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날 앞두고 떠오른 ‘3만원권 도입론’···어떻게 생각하세요?
물리적(사회적) 거리 두기가 전면 해제되고 처음 맞는 설 연휴를 앞둔 가운데 온 가족이 한자리에 모이는 기쁨과 별개로 집안 어른이나 조카들에게 챙겨줄 세뱃돈 부담도 커졌다. 최근 고물가와 불경기가 겹치면서 ‘3만원권’ 도입이 필요하다는 주장도 공감을 받고 있다.
앞서 가수 이적은 지난 2일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지폐’라는 제목의 짧은 글을 올렸다. 이적은 이 글에서 “3만원권 지폐가 나오면 좋을 듯싶다”며 “1만원권에서 5만원권은 점프의 폭이 너무 크다. 1, 3, 5, 10 이렇게 올라가는 한국인 특유의 감각을 생각해보면, 3만원권 지폐는 필시 유용하게 쓰일 것 같다”고 썼다.
그는 “1만원짜리 세 장이면 되지 않냐고? 글쎄”라며 “오랜만에 만난 조카에게 1만원을 주긴 뭣하고, 몇 장을 세어서 주는 것도 좀스러워 보일까봐 호기롭게 5만원권을 쥐여 주고는 뒤돌아 후회로 몸부림쳤던 수많은 이들이 3만원권의 등장을 열렬히 환영하지 않을지”라고 덧붙였다.
해당 게시글엔 “너무 좋다. 중학생 정도 아이들에게 세뱃돈 말고 그냥 주는 용돈에서 1만원은 너무 적고 중간이 필요하다고 느낀다” “대환영. 안 친한 직장동료 축의금도 3만원으로 통일될 수 있겠다” “조카 아홉인 사람으로서 격렬히 지지한다” 등의 공감 댓글이 달렸다. 다만 일부 누리꾼은 “만원 세 장 주는 행위가 좀스러워 보이는 건 동의하지 않는다”는 의견을 표했다.
직장인들의 의견은 엇갈렸다. 최모씨(35)는 “3만원권 도입 주장에 찬성한다”고 했다. 그는 “금리가 오르고 이것저것 지출이 늘다보니 조카들 줄 세뱃돈도 부담이 되는 게 사실”이라며 “이번 설은 오랜만에 친지들이 다 모이게 돼 용돈으로 나가는 돈만 100만원 정도 될 것 같다. 3만원권이 있으면 초등학생 조카들 주긴 딱일 듯하다”고 말했다. 김지은씨(32)도 “요즘은 1만원으로는 살 수 있는 게 없다보니 웬만하면 5만원을 (용돈으로) 주게 되는데, 솔직히 부담은 된다”며 3만원권 필요성에 공감했다. 반면 박종훈씨(49)는 “1만원권 세 장 주면 되지 굳이 세금 들여 지폐를 새로 만들 이유는 없지 않겠냐”고 말했다.
‘세뱃돈을 얼마 줘야 할까’ 하는 고민은 매해 반복된다. 올해는 고물가·고환율·고금리 ‘3고(高) 악재’가 겹치면서 세뱃돈 자체를 주고받지 않겠다 말하는 이들도 늘었다.
SK커뮤니케이션즈가 네이트Q를 통해 성인남녀 6044명을 대상으로 적정 세뱃돈 금액을 물은 결과, 응답자의 29%(1760명)가 ‘서로 부담이니 안 주고 안 받자’고 답한 것이다. 이는 43%(2650명)가 응답한 ‘5만원’의 뒤를 이어 2위를 차지했다. 응답자의 15%(946명)는 ‘없으면 섭섭하니 1만원이 적당하다’고 답하기도 했다.
10년 전과 비교해 세뱃돈은 2~3배 가량 뛰었다. 한화생명이 자사 및 계열사 임직원 2096명을 대상으로 설문한 결과에 따르면 올해 세뱃돈으로 적정한 금액을 묻는 질문엔 초등학생 이하에는 3만원(50%), 중학생 5만원(53%), 고등학생(62%)과 대학생(41%)에겐 10만원이라는 답변이 1위를 차지했다. 10년 전 설문에서는 초등학생 이하엔 1만원, 중학생은 3만원, 고등학생과 대학생은 5만원이 적당하다는 답변이 가장 많았다.
이은희 인하대 소비자학과 교수는 “최근 여러 경조사 비용이 인플레이션(물가상승) 되면서 세뱃돈 역시 부담으로 작용하게 됐다”며 “세뱃돈의 경우 덕담과 함께 주는 의미가 있다는 점이 중요한데, 돈의 양이 마음의 양처럼 인지되는 점도 부담을 갖게 하는 요인 중 하나”라고 말했다. 이 교수는 “친척들끼리 상의해서 조카 연령에 따라 미리 적정 금액대를 정해두는 것도 세뱃돈 부담을 더는 방법”이라고 했다.
이유진 기자 yjleee@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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