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모님 ‘근골격건강’ 확인하려면? ‘이 질문’ 필수 ①무릎
“식사는 잘하고 있는지, 아픈 곳은 없는지, 필요한 것은 없는지”. 부모님과 멀리 떨어져 사는 자녀들은 항상 걱정이 많다. 특히 아파도 내색하지 않고, “나는 괜찮다”는 말을 하는 부모님이기에, 자녀에게 ‘부모님의 건강’은 가장 큰 걱정거리다.
나이가 들수록 신체기능과 면역기능이 저하되며 연하곤란, 치매 등 각종 노인성 질환에 노출되기 쉽다. 특히, 노년기에는 근골격계가 급격히 퇴화하기 때문에 관절염, 골다공증, 요통 등 다양한 근골격계 질환에 걸릴 위험이 크다. 노년층에게 근골격계 질환은 삶의 질을 떨어뜨리는 요소이자 욕창이나 폐렴 등을 유발해 생명을 위협할 수도 있는 위험요소다. 많은 전문가가 노년층에게 ‘근골격계 건강 관리’를 강조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이번 설날, 오랜만에 부모님을 만나 뵌다면 근골격계의 건강상태를 직접 확인해보는 것은 어떨까. 3편에 걸쳐 부모님의 근골격계 건강을 확인하는 방법과 건강 관리법을 알아본다. 이번 편에서는 하이닥 재활의학과 상담의사 정상훈 원장(래봄병원)의 도움말로 무릎 건강 확인법과 올바르게 관리하는 방법에 대해 살펴봤다.
노년층, 왜 무릎 건강에 주의해야 할까
노화는 근골격계에 여러 퇴행성 변화를 유발한다. 퇴행성 변화는 질환을 불러오기도 하는데, 대표적으로 '퇴행성 관절염'을 꼽을 수 있다. 퇴행성 관절염은 뼈끝을 감싸고 있는 연골이 닳아 통증과 부종을 일으키는 질환이다. 노화, 관절에 생긴 상처나 감염 등이 주된 원인으로 알려졌다. 퇴행성 관절염은 생명을 위협하는 질환은 아니지만, 통증으로 신체 활동을 어렵게 만들고, 그 결과로 모든 근육을 약화시킨다. 또한, 피로, 경직, 관절 부종 등 다양한 증상을 유발하여 삶의 질을 현저하게 떨어뜨리기에 주의 깊게 봐야 한다.
퇴행성 무릎 관절염은 50세 이상에서 매우 흔한 질환 중 하나다. 문제는 무릎의 경우 한 번 문제가 생기면 건강하던 상태로 되돌릴 수 없다는 것. 정상훈 원장은 "많은 환자들이 치료를 통해 무릎을 정상 상태로 되돌리길 기대하지만, 정상 관절로 되돌리는 방법은 아직까지 존재하지 않는 것이 현실이다. 고장 난 기계를 수리하거나 썩은 이를 치료했을 때, 기능 회복은 가능하지만 망가지기 전 새것처럼 만드는 것은 불가능한 것과 같은 이치"라고 설명했다. 정상훈 원장에 따르면 최근 유명해진 줄기세포 치료로 20대의 젊은 관절로 돌아갈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를 안고 문의하는 환자들도 적지 않은데, 퇴행성 관절염은 대부분 줄기세포 치료의 대상이 아니다.
퇴행성 관절염, 효과적으로 치료하는 방법은
퇴행성 질환에 대한 치료의 목적은 복원이 아닌 ‘증상 호전’이다. 퇴행성 관절염으로 진단되면 증상 완화 및 기능 호전을 목적으로 우선 다양한 비수술적 치료를 시행한다. 비수술적 치료로 호전되지 않을 경우에는 무릎 인공관절, 절골술, 관절경을 통한 연골판에 대한 수술적 치료 등을 고려해야 한다.
비수술적 치료 방법에는 생활습관 교정, 재활운동, 보조기(무릎보호대, 충격흡수신발, 지팡이 같은 보조기기), 물리치료(온찜질, 냉찜질) 등이 있으며, 약물치료가 함께 처방될 수 있다. 약물치료 시에는 환자의 상태에 맞는 처방이 중요하다. 퇴행성 관절염 치료에는 다양한 약물이 사용되는데, 사람마다 각 약물에 대한 반응이 다르게 나타나기 때문. 주사치료도 가능하다. 상태에 따라 히알루론산이 포함된 윤활 역할을 하는 연골주사, 재생주사, 그리고 경우에 따라 염증과 통증이 심할 경우 스테로이드주사 처방된다. 다만, 스테로이드 주사의 경우 한 번의 투약으로 장기간 효과가 지속되지 않는데, 반복적으로 맞으면 관절 손상을 악화시킬 위험이 있다. 따라서 1년에 3~4회 이상 권하지 않는다.
수술을 결정할 때는 수술 시 발생할 수 있는 문제점에 대해 충분히 고려하는 과정이 필요하다. 대표적인 수술 치료 중 하나인 ‘인공관절 수술’의 경우 대부분의 환자에서 통증 완화를 기대할 수 있다. 다만, 수술 후 1년 후에도 통증을 호소하는 경우가 10%에 달하며, 수술 후 불만족도는 약 20% 내외까지 보고되고 있다. 또한, 인공관절의 가장 심각한 합병증인 삽입물 주위 감염의 빈도는 1~2% 내외로 알려졌다.
절골술 및 반월연골판 역시 수술을 한다고 해서 증상이 완전히 사라지거나 정상 상태로 되돌릴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조직의 퇴행성 변화는 여전히 진행하므로 관절에 충격이 가는 활동을 지양하고, 지속적인 관리를 해야 한다.
