가 시작되는 21일 울산 관내에서 설 명절 인사를 한 뒤, 다시 수도권과 중도층 공략에 집중할 계획이다.
김 의원은 오는 28일 경기 부천 실내체육관에서 '수도권 통합 출정식' 연다. 다음 달 2~3일 후보 등록일을 앞두고 세 과시에 나서서 굳히기에 돌입하겠다는 전략이다. 서울·경기·인천·강원 권역을 모두 합쳐서 진행하는 출정식인 만큼 다수의 의원들이 참석할 것으로 보인다.
특히 같은 날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검찰 소환 조사가 예정된 만큼 '이재명 구속 촉구대회'도 출정식 중간에 함께 진행할 계획이다. 제1 야당 대표를 상대하는 카운터파트로서의 존재감을 보여주겠다는 것이다.
김 의원 측 관계자는 "수도권 통합 출정식은 지난 14일 열린 구미 출정식보다 규모가 2~3배 이상 클 것"이라고 말했다. 구미 출정식 당시에도 30여 명의 현역 의원들이 참석했고 지지자도 약 7800명(캠프 추산)이 각 지역에서 100여 대의 버스를 타고 모였다.
김 의원은 전당대회 1차 투표에서 50%가 넘는 지지를 받아 결선투표를 가지 않는 것이 목표라고 여러 차례 밝힌 바 있다. 친윤(친윤석열)계의 지원을 업고 전통 지지층의 표심을 잡은 만큼, 50% 넘는 득표를 위해서는 반드시 중도층을 공략해야 한다.
김 의원 측 관계자는 "그동안 당원투표 비중이 100%였기 때문에 당원들을 많이 만났지만, 이제 인지도를 어느 정도 높였기 때문에 중도층을 공략하려고 한다"며 "민심이 뒷받침되어야 당심도 더 오를 수 있다고 보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에 앞서 23일 오전 10시부터 인천 계양구 유기견 보호센터를 방문해 봉사활동을 하고, 오후 8시엔 보수성향 유튜브인 '지식의 칼' 라이브에도 출연한다.
◇안철수, 석학·원로 만나 정책 구상으로 차별화
전날(20일) 이명박 전 대통령을 예방한 안철수 의원은 설 연휴 동안 경제·외교·안보 분야 석학과 원로를 만나면서 정책 구상에 집중한다. 국민의힘 전대를 두고 '정책이 실종됐다'는 비판이 나온 데 대해 정책을 강조하면서 차별화를 두겠다는 전략이다.
안 의원은 전날에도 페이스북을 통해 "과학기술 전문가인 저 안철수와 행동력을 갖춘 윤석열 대통령은 비전을 실현하기 위한 최적의 조합"이라며 "인수위 때 대통령과 저는 반도체, 미래차, 바이오헬스, 항공우주, 에너지, 디스플레이, 콘텐츠 등 7대 분야에서 초격차 기술을 확보하겠다는 목표를 세운 바 있다"고 강조했다.
현재 나경원 전 의원에게 모든 이목이 쏠린 상황인 점을 감안할 때, 안 의원은 당분간 정책 구상에 집중하다가 나 전 의원의 행보가 결정된 뒤 본격적으로 세 확장에 주력할 것으로 보인다.
이달 중에는 윤석열 대통령과의 관저 만찬도 진행될 예정이다. 앞서 지난 2일 청와대 영빈관에서 열린 신년인사회에서 윤 대통령과 김건희 여사는 안 의원에게 부부 동반으로 관저에서 식사를 모시겠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윤 대통령이 이날 해외순방에서 귀국하는 만큼 만찬 일정도 조만간 잡힐 것으로 보인다.
안 의원은 또 21~23일 성남 분당갑 지역구 일정을 챙긴 뒤 24일에는 북한이탈주민 간담회 및 떡국 오찬도 한다.
◇尹에게 사과한 나경원, 연휴 지나면 출정식?
출마를 고심 중인 나경원 전 의원은 설 연휴 동안 잠행하면서 대통령실 기류와 당 안팎 여론을 살핀 후 연휴가 끝나면 거취를 결정할 것으로 보인다.
나 전 의원은 전날 입장문을 통해 "저에 대한 해임 결정이 대통령님 본의가 아닐 것이라 말씀드린 것은 제 불찰"이라며 "관련된 논란으로 대통령님께 누(累)가 된 점, 윤석열 대통령님께 깊이 사과드린다"고 했다.
다만 나 전 의원 측은 "출마 심경에는 변화가 없다"고 강조했다. 출마를 앞두고 윤 대통령과의 꼬인 매듭을 풀고 가려는 의도라는 것이다. 나 전 의원 측 박종희 전 의원은 전날 MBC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서 "대통령이 귀국하시면 설 연휴가 끝나고 보수의 상징적인 장소에서 출정식을 하게 될 것"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나 전 의원은 윤 대통령과의 관계 개선 시도도 계속할 전망이다. 지지율 1위를 달리던 나 전 의원이었지만, 대통령실과의 충돌 후 1위 자리를 김기현 의원에게 내주고 3위까지 밀려났기 때문이다.
엠브레인퍼블릭이 문화일보 의뢰로 지난 17~18일 전국 18세 이상 남녀 1008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여론조사(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3.1%p, 응답률은 9.9%. 자세한 여론조사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에서 국민의힘 지지층(376명) 중 차기 당대표로 김 의원을 지지한 응답은 23.6%로 나타났다. 안철수 의원이 18.5%로 뒤를 이었고, 나경원 전 의원은 18.3%로 3위였다.
윤상현 의원은 바닥 민심 다지기에 집중하고 있다. 21일 충남 청양을 찾아 선영 참배를 한 뒤, 대전 중앙시장에서 청년·여성 당원과 만난다. 22일에는 서울 용산구 아동복지시설 혜심원을 방문하고 이태원 녹사평역을 찾아 이태원 참사 유가족을 위로할 예정이다. 또 천안함 장병 유가족에게도 위로 전화를 할 계획이다.
조경태 의원은 전날 부산역 귀성 인사와 사하구 장림시장을 방문한 데 이어 이날도 지역구 일정에 집중한다. 연휴 마지막 날인 24일에는 '팬앤드마이크' 생방송에 출연하는 등 방송 출연도 꾸준히 하고 있다.
bright@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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