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성황후’, ‘영웅’에 이어 항일 뮤지컬 세 번째는 ‘칼의 노래’

이강은 2023. 1. 21. 14: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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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대표적인 창작 뮤지컬 '명성황후'와 '영웅'을 제작한 에이콤의 윤호진(75) 예술감독이 이순신 장군을 다룬 김훈 작가의 베스트셀러 소설 '칼의 노래'를 뮤지컬로 만든다.

지난 18일 서울 강남의 한 카페에서 만난 윤호진(75) 예술감독은 "내년에 '영웅'이 15주년, 2025년에 '명성황후'가 30주년을 맞이한다"며 "(이르면) 내년에 김훈의 소설 '칼의 노래'를 뮤지컬로 만들어 '항일 3부작'을 완성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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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순신 장군 역 정성화·양준모 유력

국내 대표적인 창작 뮤지컬 ‘명성황후’와 ‘영웅’을 제작한 에이콤의 윤호진(75) 예술감독이 이순신 장군을 다룬 김훈 작가의 베스트셀러 소설 ‘칼의 노래’를 뮤지컬로 만든다. 이르면 내년 ‘칼의 노래’가 무대에 올려지면 항일(抗日)을 소재로 한 뮤지컬 3부작이 완성되는 셈이다. 충무공 이순신 역에는 뮤지컬 ‘영웅’에서 안중근 의사 역을 오래 맡아 온 정성화와 양준모가 유력한 것으로 알려졌다.    

윤호진 예술감독. 에이콤 제공
지난 18일 서울 강남의 한 카페에서 만난 윤호진(75) 예술감독은 “내년에 ‘영웅’이 15주년, 2025년에 ‘명성황후’가 30주년을 맞이한다”며 “(이르면) 내년에 김훈의 소설 ‘칼의 노래’를 뮤지컬로 만들어 ‘항일 3부작’을 완성할 것”이라고 말했다. 극단 실험극장 출신인 그는 불과 29살인 1977년 연극 ‘아일랜드’로 동아연극상 연출상을 받으며 주목을 끌었다. 이후 1980년 초반 영국에 갔다가 접한 뮤지컬 ‘캣츠’를 보고 뮤지컬의 매력에 빠진 뒤 1995년 ‘명성황후’를 초연하며 국내 1세대 뮤지컬 연출·제작자로 자리 잡았다. 특히 해외에서 검증된 유명 작품을 사오는 라이선스 뮤지컬보다 창작 뮤지컬 대중화에 주력했다. 대표 작품인 ‘명성황후’는 1895년 일제에 살해 당한 ‘조선의 국모’, ‘영웅’은 1910년 우리 민족의 원흉 이토 히로부미를 사살한 안중근 의사를 각각 다룬다. ‘칼의 노래’는 임진왜란 당시 나라를 구한 충무공을 중심으로 풀어가는 이야기다.     

윤 감독은 “소설 ‘칼의 노래’를 어떻게 뮤지컬로 만들지 어느 정도 구상을 끝냈다”며 “이순신 장군 역에는 정성화와 양준모를 점찍어둔 상태”라고 말했다. 
흥행 뮤지컬 ‘영웅’에서 안중근 역할로 친숙한 정성화와 양준모는 LG 아트센터 서울에서 공연 중인 9번째 시즌에서도 민우혁과 번갈아 가며 주인공 안중근을 맡고 있다. 정성화는 뮤지컬 영화로도 제작돼 상영 중인 영화 ‘영웅’에서도 안중근 의사로 열연한다. 

정성화. 에이콤 제공
‘영웅’을 초연부터 연출·제작한 윤 감독은 처음 안중근 의사를 소재로 뮤지컬을 만들자는 제안을 받았을 때는 엄두가 나지 않아 거절했다고 한다. “‘명성황후’를 만들 때 고생을 많이 했어요. 한국적인 소재로 대형 작품을 만든다는 것, 특히 ‘우리 것’을 만들어 내야 한다는 생각에 너무 힘들었죠. 그래서 처음 ‘영웅’을 제안받았을 때 ‘나는 이제 그런 작품 말고 편한 거 하고 싶다’며 거절했어요.” 
하지만 안중근 의사의 ‘동양 평화 사상’을 알고 난 후 마음을 돌렸다.  
그는 “거절을 했는데 계속 궁금증이 남아 자료를 찾다 보니 안중근 의사의 가장 큰 업적 중 하나인데도 그동안 중요하게 다뤄지지 않았던 동양 평화에 관한 내용을 잘 살려보자는 생각에 작품을 만들게 됐다”고 회고했다. 
양준모. 에이콤 제공
그렇게 안중근 의거 100주년인 2009년 뮤지컬 ‘영웅’을 무대에 올린 그는 “‘영웅’은 매번 진화해왔고 이번 시즌도 인물들 관계나 무대 세트 등에 변화를 조금 줬다”며 “15주년을 앞둔 지금도 관객들의 좋은 반응이 제게 가장 큰 울림이 된다. ‘만들기 참 잘했다’는 생각이 드는 작품”이라고 말했다. 이어 “관객들이 지금 시대엔 어떤 영웅이 나올 수 있을까, 나라란 왜 필요한가 다시 한번 생각하게 되면 좋겠다”고 바랐다.

2011년 뉴욕 링컨센터, 2015년 하얼빈 환구극장에 올랐던 ‘영웅’의 해외 투어도 꿈꾸고 있다. 윤 감독은 “해외에서도 한국 뮤지컬이 우수하다고 인정한다. 중국과의 관계가 호전돼 중국 전체 도시에서 투어할 수 있는 날을 손꼽아 기다리고 있다”고 고대했다.

이강은 기자 kelee@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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