정상훈 원장은 "환자들은 수술로 통증을 없애기를 기대하지만, 수술은 위와 같은 제한점이 있고, 침습적인 치료이므로 신중하게 결정해야 한다"고 강조하며, 이어 "일반적으로 수술은 알려진 위험보다 기대이익, 즉 수술로 기능의 호전을 얻을 확률이 높을 때 시행한다"고 덧붙였다.
무릎, 건강한 상태로 오래 사용하려면
모든 질환이 그렇듯, 최선의 치료는 ‘예방’이다. 먼저, 무릎 건강을 지키려면 다치지 않는 것이 중요하다. 불가피한 사고는 어쩔 수 없지만, 스포츠 활동이나 야외활동 시 부상을 방지하기 위해 철저한 준비운동과 운동 강도 조절이 필요하다. 특히, 관절염은 날씨의 영향을 받는다는 점을 기억해야 한다. 흔히 기온이 낮아지면 관절이 뻣뻣한 느낌을 받곤 하는데, 이는 뼈와 뼈 사이를 잇는 관절액이 굳기 때문이다. 따라서 추운 겨울철에는 활동하기 전 꼭 몸을 충분히 풀어줘야 한다.
정상훈 원장은 부상 예방과 더불어 체중 관리에 힘써야 한다고 강조한다. "체중 관리의 중요성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 체중이 1kg 증가할 때 무릎에 가해지는 하중은 약 3~5kg으로, 몇 배나 늘어난다. 때문에 과체중, 비만한 경우라면 정상 체중을 유지하기 위한 식단 조절 및 운동을 해야 한다"는 것이 정상훈 원장의 설명이다. 다만, 체중을 감량하려 무리한 다이어트나 등산, 계단 오르내리기 등의 운동은 피하는 것이 좋다고 강조했다. 오히려 무릎에 부담을 줄 수 있어서다.
관절염 환자는 조깅, 등산, 계단 오르내리기, 줄넘기 등의 운동을 주의해야 하며, 일상생활 속에서는 손빨래나 물걸레질할 때 쪼그려 않는 자세, 오랫동안 서 있는 것, 양반다리 등의 자세를 피해야 한다. 쪼그려 앉는 자세는 서 있는 자세와 비교하여 3~8배의 하중에 무릎에 쏠리며, 체중이 5kg 늘면 걸을 때는 20kg, 계단을 오를 때는 35kg으로 무릎에 가해지는 부담이 4~7배 증가한다.
무릎 관절염 환자를 위한 운동법
규칙적인 운동은 관절이 굳는 것을 방지하고, 심장과 폐 기능을 향상시켜 피로감을 호전시킨다. 또한, 근력이 좋아지고, 관절이 움직이는 범위가 커지며, 체중이 조절되어 무릎에 가해지는 압력이 감소한다. 체력 향상으로 일상생활이 수월해지는 효과도 얻을 수 있다. 관절염 환자에게 운동이 중요한 이유다.
"초기에 권장하는 운동은 관절에 체중이 많이 가해지지 않는 운동이다. 대표적으로 물속 걷기, 수영, 실내자전거 타기, 서서 타는 자전거(이클립스 또는 싸이클런) 등을 꼽을 수 있다. 근력운동의 경우, 자신의 체중만을 이용하거나 작은 모래주머니나 베개 등을 이용해 뼈를 직접 잡고 있는 내부 근육을 먼저 강화하고, 이후 차차 운동량을 늘려가는 것이 좋다. 스트레칭은 굳은 관절 주변을 감싸고 있는 인대, 건, 근육 등을 풀어주고 관련 관절의 움직임 범위를 크게 하여 지속적인 혈액순환이 가능하게 하므로 하루에 1~2회, 매일 실시하는 것이 좋다."
정상훈 원장은 근력 운동 시 특히 집중해야 할 근육이 있다고 말한다. 바로 무릎 주변 근육, 그중에서도 ‘대퇴사두근’이다. 강한 근력은 부상을 방지하는 것은 물론 관절에 문제가 발생했을 때 증상을 완화하는 데도 도움된다. 따라서 무릎을 평소 많이 사용하거나 부상 없이 활동적인 여가활동을 즐기고 싶다면 평소 근력을 키우기 위한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
컨디션이 안 좋거나 운동을 시작한 초기에는 5~10분 운동한 후 휴식하는 것이 좋다. 짧은 운동과 휴식을 반복하고, 이후 적응되면 조금씩 시간을 늘려나간다. 혹, 관절염 증세가 심해졌다면 운동을 피하는 것이 좋다. △운동 시 평소와 다르게 피곤하고, 피로가 지속되는 경우 △관절이 움직이는 범위가 줄어든 경우 △관절 부종이 커진 경우 △운동 후 1시간 이상 지속되는 통증이 있는 경우에는 운동을 중단해야 한다.
정상훈 원장은 설 연휴, 꾸준히 하면 관절염을 개선과 만성질환 관리 두 마리 토끼를 잡을 수 있는 몇 가지 동작을 소개했다.
오랜만에 만난 부모님, ‘이것’만은 꼭 확인해야
설 명절, 부모님을 만나면 아래 체크리스트를 통해 무릎 건강을 확인해보자. 무릎 건강에 문제가 있다고 판단될 때는 지체하지 말고 병원을 찾아야 한다. 아래는 정상훈 원장이 전한 '무릎 건강을 확인할 수 있는 체크리스트'다.
도움말 = 하이닥 상담의사 정상훈 원장 (래봄병원 재활의학과 전문의)
김가영 하이닥 건강의학기자 hidoceditor@mcircle.biz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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