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상찮은 올해 우리나라 경제…尹 ‘중동 세일즈’가 위기 극복 돌파구 될까?
한국 경제가 연초부터 맥을 못 추고 있다. 올해 경기 상황이 상반기 부진을 거듭하다 하반기 서서히 회복하는 '상저하고' 흐름을 보일 것으로 예견되긴 했지만 분위기가 심상치 않다.
세계적인 경기 침체 속에 한국 경제를 떠받치던 수출 부진이 더욱 심화하고, 고물가와 고금리 속에 내수도 잔뜩 움츠렸다.
올해 경제 성장률 전망치에 대해 회의적인 시선이 꽂힌다. 다소 무리한 예측일지 몰라도 역성장할 것이라는 믿기 힘든 관측까지 나왔다.
21일 뉴시스와 정부에 따르면 기획재정부를 비롯해 국제기구, 해외 신용평가사 등이 제시한 올해 한국 경제 성장률은 시간을 거듭할수록 하향 조정되고 있다.
지난해 10월 국제통화기금(IMF)은 올해 한국 경제가 2.0% 성장할 것으로 봤지만 한 달 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와 한국개발연구원(KDI)은 1.8%. 한국은행은 1.7%로 내다봤다. 이들 모두 이전 전망과 비교해 크게 하향 조정한 것으로 글로벌 경기 둔화와 함께 한국 경제 역시 그 영향에서 벗어나지 못할 것이라는 점에 주목했다.
기재부는 한 달 전 올해 경제정책방향을 발표하며 경제 성장률 전망치를 1.6%로 낮춰 잡았다. 당시 기재부 평가에는 올해 경기 둔화가 본격화하면서 상반기 하방 압력이 더욱 가중될 것이란 어두운 전망과 함께 하반기에는 회복 기미를 보일 것이란 낙관론이 공존하기도 했다.
한 달이 지난 시점에서 아직 1월이 채 지나지 않았지만 안팎의 경제 상황은 예상보다 나빠지고 있다는 분석이 우세하다.
기재부 스스로도 최근 경제동향 1월호에서 경기 둔화 우려가 확대됐다고 진단했다. 작년 6월 '경기 둔화 우려'를 언급한 이후 계속적으로 경기 둔화가 우려된다고 평가하면서도 이달 들어서는 이 같은 둔화 우려에 '확대'라는 부정적 진단을 첨가했다.
더 나가 일본 노무라그룹은 올해 한국 경제가 역성장(-0.6%)할 것이란 전망을 내놓기도 했다. 국내외 기관이 예측한 것과 비교해 1.0%포인트(p) 이상 동 떨어진 수치지만 최근의 경제 상황을 보면 간과할 수 없다는 목소리가 우세하다.
주요국 통화 긴축 정책 속에 전 세계적인 경기 침체는 더욱 악화하는 추세다. 이 같은 글로벌 경기 침체는 대외 의존도가 높은 한국 경제에 치명적이다.
한국 경제를 지탱해온 수출이 새해 들어서도 부진을 거듭하고 있다. 반도체를 중심으로 수출액이 줄면서 작년 4분기 내내 수출이 곤두박질했는데 이달 1~10일까지도 1년 전보다 0.9% 감소했다.
전년(6.5일)보다 조업일수가 하루 많았음에도 뒷걸음했다. 무역수지는 62억7200만 달러 적자를 기록하며 적자 폭을 더 키웠다. 기재부는 올해 수출이 작년보다 4.5% 줄어들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지난해 3.0% 성장에 그친 중국의 경기 악화는 대(對)중국 수출은 물론 한국 경제 전반에 크나큰 악재다. 한은은 중국 성장률이 1.0%p 하락하면 한국 성장률도 0.15%p 낮아지는 것으로 추산한다.
뉴시스에 따르면 고물가·고환율 상황이 다소 완화되긴 했지만 멈출 줄 모르는 금리 인상은 여전히 내수와 소비 회복에 족쇄가 되고 있다. 이자 부담에 기업과 가계 심리는 얼어붙었다. 전기, 가스요금, 대중교통 등 공공요금 인상도 줄줄이 예고돼 물가를 자극할 우려도 있다.
이 같은 복합위기가 지속되는 한 한국 경제가 올해 1%대 성장을 장담할 수 없다는 우려가 커진다. 다음달 한은이 발표할 경제전망보고서에는 올해 성장률 수정 전망치가 더욱 낮게 적힐 것으로 예상된다. 한은은 잠정적으로 작년 4분기 한국 경제가 마이너스(-) 성장했을 것으로 보고 있다.
내수 침체와 수출 부진이 장기화며 한국 경제에 초비상이 걸린 가운데 윤석열 대통령의 성공적인 중동 세일즈가 위기 극복의 돌파구가 될 수 있을지 관심을 끈다.
정부는 작년 말 사우디아라비아와 맺은 대규모 투자협약에 이어 최근 윤 대통령의 국빈 방문을 계기로 아립에미리트(UAE) 정부와 원전, 신재생에너지, 방산 등 다양한 분야에서 300억달러(약 37조원)에 이르는 투자 협력을 맺었다.
김현주 기자 hjk@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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