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건 떡국 먹고 한 살 더"... 채식 열풍에 색다른 설 차례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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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씨 가족이 차례상을 채식으로 바꾼 것은 지난 2014년으로 생태환경보전 등에 관심이 많은 아버지 영향이 컸다.
이원복 한국채식연합 대표는 "건강과 환경문제·가치소비 등의 이유로 젊은 세대를 중심으로 채식 문화가 퍼지고 있다"며 "기업들도 이를 주목하고 있어 앞으로도 명절 음식을 기존과 비슷하게 대체하는 등 다양한 선택권이 늘어날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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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이낸셜뉴스]#. 현직 초등교사로 재직 중인 비건(동물성 식품 섭취나 재료 사용 등을 지양하는 적극적 채식주의자) 7년차 조민주씨(30)는 이번 설에도 들깨 떡국을 먹으며 명절을 보낼 예정이다. 조씨 가족이 차례상을 채식으로 바꾼 것은 지난 2014년으로 생태환경보전 등에 관심이 많은 아버지 영향이 컸다. 차례상에 올라오는 '콩고기 전'은 채식을 하지 않는 동생들에게도 인기 메뉴다. 조씨는 "설에는 야채로 채수를 낸 떡국과 말린 시래기 같은 나물, 해조류, 채소를 이용한 전들을 차례상에 주로 올린다"고 말했다.
채식을 시작하는 인구가 점차 늘면서 명절 차례상도 채식으로 차리는 일이 많아지고 있다. 명절 차례상에는 고기류가 들어간 음식이 많아 괴로움을 호소하는 비건도 있었지만 최근 시장이 커지며 동물성 재료를 지양하면서도 고기맛을 내는 대체육 등을 통해 일반적인 명절 음식과 크게 다를 것 없는 차례상 준비도 가능하다.
21일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에 따르면 국내 식물성 대체육 시장규모는 2020년 1740만 달러(208억9000만원)로 2016년 1410만 달러 대비 23.7% 증가했다. 2016년부터 2020년까지 연평균 5.6%의 성장을 하고 있으며 이러한 추세는 2025년까지 이어져 2025년에는 2260만 달러 규모(271억원)로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비건들에게 육류가 많은 명절 음식들은 괴로움의 원인이 되기도 했다. 부산이 고향인 30대 직장인 장모씨는 "건강상 문제로 6년째 채식을 하고 있는데 명절에 내려가면 친척들이 고기를 먹지 않는다고 핀잔을 줬다"며 "눈치가 보여 코로나19가 한창일 때는 내려가지 않았다"고 불편함을 호소했다.
장씨는 3년 만에 거리두기 없는 이번 설에 고향에 방문하며 한시름 덜게 됐다. 장씨 어머니가 장씨를 위해 고기류를 덜고 콩 햄, 두부전 등 채소나 대체육 등을 이용한 음식을 더 많이 만들기로 했기 때문이다. 장씨는 "겨울에 제철 나물이 잘 나지 않아 어머니가 고민이 많으셨다고 하는데 요즘엔 비건을 위한 식재료들이 잘 나와서 다행이다"라고 말했다.
채식 문화를 알리며 비건 음식점을 운영하고 있는 이진아 대표(39)는 "예전에는 채식 차례상을 차릴 때 전통적인 명절음식을 배제, 간소화하는 경향이 있지만 지금은 대체 계란, 대체 다짐육 등의 등장으로 차례상을 재해석해 차리는 경우가 늘고 있다"고 설명했다.
국내 채식 인구는 빠르게 늘고 있다. 한국채식연합에 따르면 현재 비건 인구는 전체 인구의 4%인 약 200만명 정도로 추산된다. 완전 비건이 아니더라도 채식을 지향하는 이들을 합치면 그 수는 더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이원복 한국채식연합 대표는 "건강과 환경문제·가치소비 등의 이유로 젊은 세대를 중심으로 채식 문화가 퍼지고 있다"며 "기업들도 이를 주목하고 있어 앞으로도 명절 음식을 기존과 비슷하게 대체하는 등 다양한 선택권이 늘어날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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