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봇대 박고 뒤집힌 車, 달려온 시민 10명 '번쩍'…"한마음 한뜻"[영상]

(경찰청 유튜브 갈무리)

(서울=뉴스1) 소봄이 기자 = 전봇대를 들이받고 90도로 뒤집힌 차량을 10여 명의 시민이 모여 맨손으로 일으켜 세워 운전자와 아이를 구했다.

지난 20일 경찰청 공식 유튜브에는 '완전히 전도된 차량, 주저 없이 달려온 시민들'이라는 제목의 영상이 올라왔다.

사고는 지난해 11월 퇴근 시간 왕복 4차로의 한 건널목 인근에서 발생했다.

당시 야간 근무를 위해 출근 중이던 한 경찰관은 도로 가장자리에 운전석 쪽으로 쓰러져 있는 경차 한 대를 발견했다.

알고 보니 이 차량은 전봇대를 들이받고 전복돼 있었던 것. 이 차량에서는 사고 충격으로 흰 연기가 피어오르고 있었다.

사고를 목격한 한 시민은 신속히 119구급대에 전화해 도움을 요청했다. 이어 사고 차량 앞에 비상깜빡이를 켜고 차를 정차한 차주를 비롯해 연이어 다른 시민들도 하나둘 사고 현장으로 달려왔다.

망설임 없이 모여든 시민들 사이로 출근 중이던 경찰관도 합류했다. 경찰관은 차량 내부를 확인하려 차 주변을 확인했지만, 역부족이었다.

결국 경찰관은 조심스레 차량을 밟고 올라선 뒤, 차 안에 탄 인원을 확인했다. 차 안에는 운전자뿐 아니라 어린아이들도 함께 타고 있었다.

(경찰청 유튜브 갈무리)

사고 현장에 모인 10여 명의 시민과 경찰관은 힘을 합쳐 차량을 일으켜 세웠다. 특히 차량을 원래대로 되돌리는 과정에서 운전자와 아이들이 충격을 받지 않도록 차량을 바닥에 천천히 내려놓았다.

이윽고 가장 먼저 아이들을 구조했고 운전자도 안전한 곳으로 안내했다. 시민들은 탑승자들을 구조한 뒤에도 걱정스러운 마음에 현장을 떠나지 않았다.

한 남성은 다른 차량이 사고 차량을 피해 원만히 통행할 수 있게 도움을 줬다. 또 한 여성은 사고 차량 운전자에게 다가가 따뜻하게 안아주며 놀란 마음을 달래줬다.

운전자는 자리에 주저앉았고, 시민들은 눈높이를 맞춰 운전자와 어린아이를 보듬어줬다.

그 사이 경찰관은 탑승자들의 인적 사항을 미리 파악해 지체없이 구급대에 인계할 수 있도록 조치했다.

경찰 관계자는 "이날 현장으로 달려온 10여 명의 시민은 일면식 하나 없는 사이였다"며 "하지만 위험에 처한 이웃 앞에선 모두가 한마음 한뜻이었다"고 전했다.

한 여성이 놀란 운전자를 안고 달래주는 모습. (경찰청 유튜브 갈무리)

sby@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